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이 선정한 2022년 ‘올해의 인물’은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다. 2022년 10월29일, 158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는 희생자와 유가족, 생존자와 그 주변 사람들, 일반 시민들의 삶까지 뒤흔들었다. 대형 참사 앞에서 정치와 관료제는 무능했고, 우리 사회는 어떻게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해야 할 것인지 근원적인 질문 앞에서 여전히 방황하고 있다. 참사를 추모하는 이들의 아픔은 물론이고 해결해야 할 질문과 과제가 여전히 산적한 상태로 2023년을 맞이한다. 굳건한 연대와 온전한 추모가 이어져야 한다는 뜻을 담아
전시실은 어두웠다. 관람객들이 쓴 하얀 마스크가 두드러졌다. 한쪽 벽면을 채운 영상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가 누굴 감염시켰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혹시라도 그 사람이 감염되었다면, 감염인으로 살아간다면 약을 잘 먹고 있는지 걱정될 뿐이에요.” 그때 여기저기서 동시에 휴대전화 진동이 울렸다. 안전 안내 문자였다. ‘[○○구청] 확진자 4명 발생. 역학조사 진행 중이며 이동 동선은 추후 홈페이지 및 블로그 참고 바랍니다.’ 바깥세상에서도, 10월14일부터 11월14일까지 낙원악기상가 갤러리 d/p에서 열린 〈이정식 개인전〉 전시
컨베이어벨트 옆 언덕처럼 쌓여 있는 상자들에서 ‘신선한’이란 글자가 자주 눈에 띄었다. ‘오늘 수확한’ ‘신선한’ ‘갓 딴’ 쌈채소, 감귤, 사과 상자들이 ‘아침이면 문 앞에’ ‘깨지지 않게’ 도착하겠다는 약속을 제각각 하고 있었다.11월27일 오전 경북 김천시의 한 서브 터미널. 택배 기사 이금옥씨(43)의 손과 발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CJ대한통운 로고가 박힌 스타렉스 차량 뒷좌석에 택배 상자가 빼곡히 채워졌다. 지난해 대비 물량이 30%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스크와 휴지, 생수 등 생필품 수요가 많아졌다. 비대면
신발은 벗어놓은 모양새로 제 주인을 묘사한다. 뒤축이 가차 없이 접힌 신발, 앞코에 까맣게 때가 탄 신발, 뽀얀 흙먼지가 뒤덮인 신발들이 어지럽게 신발장에 엉켜 있을 때, 그곳은 필시 아이들의 공간이다. 분주히 신발을 신고 벗는 나이, 걷기보다 뛰기를 좋아하는 나이, 진흙탕을 보면 피하지 않고 일부러 골라 밟는 나이의 아이들이 만들어놓는 신발과 신발장 모습들이 있다. 지난 10월17일 인천 만석동 ‘기찻길옆작은학교’의 2층 현관 모습도 꼭 그러했다.신발들은 많은데 실내는 고요했다. 아이들은 숨죽이며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었다. “씬
정성재(53)·이지연(51) 부부는 올해 자식을 잃었다. 삼형제 중 막내아들이었다. 17세. 살아 있으면 12월3일 수능을 치렀을 것이다. 아들은 해군장교를 꿈꿨다. 학교에서 방송반 실장이었고 성당 밴드에서 보컬을 맡았다. 조용하고 잔잔한 눈웃음을 지녔고 “PC방에 갈 때도 부모님께 꼭 물어보고 갈 정도로” 순한 아들이었다. 가족들과 여행 다니기를 좋아했다. 지난해 추석에는 일본 후쿠오카를 여행했다. 모자 상점에서 베레모 하나를 머리에 쓰고 아버지를 바라봤다. “어때?” 아버지 휴대전화에 담긴, 혼자, 크게 나온 그 사진은 반년 뒤
11월16일 정례브리핑을 마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2020년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부탁했다. “시민으로서, 질병관리청장으로서 2020년은 어떤 해였습니까?”시민 정은경은 답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는 일상이 그리운 한 해였습니다. 가족과 친구와의 일상이 그립고, 일상의 소중함을 많이 깨달았습니다.”질병관리청장 정은경은 말했다. “막대한 책임감으로 힘들었던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국민들께서 많이 신뢰해주셔서 또 그건 굉장히 기쁜 한 해였습니다.”정 청장은 시민들에게 송년 인사를 남겼다.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연말 맞으시
7년차 택배기사 이금옥씨에게 2020년은 ‘이중고’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배송 물량이 늘어났고, 동시에 엄마로서 학교에 가지 않는 두 아이까지 챙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씨는 2020년 변화를 목격했다고 합니다. 택배 노동자들의 죽음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대형 택배사들이 추가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11월부터 이씨가 일하는 남김천 물류터미널에도 추가 인력이 투입돼 이씨는 이제 ‘보통’ 사람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출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시사IN〉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인물, 네 번째는 택배기사 이금옥씨입니다.
