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학생 엄마 문석연씨. ⓒ시사IN 박미소
생존자 학생 엄마 문석연씨. ⓒ시사IN 박미소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 자신의 모습을 비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던 생존자 학생 엄마 문석연씨(57)는 언니라 불린 지 오래됐다. 생존자 가족의 대표일 적에, 목소리를 당당히 낼 수 있게 된 것도 먼저 손 내밀어준 유가족들 덕분이다. 인복이 많은 것 같다는 문씨는 꽃으로 작품을 만드는 ‘꽃마중’이란 동아리에서 활동한다.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을 만들며 서로 버팀목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분명히 변화가 있는 것 같아요. 참사 피해자들은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 또 국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알아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관한 기준이 확고히 서 있는 것 같아요. 언론도 피해자를 보호하는 측면에서 얼굴을 내보내지 않고요. 이런 것들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많이 바뀐 게 아닌가 싶어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제대로 되지 않고 오히려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서 답답하지만, 그래도 국민들은 변화하고 있구나, 뭔가 달라졌구나 하는 걸 느껴요.

저한테 세월호는 또 다른 세상이에요. 참사 전에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어요. 지금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고, 아파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도 배우게 됐어요. 그러면서 저도 많이 단단해졌어요. 같은 하늘 아래 살지만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가끔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기웃거려주셨으면 해요.

그래서 노란 리본 달고 다니는 분들을 거리에서 보면 저도 모르게 막 따라가요. 엄청 반갑거든요. 뭐 하는 사람일까,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서요. 당사자가 아닌데, 지금껏 한결같은 마음으로 잊지 않고 리본을 달고 다니시는 게 대단하죠. 저희를 향한 2차 가해가 많았어요, 주눅 들어 있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그런 분들을 보면 정말 힘이 나요. 훌륭한 시민 분들을 보면서 저희도 많이 배웁니다.”

’꽃마중‘ 동아리에서 만든 작품들. 꽃누름(압화) 방식으로 기억 물품을 만들었다. ⓒ시사IN 박미소
’꽃마중‘ 동아리에서 만든 작품들. 꽃누름(압화) 방식으로 기억 물품을 만들었다. ⓒ시사IN 박미소

 

 

기자명 박미소 기자 다른기사 보기 psalms27@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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