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도 우려하는 통일부의 조선학교 접촉 조사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2023년 12월12일 저녁 〈도쿄신문〉의 인터넷판에 “‘조총련과 무단 접촉’ 재일조선학교를 취재한 영화감독 등을 한국 통일부가 조사, ‘창작활동 위축시킨다’는 반발도”라는 기사가 실렸다. 통일부가 2023년 11월 일부 시민단체와 개인에 대해 ‘신고 없이 일본 내 조선학교 구성원들과 무단으로 접촉할 경우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며 조사에 나섰다는 내용이다. 한국 통일부가 문제 삼은 활동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많은 재일조선인, 일본인들이 이 뉴스를 보고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 통일부가 영화 제작 과정에서 재일본조선인총 관동대지진 100년과 한 청년의 죽음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지난 7월17일 정오, 도쿄 근교 사이타마시 미누마구 조센지(常泉寺)의 한 묘지 앞에 시민 30여 명이 모였다. 그곳은 ‘강대흥씨의 마음을 새기고 미래에 살리는 모임 실행위원회’가 마련한 답사의 종착지다. 묘비의 정면에는 ‘조선인 강대흥 묘’라고 쓰여 있다.1923년 9월1일 오전 11시58분, 규모 7.9의 강진이 관동(간토) 지방을 강타했고 9월2일까지 여진 다섯 차례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가옥 30만여 채가 무너졌다.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10만5000명 이상이며 200만명은 집을 잃었다. 모두 살길을 찾아 피난을 떠났다.고 ‘플라워 데모’, 일본 사회의 성범죄 인식 바꿨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2월11일 오후 7시 도쿄역 광장에 꽃을 든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매달 11일 일본 각지에서 열리는 ‘플라워 데모(Flower Demo)’다. 참석자들은 지난 2월3일 법무장관 자문기구인 법제심의회가 내놓은 성범죄 관련 형법 개정안을 반겼다.2019년 3월 일본에서 성폭력의 실상을 도외시한 성범죄 관련 ‘무죄’판결이 네 건 잇달았다. 첫째, 2019년 3월12일 후쿠오카 지방법원의 판결. 술에 취한 피해 여성이 가해 남성의 성폭력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희미하게나마 여성의 의식이 있었고 그래서 동의했다고 남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구순을 맞는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10월17일 도쿄 신주쿠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한글로 ‘이용수 할머님 90살 생신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커다란 카드 위에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썼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200살까지 살겠다”라며 농담 같은 진담을 하는 이용수 할머니가 12월에 구순 생일을 맞는다. 이 축하 카드는 11월9일 대구에서 열리는 구순 잔치에서 이용수 할머니에게 전달될 것이다.이용수는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나 1944년 타이완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가 1946년 고향으로 ‘아베 국장’이 끝났지만 논쟁은 이어지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9월27일 오후 2시 일본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아베 신조의 국장(國葬)이 열렸다. 일본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G7 국가 정상이 모두 불참하고 일본 내 국장 반대 여론이 절반을 훨씬 넘기는 등 규모나 내용 면에서 ‘그들만의 국장’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처음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7월8일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중 피격으로 세상을 떠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거웠다. 그 결과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7월11~12일 〈요미우리 신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이 자신의 표심에 피격 사건이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일본 도쿄에서 4·3을 기억하는 이들, 무엇을 묻고 있나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지난 6월20일 도쿄 닛포리에서 ‘제주4·3항쟁 제74주년 추도 기념 강연 및 콘서트’가 열렸다. 재일조선인 김석범 소설가를 중심으로 재일 제주인들, 한국인들과 일본 시민들이 모여 활동하는 ‘제주도 4·3사건을 생각하는 모임-도쿄(이하 모임 도쿄)’는 1998년부터 매년 4월, 일본 사회에 제주4·3을 알리는 행사를 해왔다. 2020년에는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여파로 4월에 열릴 추도행사를 11월 온라인 연구회로 대체했고 지난해엔 행사를 취소해야만 했다. 지금까지 도쿄 행사는 4·3 관련 강연, 콘서트, 연극, 굿 등 다양한 장르에 일본 사도광산, 조선인들은 ‘강제연행’ 됐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도쿄역에서 조에쓰신칸센을 타고 2시간을 가면 니가타역이다. 