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9반 진윤희 학생 엄마 김순길씨. ⓒ시사IN 신선영
2학년 9반 진윤희 학생 엄마 김순길씨. ⓒ시사IN 신선영

김순길씨(57)에게 세월호 참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었던 일상이 깨진 순간이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미뤘던 것이 가장 후회스러웠다. 안전한 사회는 소수의 몇 명이 만들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세월호 이후에 내가 왜 이렇게 살았나 자책을 많이 했어요. 아이가 나보다 먼저 가리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영화를 보러 가거나 쇼핑을 하거나 아이와 할 수 있던 것들을 자주 미뤘어요. 빨리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좀 더 편하게 살기 위해서 돈 버는 데만 집중했던 나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고 매 순간 아이와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게 너무 후회스러웠죠.

세월호 참사 이후에 무엇보다, 왜 아이를 구조하지 않았고 왜 죽어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평생 그런 걸 모르고 살았는데, 거리에서 경찰들에게 가로막히고 엄마들이 끌려 나오는 걸 보면서 충격을 받았죠. ‘정부와 공권력은 참사 피해자들을 지켜주지 않는구나.’

안전에 대한 시민의식은 점점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정작 바뀌어야 할 곳은 법과 제도를 만들고 있는 정치인들이죠.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그들에게 참사는 정쟁의 대상일 뿐이더라고요. 나 역시 ‘나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에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 희생되신 분들이 너무 많잖아요. 안전한 사회는 소수의 몇 명이 아니라 다 같이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뜻에 동의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국민 분들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기자명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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