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숙씨(59)는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서 2학년 10반 대표와 추모 부서 팀장을 맡고 있다. 때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를 알리며 안전교육을 한다. 그간 가정을 잘 돌보지 못했다. ‘상점 앞에 있는 공기 빠진 풍선 인형에 바람을 불어넣어 다시 춤추게 하듯’ 무너졌던 가족을 복구 중이다.
“가까이 가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비행기를 타봤어요. 걸으면서도 하늘만 쳐다보고요. 그랬던 시기가 있었죠. 지금은 그때보단 확실히 덜해요.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고 할까요? 내 아픔을 어느 정도 추스르게 되어서 집을 돌아봤더니 큰딸이 아픈 게 그제서야 보이더라고요. 정신 차려야겠다 싶었어요. 이젠 큰딸을 위해서라도 식사 잘 차려주고, 같이 밥도 챙겨 먹고, 뒷동산 오르면서 운동도 해요. 오늘은 큰딸이 미용실에 가자고 해서 머리도 하고 왔어요.
이제 제 이름은 세월호 엄마가 됐어요. 사실 저는 세월호의 ‘세’자도 듣기 싫었거든요. 세월호 참사는 우리 가정의 실체를 없애버렸으니까, 모든 걸 파괴해버렸으니까요. 그렇지만 세월호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어요. 간담회에서 시민분들이랑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기억하겠다, 함께하겠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그러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녹아요. 집에선 쓰려져 있다가도 시민들 만나면 또 쌩쌩해지고 오뚜기처럼 일어나 마음을 다잡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젠 시민들을 만나는 게 저한텐 보약이에요, 보약. 함께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게 행복이라고 할까요?
지금까지도 늘 옆에서 같이 손 잡아주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너무 놀라워요. 보답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아는 분이 있으면, 페이스북에 ‘좋아요’라도 무조건 눌러요.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어요. 제가 받은 만큼 몸 닿는 데까지 보답할게요. 아픔이 있는 분들한테 다가가서 함께 연대하고 손잡고 봉사하면서 앞으로 잘 살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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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학생 엄마 문석연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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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6반 이태민 학생 엄마 문연옥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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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소 기자
문연옥씨(51)는 참사를 겪은 후, 떠난 아들에게는 미안하지 않을 부모로, 남은 딸들에겐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줄 수 있는 부모로 살기로 결심했다. 현재 4·16공방의 공방장으로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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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반 이수연 학생 아빠 이재복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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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소 기자
이재복씨(60)에게 딸은 세상의 전부이자 그가 사는 이유였다. 하나뿐인 딸을 잃은 후, 25년간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칩거 생활을 이어가던 그가 집 밖으로 나오게 된 건 책임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