니가타항으로 이동해서 고속선으로 1시간16분, 카페리로는 2시간30분을 더 가면 사도섬에 도착한다. 이 섬에 지금은 폐광된 후 관광지로 변모한 사도광산이 있다. 80년 전 이 광산에 1500명 이상의 가난한 조선인들이 광부로 동원되었다.1988년 10월, 니가타현의 한 시민단체가 애쓰던 운동이 니가타현 언론에 크게 보도된다. 이 운동은 1922년 7월 니가타현 나카쓰가와 수력발전소 건설 중에 발생한 조선인 학대와 학살의 진상을 조사해 알리고 있었다. 그때 마침 도쿄에서 대학 전두환이 죽었다, 그날 팥밥을 먹었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전두환이 죽었다.전두환이 대통령일 때 간첩으로 조작되어 짧게는 4년, 길게는 14년10개월을 감옥살이 한 남편들과, 감옥 바깥에서 남편의 옥바라지를 하며 짧게는 4년, 길게는 14년10개월을 감옥살이한 아내들이 전두환이 죽었다는 뉴스 속보를 들었다. “여보, 전두환이 죽었대.”오사카의 A는 2021년 11월23일 저녁상에 팥밥을 올렸다. 일본은 경사스러운 날 팥밥을 먹는다. 1981년 10월9일 만삭의 A는 잔업으로 귀가가 늦어지는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낯선 사내들이 문을 두드렸다. 그들이 경찰 신분증을 내밀며 밀수 사건에 남편 조선인 대학살 협력 단체 ‘소요카제’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일본에서 9월1일은 ‘방재의 날’이다. 8월30일에는 일본 전역에서 자연재해 및 사회적 재난을 방지하기 위한 훈련이 실시되었다. 9월1일이 ‘방재의 날’이 된 계기는 97년 전에 일어난 관동대지진이다. 1923년 9월1일 토요일 오전 11시58분, 규모 7.9의 지진이 일본 관동(간토) 지역을 강타했다. 낮 12시3분까지 규모 7.2와 규모 7.3의 여진이 잇따르며 5분 만에 도쿄에서만 건물 11만여 채가 무너졌다. 마침 점심때라 풍로를 피워 식사 준비를 하던 가정과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강풍이 불을 키워 도쿄는 불바다가 되었다 ‘큰 어른’으로 기억할 이수산 운동가의 삶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8월14일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적어도 열한 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돌아가셨습니다. 헤아려보면, 네덜란드계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인 얀 루프 오헤른을 비롯해 중국에서 두 분, 필리핀에서 한 분, 인도네시아에서 두 분, 동티모르에서 두 분, 한국에서 세 분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쟁과 전후를 살아낸 당신들이 스스로의 존엄 회복을 요구하며 싸워온 역사를 잊지 않겠습니다. 이 열한 분 중에 이수산 선생님이 계십니다. 1928년 경북 영일군에서 태어나 2020년 3월2일 돌아가신 이 “팔았다” “속았다”라는 이용수의 외침에 담긴 뜻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내가 1990년대 후반 대구의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시민모임)’ 초기부터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만난 이용수씨, 그 후 일본에서 그의 증언을 통역하면서 다시 만난 이용수씨, 그리고 2020년 5월 기자회견장의 이용수씨를 헤아려본다.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30년 세월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연대해온 아시아 및 세계의 여성인권과 평화운동의 역사이다. 현재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에 제시된 요구안은 8개국의 피해자와 운동단체, 지원자와 전문가들이 만든 방침이다. 1992년 8월 서울에서 정 일본에서 자라나는 <풀>의 연대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지난 2월21일에서 2월24일까지 도쿄·오사카·히로시마·후쿠야마에서 그래픽노블 〈풀〉의 일본어판 출판 기념 ‘김금숙 작가와의 만남’이 열렸다.〈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7년 8월14일 출판되었고, 이어 프랑스어·영어·이탈리아어로 출판되었다. 일본어 번역은 성공회대학교에서 평화와 인권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쓰즈키 스미에의 열정으로 성사되었다(〈시사IN〉 제603호 ‘위안부 문제에 평생 바친 어느 일본인 여성의 삶’ 기사 참조). 쓰즈키 스미에의 오랜 벗이자 운동 동지인 이케다 에 재일 조선 한센인들 100년의 슬픈 역사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지난해 6월28일 일본 구마모토 지방법원은 한센병 환자의 가족들이 일본 정부에 청구한 손해배상 집단소송에서 국가책임을 인정하고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가족들이 주장한 피해가 일본 정부의 한센병 환자 격리 정책으로 인한 인권침해라고 인정했다. 또한 환자와 그 가족이 국민들로부터 편견과 차별을 받아 가족관계 형성을 저해받았다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차별 경험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힘든 가족도 결혼이나 취직 때 차별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나 심리적 부담 때문에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했다. 2001년 5월 한센병 회복자들이 ‘위안부’ 피해자 진실을 기록한 일본인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두 사람 다 72년의 삶을 참 ‘열심히’ 살았다. 1924년 식민지 조선의 대구에서 태어난 문옥주는 열여섯 살이 되던 1940년 가을에 중국 동북부 만주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소로 징발되어 갔다가 2년 뒤인 1942년 멀고 먼 미얀마(당시 버마)의 일본군 위안소까지 끌려갔다. 