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혐오의 시대, 김대중을 기억하다 [여여한 독서] 김이경 (작가) 다큐멘터리 영화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를 보고 백남준에 대해 전혀 몰랐구나 싶었다. 알려고 한 적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피아노를 부수고 넥타이를 자르고 TV에 알 수 없는 영상을 띄우는 그의 작업을 나는 세상과 동떨어진 예술지상주의로 여겼다. 특히 조지 오웰의 비관적 전망에 딴지를 거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1984년 당시 날마다 (‘땡’ 하는 시보와 함께 ‘전두환 대통력 각하는’으로 시작하는) ‘땡전 뉴스’를 보던 입장에선 희망의 미래가 아니라 현실을 외면한 쇼일 뿐이었다. 한데 영화를 보고 소통을 향한 그의 합계출산율 0.7명 사회 한국은 정말 끝났는가 전혜원 기자 2024년 합계출산율은 0.68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2년 0.78명으로 처음 0.7명대에 진입했고 2023년 0.72명으로 낮아진 데 이어 이제 0.7명대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 출산율을 두고 로스 다우섯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14세기에 유럽을 덮친 흑사병이 몰고 온 인구 감소를 능가하는 결과”라고 평했다. 최근 일본 경제지 〈머니1〉이 한국 경제의 저성장 추세를 언급하며 ‘한국은 끝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한국 출산율을 들은 미국 대학 교수가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라며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 그녀가 쏘아 올린 ‘이혼의 가격’ 논쟁 변진경 기자 그녀는 기업인의 아내였다. 남편은 대기업의 CEO였다. 이들은 결혼 생활을 32년 지속했고 두 딸을 낳아 키웠다. 아내는 첫아이가 태어나기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가사와 육아에 전념했다. 출장·행사·회의 동행, 비즈니스 접대, 자선 활동 등 남편의 경영활동도 도왔다. 결혼할 무렵 경영대학원 학생이던 남편은 대기업 그룹 후임 회장으로 거론될 만큼 성장했다. 결혼 32년 후 남편은 그의 명의 총자산 10%에 해당하는 합의금을 제시하며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했다.아내는 거부했다. 현금, 부동산, 주식, 퇴직연금 등 남편이 가진 재산의 2024년 세계정세를 흔들 5가지 이슈 이종태 기자 2024년, 미국은 시험에 들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짜인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는 나름 이상적 목표를 지향하고 있었다. 모든 국가들에 국제사회의 일원이라는 자격이 부여되었다. 이 질서에서 국가들은 크든 작든 국제연합(유엔) 같은 국제기구에서 ‘1국 1표’의 권리를 누릴 수 있었다. 작은 나라들의 주권도 형식적으로나마 존중되었다. 강대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평화의 보증자 노릇을 했다. 적어도 19세기처럼 강대국들이 멋대로 주변 소국을 자신의 ‘세력권’으로 규정하고 그 나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거나 침략 한국 금융 교육의 잃어버린 10년 김동인 기자 한국 사회는 점수화된 경쟁에 민감하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가 대표적이다. 이 지표에서 한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전 세계 최상위권이다. 혹시라도 순위가 떨어질 때면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다. PISA와 비슷하게, 최근에는 또 다른 지표 하나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금융교육국제네트워크(INFE)에서 표준을 만든 ‘금융 이해력(Financial Literacy)’ 지표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에 ‘2022년 전 국민 금융 이해력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 성인(18~79세)의 금융 올여름 봤던 몽골의 초원, 앞으로도 안녕할까요? 울란바토르·어기노르/이오성 기자 몽골에 관해 인기 있는 콘텐츠는 대개 둘 중 하나다. 여름철 몽골의 드넓은 초원에서 은하수를 본 이야기, 그리고 이 나라 시민들이 한국을 유독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수도인 울란바토르에는 CU와 GS25 등 한국 편의점이 500곳 넘고, 한국 음식점도 즐비하다. 한국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 길에서 함부로 몽골에 대한 흉을 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 여행 팁이다.몽골 사람들이 왜 한국에 우호적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예의 케이팝, 드라마 등 한류의 인기에다 전체 인구 330만명 중 5만명 이상(2 윤석열 정부의 나라살림이 ‘역대급’으로 두려운 까닭 김연희 기자 ‘재정을 이해하고 판독할 수 있는 사람은 국가의 운명을 해명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한 말이다. 나라가 돈을 걷고(세입), 돈을 쓰는(지출) 재정정책에는 그 정부가 지닌 내밀한 속성과 실력이 드러난다.윤석열 정부의 나라살림에는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세금은 안 들어오고, 지출은 기록적으로 조금 늘렸다. 