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7반 곽수인 학생 엄마 김명임씨. ⓒ시사IN 신선영
2학년 7반 곽수인 학생 엄마 김명임씨. ⓒ시사IN 신선영

세월호 참사 유가족 김명임씨(60)는 인생에서 두 번 지옥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은 부모 세대에서 끝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2학년 7반 반대표를 맡고 있다.

“저는 세월호가 내가 살아서 겪는 두 번째 지옥 같아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학교 정문 앞에 살았어요. 열여섯 살이었는데, 당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들이 나왔죠. 세월호를 겪으면서 진도 팽목항에서 ‘내가 다시 지옥 속에 들어와 있구나’ 싶더라고요. 근데 나는 아직도 살아 있구나. 왜 내 아이가 저기서 희생이 되고 내가 대신 살아 있을까. 왜 나는 이런 지옥을 두 번이나 겪어야 할까. 지금 광주의 기록사진이나 자료를 보면 그것들은 극히 일부이고, 내가 본 장면은 정말 엄청났다는 걸 다시 느껴요. 참사가 막 닥쳤을 때는 잘 몰라요.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지죠. 아이에 대한 생각도 점점 진해지고요.

세월호는 현재 진행형이에요. 아직 어떤 것도 온전히 밝혀진 게 없고, 또 다른 세월호가 언제 어느 때에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부모 세대에서 진실을 밝혀내고 대책을 만드는 것까지 끝내지 못하면 형제자매들이 하기에는 정말 힘든 일이거든요. 저희가 마무리 지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부모 중에 누가 마지막까지 살아 있을지는 모르지만, 한 명의 부모만 남더라도 다 밝혀지면 좋겠어요. 저의 바람이에요. 그 일이 다음 세대의 참사를 예방하는 길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정말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저희가 찾지 않아도 먼저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이 여전히 계시는걸 보면서 느껴요. 한 10년 더 너끈히 갈 수 있지 않을까, 요즘 희망적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경기도 안산시 4·16 가족협의회 사무실 외벽에 아이들의 단체 사진이 걸려 있다. ⓒ시사IN 신선영
경기도 안산시 4·16 가족협의회 사무실 외벽에 아이들의 단체 사진이 걸려 있다. ⓒ시사IN 신선영

 

기자명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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