지난 7월7일 경기도 평택시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 두 명이 굴착기에 치이는 사고가 일어났다. 한 명은 다치고 한 명(11세, 여)은 목숨을 잃었다. “아이를 친 줄 몰랐다”라고 주장하는 굴착기 운전자는 사고 지점에서 3㎞를 더 주행하다가 경찰에 잡혔다.
비슷한 사고는 이전에도 아주 많았다. 가장 최근의 사례가 지난해 1월14일 서울 신월동에서 발생한 사고다. 10세 여자아이가 인도를 걷던 중 주유소로 진입하는 굴착기에 깔려 사망했다. 그 사건 운전자도 “아이를 친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관련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평택 사고의 경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사고임에도 가해 운전자가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민식이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민식이법의 적용 대상은 ‘자동차 및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자’까지다. 굴착기는 현행법상 자동차가 아닌 중장비에 해당한다. 법을 개정해 어린이보호구역 가중처벌의 사각지대를 없애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굴착기 운전자도 다른 자동차 운전자들과 똑같은 법과 처벌 강도를 적용받는 게 형평성에 맞는다. 누구는 민식이법을 적용받고 누구는 안 받는 게 말이 안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거면 될까? 나는 어쩐지 자동차 운전자와 굴착기 운전자가 적용받는 법의 형평성보다, 이번 평택 사고 피해 어린이와 지난해 서울 신월동 사고 피해 어린이의 같고 다름에 더 마음이 쓰인다. 두 아이 모두 길을 걷다가 굴착기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한 사고는 어린이보호구역이었고 다른 사고는 아니었다. 그 차이 때문에 언론과 대중의 반응이 갈렸다.
그러면 도대체 우리 사회는 누굴 더 걱정하고 있는 건가? 위험한 도로 위 아이들인가, 전과자가 될까 봐 두려움에 떠는 어른들일까? 어른들이 받을 처벌의 차이에 주목하는 동안 아이들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는 건 아닐까? 답을 내리기 힘든 질문들로 머릿속을 채우며 걸어가던 아침 출근길, 횡단보도 앞에서 나는 습관적으로 자동차에 길을 양보했다. 자동차들은 습관적으로 먼저 지나갔다. 여느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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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중 어린이 교통사고 언제 어디서 발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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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안전을 돈 주고 사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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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 아이들 눈에 블랙박스가 있었다면 [스쿨존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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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인도를 걷다가도 차에 치여 죽는다 [아이들의 블랙박스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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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어린이 사고 지점에 점을 찍으면? [스쿨존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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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 도시 계획 단계부터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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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5일, 경북 영주시 ㅅ초등학교 인근 1차선 도로에서 초등학생(11·남) 한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가해 차량은 하굣길에 피해 아동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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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너머’, 어린 생명이 꺼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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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야간 인공위성 사진이 아니다. 하얀 점은 빛이 아니다. 반대다. 어린 생명의 빛이 꺼진 자리다. 혹은 다친 자리다.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어린이가 길을 걷던 중 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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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스쿨존 너머 - EP1. 등교가 끝난 뒤 엄마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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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이들이 모두 등교를 마친 오전, 바쁜 엄마들 여섯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각기 다른 나이의 자녀를 둔 엄마들이 힘을 모아 행동하기 시작한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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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스쿨존 너머 - EP2. 아이들 눈에 블랙박스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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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솔 PD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어린이가 길을 걷던 중 자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거나 다친 장소에 점을 찍으면 대한민국 지도가 나타납니다.지역을 불문하고 아이가 있는 곳에서는 사고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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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 놀이’는 어른들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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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스마트폰 앱마켓에 모바일 게임 하나가 출시됐다. 제목은 ‘스쿨존을 뚫어라-민식이법은 무서워’. 어린이보호구역을 운전하며 어린이들을 피하는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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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은 초록색인데, 아이들이 길 건너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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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경 기자
‘민식이법’ 이전에도 ‘운전자가 보행 어린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법률로 명시된 시민의 의무였다. 도로교통법 제49조 1항 제2호는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어린이가 보호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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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입장에서 진짜 ‘갑툭튀’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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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경 기자
이상돈 서울디지털재단 정책연구팀 수석연구원(현 경영기획팀장)은 2018년 육아휴직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인 자녀를 데리러 학교 앞에 갔다. 이 연구원은 교문 밖을 나서는 자녀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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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속 30km냐고? 사람 죽을 확률이 낮아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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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경 기자
“‘이미 소달구지 수준’ 안전속도 5030에 뿔난 운전자들(8월17일 〈머니투데이〉)” “‘소달구지 타는 게 낫다’...‘안전속도 5030’ 첫날 반응은(4월17일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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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사고 난 자리, 미안하다 말하는 어른들도 있다 [스쿨존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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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경 기자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일어난 장소를 취재하며 많은 어른들을 만났다. 그들은 주로 화를 내고 있었다. 사고 이후 자기 집과 가게 앞에 생긴 횡단보도,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 인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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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민식이법, 정말 ‘무조건 콩밥 3년’일까? [스쿨존 너머 E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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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솔 PD
유튜브에 떠도는 블랙박스 영상과 온라인 커뮤니티, 그곳에 달린 댓글들 속에서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당할 뻔한 길 위의 어린이는 ‘초라니’ ‘시한폭탄’ ‘자폭맨’ 등으로 불립니다.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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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스쿨존 너머, 안전할 권리 [스쿨존 너머 E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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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솔 PD
칠이 벗겨지고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불법주차가 만연한 골목이나 인도를 가로막는 육교 등. 어린이들의 보행 안전을 가로막는 환경을 바꾸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초록우산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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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횡단보도 위에서 어린이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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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변진경 기자
또 학교 앞 도로에서 어린이가 죽었다. 횡단보도 위, 우회전 차량에 의해서다. 지난 11월25일 오후 3시18분께 충남 당진시 채운동 탑동사거리, 초등학생 A군(13)은 자전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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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인수위는 왜 ‘스쿨존 30km/h’가 불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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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경 기자
4월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책 하나를 발표했다. 보도자료 제목은 ‘교통안전 확보와 함께 국민 편의를 위한 속도제한 탄력 운영’. 요지는 도로의 ‘속도제한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