정부가 8월29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보다 2.8% 증가했는데 2005년 재정통계를 정비한 이후 최저치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자유민주주의 앞세운 십자군 대통령의 성전 이상원 기자 집권 2년 차 윤석열 대통령은 ‘이념’에 심취한 듯 보인다. 8월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다.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철학이 바로 이념이다. 우리가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매몰됐다”라고 말했다. 무엇이 ‘엉터리 사기 이념’인지, 누가 여기 ‘매몰’됐는지 구체적으로 꼽지는 않았다. 다만 짐작할 수는 있다. 대통령실이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힌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야당과 시민단체가 반발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다. 다음 대목에서는 대통령의 의중이 더 명확히 노동자가 만든 인플레? 기업이윤 주도 ‘탐욕 인플레’!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2021년 말 영국 〈가디언〉에 인플레이션에 관한 이단적 주장이 실렸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이사벨라 웨버 교수의 칼럼이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응하려면, 미국이 2차 대전 당시 실시했던 것과 같은 ‘전략적 가격통제’가 필요하다고 썼다. 아니면, 기업들이 가격인상으로 이윤 급등을 계속 누리도록 놔두든지.이 글이 발표된 후 많은 경제학자들이 역사가 보여주듯 가격통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웨버 교수를 비판했다. 진보적 거시경제학자 크루그먼까지 “나는 자유시장 광신자는 아니지만, 그건 매우 멍청한 아이디어”라는 MB와 놀랍도록 닮은 윤석열 정부의 ‘환경 역주행’ 이오성 기자 어떤 사람들에게는 앓던 이가 빠진 1년이었고, 다른 이들에게는 유례를 찾기 힘든 역주행 1년이었다. 외교 문제처럼 굵직한 이슈에 가렸지만, 윤석열 정부의 환경⸱기후 정책 또한 커다란 논란을 일으켰다.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환경부의 ‘태세 전환’이다.가장 최근 이슈는 제주 제2공항 문제였다. 제주 제2공항은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인근 지역 약 5.5㎢ 부지에 3.2㎞ 길이의 활주로 한 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현재 운영 중인 제주공항보다 약 1.5배 더 큰 면적이다. 이미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해양생태계 훼 티켓값은 거들 뿐 케이팝의 ‘창조경제’ [K콘텐츠의 순간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살았다 싶었다. 올해 초부터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한 엔데믹이란 단어를 보고 안도의 한숨은 쉰 게 나만은 아닐 것이다. 공연 한 번, 페스티벌 한 번 여는 게 죄처럼 느껴지던 시절이 꿈만 같았다. 공연과 삶이 얽힌 기획자, 아티스트, 관객 모두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린 기간이 짧지 않았다.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씩 준비한 공연 날짜가 상황에 따라 몇 번이 미뤄지다가 결국 취소되는 허탈감에도, 공연 못 본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좀 참으면 안 되느냐는 속 편한 소리에도 익숙해지기 시작한 즈음이었다. 정말 살았다 싶었다.호사다마라 양곡법 거부,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농민을 걷어찼다 이오성 기자 1호와 1호가 충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내놓은 민생 법안 1호 양곡관리법(양곡법) 개정안을 윤석열 대통령이 1호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맞받아치면서 정국이 요동쳤다. 양곡법이라는, 도시민에게는 생소한 법안 하나가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가을철 수확기도 아닌 봄철, 농업 문제가 국내 정치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농업 이슈를 최대 쟁점으로 밀어올린 장본인은 윤 대통령이다. 3월23일 국회가 양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4월4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청문회 활성화법에 대해 거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정한신 (2011년부터 종이책 구독, 〈시사IN〉 토론모임 ‘일상학교 뉴스카페’ 진행, 울산)〈시사IN〉 제811호 커버스토리(“못 알아들으면 알 때까지” 정권의 눈독에 흔들리는 KT)를 통해 KT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부·여당의 압박에 민간기업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왜곡되고 경영 공백이 발생해 주주들과 국민의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이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일념으로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분은 민간기업 지배구 “과거는 봉인되었고 미래는 봉쇄되었다” 김은지 기자 ‘그랜드바겐(grand bargain)’조차 없었다. 일본이 빠진 강제동원 해법을 내놓은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의 호응 조치를 기대하며 1박2일 일정으로 방일했다(〈시사IN〉 제809호 ‘자유·인권·법치 한꺼번에 날린 강제동원 해법’ 기사 참조). 