작가 이정식은 사람들이 ‘코로나 확진자’를 보는 시선과 ‘HIV 감염인’을 보는 시선에 공통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원하지 않게 감염되고, 감염되는 순간 가해자로 낙인 찍힌다는 점입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사람들이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시사IN〉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인물, 다섯 번째는 HIV/AIDS 감염인 예술가 이정식씨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정유엽 군은 3월 18일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속 응급 의료 공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당시 유엽이의 사망을 두고 세상은 '코로나19 양성이냐 음성이냐'만을 논했습니다. 부모님은 제 2의 정유엽이 나오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시사IN〉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인물, 두 번째는 故 정유엽군의 부모 정성재·이지연씨입니다.
“내일이라도 코로나가 없어져서 나에게 마지막인 1학년 생활을 즐기고 싶어요.”코로나19가 바꿔놓은 것 중에는 ‘아이들의 일상’도 있습니다. 33년째 운영 중인 인천의 한 공부방, ‘기찻길옆작은학교’도 예외는 아니었죠. 캠핑, 소풍, 연극 등 공부방의 많은 활동들이 중단됐습니다. 중등부 아이들은 아쉬움을 달래고자 단편영화를 찍기로 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코로나19와 함께 보낸 올 한 해에 대한 생각을 들려줬습니다.〈시사IN〉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인물, 세 번째는 ‘기찻길옆작은학교’ 중등부 아이들입니다.
“내일이라도 코로나가 없어져서 나에게 마지막인 1학년 생활을 즐기고 싶어요.”코로나19가 바꿔놓은 것 중에는 ‘아이들의 일상’도 있습니다. 33년째 운영 중인 인천의 한 공부방, ‘기찻길옆작은학교’도 예외는 아니었죠. 캠핑, 소풍, 연극 등 공부방의 많은 활동들이 중단됐습니다. 중등부 아이들은 아쉬움을 달래고자 단편영화를 찍기로 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코로나19와 함께 보낸 올 한 해에 대한 생각을 들려줬습니다. 〈시사IN〉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인물, 세 번째는 ‘기찻길옆작은학교’ 중등부 아이들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정유엽 군은 3월 18일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속 응급 의료 공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당시 유엽이의 사망을 두고 세상은 '코로나19 양성이냐 음성이냐'만을 논했습니다. 부모님은 제 2의 정유엽이 나오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시사IN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인물, 두 번째는 故 정유엽군의 부모 정성재·이지연씨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국내 발생 현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2020년 대한민국 사람들은 그 어느 해보다 공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 중심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있었습니다. 한 해 동안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 서서 국민들에게 코로나19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전달했죠. 〈시사IN〉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인물, 첫 번째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국내 발생 현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2020년 대한민국 사람들은 그 어느 해보다 공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 중심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있었습니다. 한 해 동안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 서서 국민들에게 코로나19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전달했죠.〈시사IN〉이 선정한 2020 올해의 인물, 첫 번째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입니다.
‘미투’는 법과 제도 안에서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서지현 검사의 미투는 성범죄에 한해서는 법조인도 사법 시스템을 믿지 않는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졌다. 용감해서가 아니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평생 쓸 수 있는 용기를 다 끌어내” 건넨 이야기였다. 안온하게만 보였던 세계를 부수고 나온 ‘서지현의 1년’을 통해 우리 사회는 얼마만큼 바뀌고 또 바뀌지 않았을까.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우리는 이제 서지현 검사가 만든 다리를 통해서만 다음 단계의 민주주의로 건너갈 수 있다. 〈시사IN〉이 올해의 인물로 서지현 검사를 선정한 이유다.부
올해의 인물진흙에 던져진 유승민 연꽃을 피울까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 증언자최경환 씨는 알까? 중진공의 애틋한 마음을철학의 빈곤, 막말 수준의 언사‘대륙의 실수’ 바람 한번 거세네집밥이 별건가유 이렇게 하면 쉽쥬?동양인 편견에 대한 결정적 한 방세 살배기 주검 앞에 지구가 울었다흙수저 입에 물고 ‘노오력’ 해봤자 대한민국이 ‘헬조선’인 이유는 차고 넘친다.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고, 복지 지출은 꼴찌다. 성 평등 순위는 136개국 중 111위다. 노인빈곤율 1위에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도 OECD 평균보다 쉽다.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