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동성 커플 축복’ 허용, 한국 교계도 바뀔까 김영화 기자 “축복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으며 그 누구도 이로부터 배제되지 않는다.” 2023년 12월18일 교황청이 동성 커플에 대한 사제의 축복을 허용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축복(Blessing)은 예수의 대리자인 사제가 하느님께 복을 청하는 행위다. 결혼은 남녀 간에 하는 것이라는 기존 교리를 손대진 않았지만, 축복받을 수 있는 범위를 성소수자 신도로 넓힌 것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동성 커플 축복에 관해 “가톨릭 교리와 불합치한다”라고 밝혔던 가톨릭 교회의 큰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전 세계 가톨릭 사제들은 결혼하려는 동성 “이야기해보니 되더라” 국회의원 선거제도 여론이 바뀌었다 이은기 기자 “사고실험을 해보자. 국회의원을 100명으로 줄이면 어떻게 될까?”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시민 500여 명에게 제안했다. “국회법에 따라 재적의원 3분의 1이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무제한 토론)를 신청할 수 있다. 서른 명 남짓한 친한 의원들끼리 법안 진행을 단독으로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의원 수를 줄인다고 해서 국회 권한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소수 그룹의 권한이 강화될 수 있다. 지금보다 국회의원을 직접 만나기도 더 어려워진다.”5월6일과 5월13일 시민 500여 명이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 공론조사를 〈시사IN〉 대학기자상 수상 팁 [취재 뒷담화] 고제규 기자 14년간 이어온 사회 환원 프로젝트. 대학 언론을 응원하는 ‘〈시사IN〉 대학기자상’.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학 언론인들의 땀방울을 취재한 김연희 기자다.한때 대학 내 환경 노동자 기사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배리어프리’ 출품작이 많았다.출품작 비중도 컸지만, 배리어프리 기획 가운데 좋은 보도가 많았다. 대학기자상 심사는 1차·2차·3차 심사를 거치는데 최종심에 올라온 장애인 이동권 기획들이 대부분 수상까지 이어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이동권 시위가 대학 언론인들에게 좋은 자극을 준 거 같다. 대학 언론이 사회와 호흡 청년 언론인 22명 ‘청년 정치’를 파헤치다 [대학기자상] 김연희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쏘아 올린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대학 언론인들 사이에서도 단연 화두였다. 제14회 〈시사IN〉 대학기자상 응모작 가운데 상당수가 배리어프리 이슈를 다루었다. 최종 수상작 6편 중 3편이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조명했다. 매체마다 접근법은 달랐다. 서울대 〈대학신문〉은 휠체어를 타고 시내를 이동하는 서울과 도쿄 대학생의 하루를 비교했다. 부산대 〈채널PNU〉는 제보에서 출발해 교내 배리어프리 지도를 제작했다. 경상국립대 〈개척자〉는 진주를 대표하는 ‘남강 유등축제’의 배리어프리 실태를 조사했다.2022년 1월부터 [기자들의 시선] 무차별적인 동물 학대로 성공한들··· 이오성 기자 이 주의 떠난 이노동운동가 박승호씨가 지병으로 세상을 떴다. 간단하게 그의 약력을 옮긴다. 1985년 안산 지역에서 노동운동가의 삶 시작. 1988년 반월공단노동상담소장. 1990년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노동조합특별위원장. 1997년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장. 2004년 이후 경상대, 성공회대, 서울대, 경찰대 등에서 정치경제학 강사로 교육활동. 금속노조 교육 교재 〈한국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등 집필. 2020년 권리찾기유니온 후원회장. 투병 중에도 노동계 인사와 교류, 청년활동가 좌담 등 활동 지속.이 주의 못된 짓 러시아의 ‘국뽕’에서 한·중의 위기를 읽다 이오성 기자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오히려 의문은 계속 쌓여간다. 푸틴은 대체 왜 전쟁을 일으켰을까. 실리로든 명분으로든 국제사회는 푸틴의 머릿속을 이해하기 어렵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확장이나 푸틴의 야욕 따위로 침략의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여기서 한 사람이 등장한다. ‘알렉산드르 두긴’이라는 러시아 철학자다. 모스크바 국립대학 교수를 지냈고, 러시아 내에서는 스타급 인지도를 가진 인물이다. 낯선 인물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내 언론에서도 ‘푸틴의 브레인’이라며 주목하기 시작했다.두긴의 사상을 한마디로 압 선거전이 뜨거운데 정치 예능은 뜨뜻미지근 임지영 기자 지구가 혜성과 충돌해 멸망할 위기에 처했다. 남은 시간은 6개월. 이 사실을 처음 발견한 천문학자가 충돌 가능성이 99.78%라고 백악관에 보고하자 미국 대통령은 대뜸 그래서 돈이 얼마 드느냐고 묻는다. 대통령 아들인 비서관은 확률이 100%는 아니지 않냐고 말한다. 