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7반 정동수 학생 아빠 정성욱씨. ⓒ시사IN 신선영
2학년 7반 정동수 학생 아빠 정성욱씨. ⓒ시사IN 신선영

정성욱씨(54)는 세월호가 인양되기 전후로 목포 신항에서 2년 넘게 지냈다. 현재 그는 (사)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서 진상규명부서장을 맡고 있다. 10년 동안 모은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는 딱 한 가지 마음이었어요. 죽어서 아들을 만날지도 모르는데, 떳떳한 아빠로 남고 싶다는 거.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하고 싶다. 그거 하나만 생각하며 왔어요. 요즘 저는 매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저희가 10년 동안 모은 자료가 있어요. 그 안에는 특조위(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선조위(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에 전달한 것도 있고요.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가족들이 자료를 정리한 적이 한 번도 없더라고요. 2022년부터 준비해서 2023년 11월에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어요. 전자파일만 300테라입니다. 두 번째는 10년 동안 조사하고 수사했던 결과를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끔 추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법적인 부분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이태원 참사 속보를 보자마자 딸한테 전화를 했어요. 놀러 간다고 했는데 설마 하면서요. 그때 언론이 이태원 참사 현장을 여과 없이 보도하는 걸 보면서 세월호 이후에도 정말 바뀐 것이 없다고 느꼈어요. 진도 팽목항에서 아이들이 바다에서 한 명씩 올라올 때 한 방송국 기자가 얼굴을 덮은 흰 천을 벗기더라고요. 정말 충격이었어요. 정말로 무엇이 문제인지 언론에서 다루지 않으면, 그래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정부 부처도 움직이지 않고 결국 묻혀버리는 것 같아요. 피해자 가족들이나 시민들이 하는 건 한계가 있어요.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참사 재난 상황에서 피해자가 모든 걸 감내하고 있거든요. 재난 전문가들이 양성되고 정부도 독립적인 조사 기구나 제도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해요.”

경기도 안산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진상규명 부서 사무실. ⓒ시사IN 신선영
경기도 안산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진상규명 부서 사무실. ⓒ시사IN 신선영

 

기자명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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