생지옥이라 불리는 버마 전선에서 살아남은 문옥주는 예순일곱 살이 되던 1991년 ‘위안부’ 피해 생존자로 자신을 드러냈다. 그는 1996년 10월26일 세상을 떠났다(〈시사IN〉 제475호 ‘일본인이 기록한 위안부의 악몽’ 기사 참조).1947년 3월 후쿠오카현 늙고 병든 ‘유령’ 품에 안은 그녀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일본 오사카시 이쿠노구 쓰루하시 역에 내리면 미로 같은 코리아타운이 보인다. 그 한쪽에 국적을 불문하고 고령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NPO 법인 ‘바다’가 있다. 바다의 전신은 옛 식민지 조선 출신 고령자들의 생활 지원을 목적으로 1997년에 만들어진 시민단체 ‘재일 코리안 고령자 복지를 추진하는 모임·오사카’다. 바다의 대표 송정지씨가 고령자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재일 조선인 상이군인 정상근씨와의 만남이었다.제주도에서 태어난 정상근은 1942년 ‘천황의 적자’라는 미명 아래 일본 해군의 군속으로 마셜군도에 끌려가 비 검찰이 앗아간 이 사람의 ‘46년’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정부가 1960년대 초부터 제주도에 감귤 재배를 권장하고, 1968년부터 농어민 소득증대 특별사업의 일환으로 제주도 전역에 감귤 과원 조성을 적극 장려하면서 제주도에 감귤 재배 선풍이 불었다. 그러나 감귤 묘목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를 해결해준 이들이 일본의 재일 제주인이었다.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 초까지 재일 제주인들이 기증한 양질의 감귤 묘목 덕분에 제주도는 감귤의 고장이 될 수 있었고 경제발전의 기반을 다졌다.1965년 도쿄의 재일 제주인 단체 ‘제주개발협회’의 사무장으로 취직한 정승연씨의 주요 업무도 감귤 묘목 보 조선인 ‘위안부’의 목소리를 듣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 자료관(Women’s Active Museum on War and Peace: WAM, 이하 왐)’은 도쿄 신주쿠 니시와세다 아바코(AVACO) 빌딩에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왐을 가리키는 작은 입간판이 보인다. 그 간판을 따라가면 전 세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79명의 사진이 관람객을 맞는다.8월14일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왐에서도 오전 11시에 추도식이 열렸다. 추도식에 참석한 후 왐이 올해 3월1일부터 열고 있는 제16회 특별전 〈조선인 ‘위안부’의 목소리를 듣다〉를 관람 우릴 고문한 그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6월27일 열린 재일한국인과의 간담회에서 국가수반으로는 처음으로 재일한국인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재심으로 무죄판결이 이어지고 또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받기도 하지만 마음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고 빼앗긴 시간을 되돌리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독재 권력의 폭력에 깊이 상처 입은 재일동포 간첩 조작 피해자 분들과 그 가족 분들께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대표하여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사과를 듣는 피해자들은 감 일왕을 바라보는 일본의 두 시선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새로운 시대 레이와,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라는 인사를 지인들로부터 받았다. 레이와 시대가 열리면 마치 새 세상이 열릴 것처럼 일본 열도가 들떴다. 4월1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 이례적으로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나서 ‘레이와’의 뜻을 풀어 설명까지 했다. 새 연호가 적용되는 5월1일 전날인 4월30일에는 마치 송구영신 행사처럼 자정을 앞두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30년 전에도 연호가 바뀌었다. 1989년 1월7일 쇼와 일왕(일본에서는 ... 위안부 문제에 평생 바친 어느 일본인 여성의 삶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일본 히로시마현 동쪽 후쿠야마시에 사는 쓰즈키 스미에(67)는 지난해 8월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을 졸업했다. 그의 석사 논문은 〈조선인/일본인 외할머니의 여정-가족사를 통해 바라보는 일본과 코리아〉다. 일제강점기 충청북도 제천에서 태어난 쓰즈키의 외할머니(1913~2007)는 1930년대 조선전력주식회사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던 일본인 남성과 결혼했다. 도쿄 명문가의 외아들로 태어난 외할아버지(1902~1965)는 ‘다이쇼(大正) 데모크라시’의 영향을 받아 자유주의 사상을 가진 엘리트였다. 당시 조선전력은 저렴한 전력을 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