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신 (2011년부터 종이책 구독, 〈시사IN〉 토론모임 ‘일상학교 뉴스카페’ 진행, 울산)

〈시사IN〉 제811호 커버스토리(“못 알아들으면 알 때까지” 정권의 눈독에 흔들리는 KT)를 통해 KT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부·여당의 압박에 민간기업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왜곡되고 경영 공백이 발생해 주주들과 국민의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이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일념으로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명분은 민간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스튜어드십 코드이지만 그 본질은 정권의 논공행상을 위한 낙하산 인사의 강행인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주가 면에서 성과를 내던 민간기업은 오히려 경영상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주가가 급락했다.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자유에 입각한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현 정부의 기조에 비추어보면 정부·여당의 행태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 권력을 남용하여 기업을 좌지우지하는 정권의 모습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부의 그림자가 보이는 듯하다.

일본 아카시 유족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10·29 이태원 참사, 4·16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만나 슬픔을 나누고 연대하는 이야기(한·일의 아픔이 길이 되었던 시간)를 마음으로 읽었다. 〈시사IN〉 제801호 커버스토리 ‘2001 아카시 유족이 2022 이태원 유족에게’ 기사가 계기가 되어 아카시 유족들이 방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억과 연대를 형성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는 〈시사IN〉에 새삼 감사하다.

최진영 작가의 소설 〈쓰게 될 것〉을 읽으며 문장들에서 느껴지는 숨막힘, 한숨, 회한과 막막함을 통해, 사람의 일상과 인생을 무너뜨리고 생명과 희망을 질식시키는 전쟁에 대한 경계의 감각을 우리 모두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조명화 (2021년부터 전자책 구독, 서울)

〈시사IN〉 제811호 커버스토리에서는 KT의 대표 선임 문제를 통해 “못 알아들으면 알 때까지” 알려주는 관치 경영의 징후를 다뤘다. 이 기사를 통해 왜 국민연금공단이 기업의 중요 가치인 ‘수익 창출’을 이뤘던 민간기업 대표의 연임을 굳이 거부하는지, 그리고 그 주체가 누구일지 추론할 수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외교도 중요한 화두였다. 남기정 교수는 인터뷰 기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행보로 한·일 관계의 과거는 봉인되었고, 현재는 봉합되었고, 미래는 봉쇄되었다”라고 말했다. 1970년대 이후 세계는 탈식민주의적 관점으로 지난 역사를 반성함으로써 현재를 개혁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비추어볼 때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결과는 시대적 사명에 역행한다. 대통령은 한·일 관계의 ‘미래’를 강조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반성과 사죄 없이 역사는 진보할 수 없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태원 참사’와 ‘조계종 나눔의집 파행 운영’(‘법원은 죄를 인정했지만 돈은 조계종에 남았다’ 기사)의 결말을 보면서 ‘왜 선한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는가’에 대해 묻는다. 세상 어두운 구석구석을 밝히고 드러내는 언론의 노력이야말로 이 어려운 질문에 답하는 길이기에, 참으로 성스럽다. ‘좋은 언론’으로서 부디 이 성직을 잘 감당하길 기원한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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