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길씨(57)에게 세월호 참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었던 일상이 깨진 순간이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미뤘던 것이 가장 후회스러웠다. 안전한 사회는 소수의 몇 명이 만들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세월호 이후에 내가 왜 이렇게 살았나 자책을 많이 했어요. 아이가 나보다 먼저 가리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영화를 보러 가거나 쇼핑을 하거나 아이와 할 수 있던 것들을 자주 미뤘어요. 빨리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좀 더 편하게 살기 위해서 돈 버는 데만 집중했던 나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고 매 순간 아이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게 너무 후회스러웠죠.
세월호 참사 이후에 무엇보다, 왜 아이를 구조하지 않았고 왜 죽어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평생 그런 걸 모르고 살았는데, 거리에서 경찰들에게 가로막히고 엄마들이 끌려 나오는 걸 보면서 충격을 받았죠. ‘정부와 공권력은 참사 피해자들을 지켜주지 않는구나.’
안전에 대한 시민의식은 점점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정작 바뀌어야 할 곳은 법과 제도를 만들고 있는 정치인들이죠.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그들에게 참사는 정쟁의 대상일 뿐이더라고요. 나 역시 ‘나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에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 희생되신 분들이 너무 많잖아요. 안전한 사회는 소수의 몇 명이 아니라 다 같이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뜻에 동의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국민 분들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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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버티지 않기 위하여 [2023 올해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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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7반 곽수인 학생 엄마 김명임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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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생존자 장애진씨 엄마 김순덕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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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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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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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5반 이창현 학생 엄마 최순화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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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화씨(58)는 유가족들의 활동이 10년을 넘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는 현재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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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원씨(54)는 세월호 참사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활동에 뛰어들었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현재 가족협의회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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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8반 지상준 학생 엄마 강지은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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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은씨(55)씨는 ‘기억이 힘이 된다’는 사실을 이전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며 더 절실히 느꼈다. 그는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서 회원조직사업 부서장을 맡고 있다. 가족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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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반 문지성 학생 아빠 문종택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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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방송 ‘416TV’를 만드는 문종택씨(62)의 컴퓨터 모니터는 자주 꺼졌다. 햇수로 10년을 넘긴 모니터다.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사무실 내부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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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3반 김도언 학생 엄마 이지성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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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소 기자
4·16기억저장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지성씨는 365일 딸(김도언 학생)과 친구들 곁에서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단원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앉았던 의자, 책상, 벽에 설치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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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 이태원 유가족들이 울고 있다 [편집국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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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형석 편집국장
〈시사IN〉 종이책만 보는 독자분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다. 1월7일부터 〈시사IN〉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 기획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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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년, 100명의 얼굴과 100명의 말 [편집국장의 편지]
세월호 10년, 100명의 얼굴과 100명의 말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2014년 4월16일. 10년이 지났다. 그날, 멍하니 TV 화면을 보다가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다들 그러했으리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