3월1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오므라이스를 먹고 ‘소맥’ 폭탄주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말 그대로 크게 주고받는다는 그랜드바겐에서, 한국이 일본에 준 건 명확한데 받은 게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대신 일본 언론에서는 각종 기사가 쏟아졌다. “기시다 총리가 윤석 ‘지배구조 개선’ 가면 뒤 숨겨진 기업 지배 욕망 이종태 선임기자 범여권이 혼연일체로 소유분산 기업(확고한 대주주가 없는 기업) 비판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금융정책 방향을 보고받는 자리(1월30일)에서 소유분산 기업을 거론하더니,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선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관련 세미나가 열렸다. 사흘 뒤(2월2일), 국민의힘 비상대책회의에선 김상훈 의원이 소유분산 기업들을 맹렬히 성토했다. “포스코, KT 등과 거대 금융회사와 같은 소유분산 기업의 대표이사들이 자신만의 왕국(王國)을 건설하며 토착화하는 호족 기업이 돼선 안 된다.” 여권은 이른바 ‘스튜어드십 코드’로 본때를 “못 알아들으면 알 때까지” 정권의 눈독에 흔들리는 KT 문상현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이사의 연임은 기정사실이었다. 그가 대표로 있는 동안 회사의 매출·영업이익·주가 모두 신기록을 썼다. 업계·시장·언론·회사 다수 노동조합 어느 곳도 연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안정과 성장에 방점이 찍힌 회사의 청사진이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그려졌다. 증권사들은 긍정적 전망을 담아 보고서를 쏟아냈다. ‘모두’의 예상대로 회사는 그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하며 연임을 공식화했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표이사 후보 지명이 철회됐다. 선정 절차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표이사가 후보자로 재선정됐지만 그는 자진 사퇴했 자유·인권·법치 한꺼번에 날린 '강제동원 해법' 김은지 기자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3월6일 윤석열 정부는 ‘강제동원 판결 해법’을 제시했다. 두 달 전 외교부가 공개 토론회에서 밝힌 안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강제동원 배상 판결, 정부의 해법에 일본은 빠져있다’ 기사 참조 https://www.sisain.co.kr/49444).정부 최종안의 핵심은 한국 재단(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이다. 포스코 등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수혜를 입은 한국 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돈으로 기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사안을 채권 뉴라이트 출신 위원장 ‘화해와 통합’ 가능할까? 정희상 기자 “과거를 파헤치는 모든 권력은 실패한다. 우리는 김영삼 정부의 ‘역사 바로 세우기’는 물론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과거사 진상조사를 수도 없이 되풀이했다. ‘진실과 화해’라는 명목으로 스무 개 가까운 과거사 진상조사위가 작동되었고 정치권력의 뜻에 따라 과거사를 사법 심판도 없이 재단했다. 결과는 모두 참혹한 종말이었다.” 2017년 6월2일자 〈미래한국〉에 실린 ‘5·18 신화 만들기는 대한민국을 조이는 족쇄 될 것’이라는 칼럼의 서문이다. 보수단체 뉴라이트 계열에서 대표 논객으로 꼽히던 당시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이 이 건강보험 개혁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무엇을 놓치고 있나 김연희 기자 장면 1. 국무회의2022년 12월13일 국무회의는 여러모로 눈여겨볼 지점이 있다. 5월 정권 출범 이후 ‘자유’라는 모호한 방향성만 되풀이하던 윤석열 정부가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정책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이틀 후인 12월15일 국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는 노동·연금·교육 등 정권 초부터 예고했던 ‘3대 개혁’을 필두로 여러 국정 개혁이 어젠다로 전면에 부상했다.정책 행보를 걷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12월13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격적으로 던진 의제는 건강보험 개혁이었다. 연준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연준의 과거를 보라 이종태 선임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아서 번스(10대 의장)가 될 것인가, 폴 볼커(12대 의장)가 될 것인가? 번스는 역대 연준 의장 가운데 최악의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다음은 랜들 퀄스 전 연준 이사가 미국 일간지 〈데저렛 뉴스(Deseret News)〉에 쓴 기고문(2022년 12월1일)의 일부다.“파월 의장에서부터 매주 금요일 사무실의 식물에 물을 주는 직원에 이르기까지 연준과 관련된 모든 사람은 ‘대악마(Great Satan)’ 한 사람을 알고 있다. 아서 번스다. 혹시 연준 빌딩에 갈 일이 있다면 당신의 가방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