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1반 문지성 학생 아빠 문종택씨. ⓒ시사IN 신선영
2학년 1반 문지성 학생 아빠 문종택씨. ⓒ시사IN 신선영

세월호 유가족 방송 ‘416TV’를 만드는 문종택씨(62)의 컴퓨터 모니터는 자주 꺼졌다. 햇수로 10년을 넘긴 모니터다.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사무실 내부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포스터, 뉴스 스크랩, 촬영 장비들로 가득했다. 10주기를 맞아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편집하느라 자주 밤을 새운다. 이틀을 하루처럼 보내는 날들이 많아졌다.

“10주기를 앞두고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를 작업하고 있어요. 영화에서 흔들리는 영상이 세 번 정도 나옵니다. 10년의 세월을 2시간 안에 표현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영상을) 보는 이들이 흔들리는 장면을 통해서 세월호에 함께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길 바랐어요. 진실규명이 더 남아 있기 때문에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도 있고, 흔들리는 영상으로 많은 걸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2014년 8월8일 유가족들이 국회에서 농성할 때 처음 카메라를 잡았어요. 참사 직후 사명감도 없이 거짓을 말하는 언론에 불신이 컸고, 늘 가족을 따라다니며 감시하는 정보관들 때문이기도 했어요. 스튜디오에 앉아서 말만 하는 뉴스 말고 사실 그대로를 전달하기 위해서요.

우리 지성이는 구조가 된 것도 아니고 찾아낸 것도 아니고, 동거차도 어민의 닻줄에 걸린 상태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한 15일 걸렸어요. 우리 아이가 왜 그렇게 됐는가에 대한 답을 아버지로서 알아야 하니까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직도 전국의 대략 일곱 곳에서 매주 요일을 정해 촛불과 피켓 활동, 리본 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잘 모르죠. 매월도 아니고 매주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어떻게 보면 가족협의회가 그런 분들의 힘으로 여전히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 영상을 많이 봐주시고 기억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건 원론적인 말이고, 기억하고 잊지 마시라는 말보다 피켓을 좀 들어주시라는 말이 사실 제 속마음이에요.”

1월3일 서울 용산 삼각지역 앞에서 유가족 피켓 활동을 촬영 중인 문종택씨. ⓒ시사IN 이명익
1월3일 서울 용산 삼각지역 앞에서 유가족 피켓 시위를 촬영 중인 문종택씨. ⓒ시사IN 이명익

 

기자명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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