영화 〈돈 룩 업〉 초반에 나오는 내용이다. 인류 멸망의 위기 앞에서 잇속만 차리는 정치판과 언론의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이 작품은 봉준호 감독이 꼽은 ‘2021년 영화’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는 불안정한 미국을 포착한 영화라고 평가했고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열다섯 살 〈시사IN〉도 지구가 걱정입니다 장일호 기자 ‘기후위기’를 키워드로 사진 자료를 찾다가 한 장의 사진 앞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우리가 아직 마스크를 매일 쓰지 않아도 됐던 2019년 9월21일, 33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꾸린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연 시위에 참석한 어린이의 모습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쯤 됐을까요. 앳된 얼굴의 어린이는 종이상자 위에 크레파스로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당신은 늙어 죽겠지만 나는 기후위기로 죽을 것입니다.”그로부터 약 1년 뒤인 2020년 8월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는 중학생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청원이 올라옵니다. ‘그냥 외우는 거’ 말고 소통하며 공부할 수 있기를 방의진 (성공회대 재학생·<회대알리> 편집장) 올해 한 교양 수업에서 유달리 반가운 공지를 마주했다. “과제 진척 과정에서 교수자와 논의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코로나 학번(20학번)’인지라 새로운 강의실에 들어가는 설렘은 느낄 수 없었지만 다른 차원의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학기가 끝나면 강의마다 A부터 F까지 점수가 매겨진다. 이에 대한 평가 기준은 분분하지만, 결과를 떠나 학생들은 어떤 걸 틀렸는지, 어떤 게 부족했는지, 과제는 잘 수행했는지에 궁금증이 들기 마련이다.앞서 말한 교양 수업에서는 보고서 주제 선정부터 시작해, 제출했던 모든 과제와 시험에 중국에 대한 반감, 그 반대편에 친미가 있다 이오성 기자 〈시사IN〉·한국리서치 공동기획 ‘반중 정서 인식조사’ 두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중국만이 아니다. 중국, 그리고 미국이다. 지난 기사(〈시사N〉 제717호 ‘반중 정서 이끄는 핵심 집단 2030’)에서 우리는 반중 정서가 시대정신으로 떠오를 만큼 광범위하게 퍼졌고, 이를 이끌고 있는 집단이 2030 세대임을 확인했다.이번 이야기는 그 거울상이다. 격렬한 반중 정서의 대척점에 매우 뚜렷이 보이는 현상이 있다. 미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다. 반중 정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은 아주 광범위하게 미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 그 [기자들의시선]“사랑하는 제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 김영화 기자 이 주의 기업5월26일 프랑스와 미국의 에너지 기업 토탈(Total)과 셰브론(Chevron)이 미얀마 국영 석유가스공사(MOGE)와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에 대한 현금 지급을 나란히 중단했다. MOGE는 미얀마 군부의 ‘돈줄’ 의혹을 받는 곳이다. 미얀마에서 막대한 가스를 채굴하던 두 기업은 쿠데타 이후 ‘군부와의 자금 거래를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아왔다. 이날 토탈과 셰브론은 성명에서 “미얀마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인권유린을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가스전 사업 대금이 미얀마 군부로 흘러 들어갈 수 있음을 인정했 그가 나타나면 우리는 안도했다 김은지 기자 2월15일 백기완 선생이 향년 89세로 세상을 떠났다. ‘김미숙·김진숙 힘내라’는 그의 생전 마지막 글귀를 접하고 나니, 좋은 어른을 잃었다는 사실이 새삼 더 다가왔다. 낮은 곳에서 삶의 존엄을 이야기하는 이들에게 끝까지 응원을 보내며, 해고 노동자 김진숙의 복직과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마련하라는 과제를 산 자들에게 남겼다. 그의 장녀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는 ‘세월호 분들에 대해 아버지가 가장 가슴 아파했다’고도 전했다. 백 선생의 시선은 언제나 상처 나고 여린 곳을 향해 있었다.김진숙 지도위원의 말처럼, “노무현 정권 시 국정원은 3년의 시간을 벌었다 김은지 기자 국가정보원(국정원)은 지난해 11~12월에만 보도자료 13건을 냈다. 2016년 3월4일부터 2021년 1월13일 현재까지 국정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보도자료는 모두 30건이다. 이 중 절반가량이 지난 두 달 사이에 발표됐다. 2019년에는 한 건의 보도자료도 없었다는 점과 비교해도, 최근 국정원의 행보는 눈에 띈다.단순히 개수만 많은 게 아니다. 소위 ‘기사가 되는’ 내용을 시의적절하게 발표했다. “국정원, ‘탈북민 위장 간첩 사건 전수조사 TF 구성’.” 