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8반 지상준 학생 엄마 강지은씨. ⓒ시사IN 신선영
2학년 8반 지상준 학생 엄마 강지은씨. ⓒ시사IN 신선영

강지은씨(55)씨는 ‘기억이 힘이 된다’는 사실을 이전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며 더 절실히 느꼈다. 그는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서 회원조직사업 부서장을 맡고 있다. 가족협의회 소속 부모들은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 용산 삼각지역 인근에서 피켓 시위를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신념 이런 것들이 그냥 다 무너졌어요. 우리 가족만 잘 보호하고 살면 된다고 믿었던 것들이 다 흔들려버렸어요. 무슨 일이 생기면 국가 시스템이 국민을 구해줄 걸로 알았죠. 참사 이후에는 국가를 믿고 그냥 있어선 안 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인명이 희생되는 사고가 우리 아이가 마지막이길 바랐죠. 더 이상 이런 일이 안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금까지 싸워온 것 같아요. 하지만 대형 참사가 계속 일어나는 걸 보면서 참담함을 느껴요.

작년 4·16재단 ‘생명안전버스’ 프로그램으로 전국을 다니면서 세월호 이전에도 너무 많은 참사가 있었는데 그때 시스템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씨랜드청소년수련원 참사, 대구지하철 참사, 성수대교 붕괴 사고로 가족을 잃은 분들을 만나면서 차곡차곡 쌓였나 봐요. 해병대 캠프에서 희생된 학생들 유족을 만나고 돌아와서 몸이 많이 아팠어요. 참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기억해야 하는구나, 기억하는 것이 힘이 된다는 걸 정말 체감했죠.

매번 힘든 순간에 유가족들 손을 잡아주던 사람들이 있어요. 그분들 덕분에 10년을 끌고 올 수 있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손가락질 당하고 욕먹고 다닐 때에도 동시에 저희를 보호해주고 도와주던 분들이 있었으니까요. 저는 그 따뜻함을 잊을 수가 없어요.”

1월3일 서울 용산 삼각지역 인근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강지은씨. ⓒ시사IN 신선영
1월3일 서울 용산 삼각지역 인근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강지은씨. ⓒ시사IN 신선영

 

기자명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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