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5반 이창현 학생 엄마 최순화씨. ⓒ시사IN 신선영
2학년 5반 이창현 학생 엄마 최순화씨. ⓒ시사IN 신선영

최순화씨(58)는 유가족들의 활동이 10년을 넘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는 현재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대외협력부서장을 맡아 전국을 다니고 있다.

“내 일을 하면서 폐 안 끼치고 사는 것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 여기며 평범하게 살았어요. 세월호 참사 이후 이 사회에서 무엇인가 바꿔내고 진실이 밝혀졌다는 결과가 있으면 위안이 될 텐데, 가끔 아무것도 의미 부여할 만한 게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전까지 희망을 걸고 청와대 인근 분수대 앞에서 2년 동안 피켓시위와 노숙 농성을 오래 했어요. 영하 18℃인 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머리 위로 고드름이 얼어 있더라고요.

한때는 가족들이 모여서 한마음으로 싸우면 될 거다, 우리가 정당하게 요구하는데 국가가 안 해줄 이유가 있냐고 생각했어요. 희망이 있었죠. ‘설마 10년까지 가겠어?' 했는데 세월호를 인양하는 데만 그렇게 오래 걸릴 거라곤 생각도 못했죠. 사참위(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끝난 뒤에는 앞으로 진상규명이 어떻게 될지 뚜렷한 방법이 없어서 걱정이에요.

새로운 참사가 생길 때마다 내상을 크게 입는 것 같아요. 내 아이를 잃은 것만으로도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뀌었는데, 이태원 참사나 오송지하차도 참사처럼 큰 사고가 반복되고 있잖아요. 국민 각자가 살아남기 어려워진 세상에서 저희와 함께해달라고 말하는 것도 힘든 사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국을 다니다 보면 진상규명을 바라는 분들을 여전히 만날 수 있어요. 이건 꼭 해야 할 일이니까 절대 포기는 하지 않아요. 어떤 방법을 찾지 못한 것뿐이에요. 어쨌든 정치적으로 풀어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지지해주는 한 시민으로부터 선물받은 마스크. ⓒ시사IN 신선영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지지해주는 한 시민으로부터 선물받은 마스크. ⓒ시사IN 신선영

 

기자명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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