유우성씨에 이어 간첩 혐의를 받은 탈북자 홍강철씨가 지난해 12월24일 대법 일본에서 자라나는 <풀>의 연대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지난 2월21일에서 2월24일까지 도쿄·오사카·히로시마·후쿠야마에서 그래픽노블 〈풀〉의 일본어판 출판 기념 ‘김금숙 작가와의 만남’이 열렸다.〈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7년 8월14일 출판되었고, 이어 프랑스어·영어·이탈리아어로 출판되었다. 일본어 번역은 성공회대학교에서 평화와 인권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쓰즈키 스미에의 열정으로 성사되었다(〈시사IN〉 제603호 ‘위안부 문제에 평생 바친 어느 일본인 여성의 삶’ 기사 참조). 쓰즈키 스미에의 오랜 벗이자 운동 동지인 이케다 에 장학금 대리 수령 꼼꼼하게 파헤치다 김동인 기자 경희대학교에는 ‘밝은사회 장학금’이라는 교내 장학제도가 있다. 대학 홈페이지에는 이 장학제도가 ‘역량강화 장학’ 중 하나이며, 단과대학 학생회의 간부, 혹은 학년 대표 등에게 지급한다고 안내한다. 이 장학금의 지급 기준은 모호하다. 단과대마다 정해진 기준이 다르고, 누가 어떻게 지급받는지도 알 수 없었다. 오랫동안 이 제도는 학생회 간부에게 장학생 추천 권한을 일임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그러다 일이 터졌다. 2018년 체육대학 학생회의 부당 수령 의혹 사건이 발생했다. 경희대 대학의소리 방송국(VOU) 동기인 김홍찬(식물환경신소재공 관행과 편견에 맞선 대학 언론의 힘 김동인 기자 관행과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는 목소리가 있다. 올해로 열한 번째를 맞은 ‘2019 〈시사IN〉 대학기자상’은 공동체에 여전히 남아 있는 부당함과 불합리함, 사회적 편견에 도전적인 목소리를 낸 보도를 수상작으로 꼽았다. 5개 부문(대상, 취재보도, 사진·그래픽, 방송·영상, 뉴커런츠상)에 총 115편이 응모한 이번 대학기자상은 1·2차 예심을 거쳐 15편이 최종심에 올랐다. 2월3일 〈시사IN〉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린 최종심에는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 고찬수 한국PD연합회 회장,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홍성철 경기대 다루기 힘든 소재 대학 언론답게 다뤄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대상으로 대학 내 장학금 대리 수령의 문제점을 다룬 경희대학교 대학의소리 방송국(VOU)의 ‘악(齷)동(動)들:악착스레 움직인다’로 결정했다. 대상 경쟁을 했던 〈서울대저널〉의 ‘경계선 지능’에 관한 기사나 〈중대신문〉의 약자·소수자를 조명한 일련의 기사들도 참 좋았다. 우리에게 새로운 관심을 촉발하거나(〈서울대저널〉), 깊이 있는 취재(〈중대신문〉)가 돋보였음에도 ‘악동들’을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대학 언론만이 다룰 수 있는 소재를, 그럼에도 대학 언론이 다루기 힘든 소재를 선택했다는 점에 특별히 주목했다.대학 내에서 장학금 대 한 줌의 길 잃은 양 ‘아스팔트 개신교’ 이상원 기자 2019년 마지막 밤. 청와대 사랑채 앞에 모인 신도들의 표정은 밝았다. 트럭을 개조한 간이 연단에서 마이크를 쥔 목사가 성경 구절을 외쳤다. “의인에게는 아무 재앙도 임하지 아니하려니와, 악인에게는 앙화가 가득하리라!” 사람들이 화답했다. “아멘!” 목사는 말을 이어갔다. “여러분, 법원에서 오늘 우리 소원을 들어줬습니다. 여기서 계속 예배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함성!” 군중은 더 소리 높여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기온은 영하 7℃였다.이날 집회 분위기가 상기된 까닭은 법원 판결 때문이었다. 지난해 12월 종로경찰서는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이영채·한홍구 지음, 창비 펴냄“(반일 종족주의 저자들은) 정작 자신들이 ‘종족주의’에 빠져 있습니다.”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극우 세력은 근대사를 수정해야 할 분명한 이유를 갖고 있다. 일본을 다시 ‘전쟁할 수 있는 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국내 서점가에선 한국판 ‘수정주의 역사학’인 〈반일 종족주의〉가 맹위를 떨쳤다. 한국 우익 세력 및 학계가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배와 국가 폭력까지 사실상 긍정하며 일본 극우를 옹호하고 나섰다. ‘한국은 거짓말의 나라’라는 터무니없는 논증까지 서슴지 위안부 문제에 평생 바친 어느 일본인 여성의 삶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일본 히로시마현 동쪽 후쿠야마시에 사는 쓰즈키 스미에(67)는 지난해 8월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을 졸업했다. 그의 석사 논문은 〈조선인/일본인 외할머니의 여정-가족사를 통해 바라보는 일본과 코리아〉다. 일제강점기 충청북도 제천에서 태어난 쓰즈키의 외할머니(1913~2007)는 1930년대 조선전력주식회사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던 일본인 남성과 결혼했다. 도쿄 명문가의 외아들로 태어난 외할아버지(1902~1965)는 ‘다이쇼(大正) 데모크라시’의 영향을 받아 자유주의 사상을 가진 엘리트였다. 당시 조선전력은 저렴한 전력을 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