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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으로 대학 내 장학금 대리 수령의 문제점을 다룬 경희대학교 대학의소리 방송국(VOU)의 ‘악(齷)동(動)들:악착스레 움직인다’로 결정했다. 대상 경쟁을 했던 〈서울대저널〉의 ‘경계선 지능’에 관한 기사나 〈중대신문〉의 약자·소수자를 조명한 일련의 기사들도 참 좋았다. 우리에게 새로운 관심을 촉발하거나(〈서울대저널〉), 깊이 있는 취재(〈중대신문〉)가 돋보였음에도 ‘악동들’을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대학 언론만이 다룰 수 있는 소재를, 그럼에도 대학 언론이 다루기 힘든 소재를 선택했다는 점에 특별히 주목했다.

대학 내에서 장학금 대리 수령이라는 비리가 ‘관행’처럼 있었다. 장학금 대리 수령은 분명히 정당하지 못하고 시정되어야 할 악습이다. 그런데 관행으로 잔존할 수 있었던 것은 악습을 드러내고 교정할 수 없도록 하는 무형의 권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학생회 일부는 그렇게 권력화되고 학생 사회 내에서 이를 문제 삼기 어려운 관계가 존재했다. ‘악동들’은 그런 어려움에도 권력을 비판했고, 그 비판이 학생들의 연이은 내부고발 용기를 북돋웠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단지 영상 제작 측면에서 약간이나마 안정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평도 있었다. 그 점에서 영상 부문의 경쟁 작품인 〈미디어눈〉과 비교되기도 했다. 장애 아동 문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깊이 있고 세련되게 다룬 수작이었다.

대학 언론의 최우선 기능은 ‘대학’ 내에서 ‘비판 감시’ 역할이다. 대학 당국의 행정은 물론 대학 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에 주목해야 한다. 장학금 대리 수령은 학생회의 악습일 뿐만 아니라, 이를 확인하고 시정해야 할 대학 당국의 책임 방기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대학 내 비리를 과감히 드러낸 경희대 VOU팀에 격려를 보낸다.

기자명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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