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아이에게 칼을 선물하는 까닭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노아 바움백 감독의 영화 〈결혼 이야기〉(2019)는 한 부부가 이혼하는 과정을 통해 지난 결혼 생활의 진실을 묻는 작품이다. 가장 가까워야 할 사이에서 일어나는 소통 부재의 문제, 한때 사랑했던 존재가 증오의 대상으로 변할 때의 아이러니한 감정이 잘 그려졌다. 부부로 등장하는 스칼릿 조핸슨(니콜 역)과 애덤 드라이버(찰리 역)의 연기도 훌륭하다. 그런데 결혼과 이혼이라는 주제와 별도로, 이 영화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었다. 별거 중인 찰리가 아들 헨리와 둘이 지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집에 사회복지사가 찾아와 감정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한 노란봉투법 ‘생애사’ 전혜원 기자 이번 21대 국회 들어 야당 단독으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을 통과시켰다(이전에는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오랫동안 ‘잠자던’ 노란봉투법은 어떻게 깨어나 국회를 통과했나. 그 과정에서 법의 방점은 어디로 이동했나. 그리고 어디에서 왜, 막혔나. 노란봉투법의 ‘생애사’를 들여다보면, 정치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이 날것으로 드러난다.■ ‘노란봉투법’의 탄생노란봉투법은 같은 이름의 캠페인에서 시작한 법이다. 2013년 12월, 곧 세 아이의 엄마가 되는 배춘환씨는 〈 “애도하고 추모하는 마음은 세계 어디서나 똑같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애도하고 추모하는 마음은 전국, 그리고 세계 어디서나 똑같다.”10월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유족의 초청에도 서울광장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렇게 말해. 이날 윤 대통령은 자신이 초·중학교 시절 다녔다는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추도사를 읽어. 44년 전 숨진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중동 순방 귀국 2시간 만에 참석하신 분이…. “(자영업자들이)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국제노동기구(ILO) 조항에서 탈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상 “범인보다 딸이 세상에 더 기억되기를” [기자들의 시선] 변진경 기자 떠난 이의 빈자리8월28일 김혜빈씨(20)가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지난 8월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의 희생자다. 당시 피의자 최원종씨(22)가 몰고 인도로 돌진한 차에 치여 25일간 뇌사 상태에 있다가, 8월28일 오후 9시52분경 끝내 숨을 거뒀다. 미대생이었던 김씨는 “누군가에게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하는(김씨가 SNS에 남긴 말)” “밝고, 장난기 많고, 착실하고, 책임감 강한(유족의 말)” 젊은이였다. 유족은 “범인보다 혜빈이가 세상에 더 기억되기를 바란다”라는 뜻을 전 ‘필리핀 이모’ 들어오면 저출생 해결될까? 이상원 기자 한국인에게 300만원을 줘야 하는 일을 외국인이 100만원 받고 한다면? 정부가 외국인 가사노동자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싱가포르’ 모델을 언급했는데, 싱가포르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평균임금이 월 100만원 이하인 곳이다. 현재 국내에서 일하는 가사노동자 월급은 주 5일에 종일 근무 기준으로 250만~300만원 정도다. 노인 돌봄이나 간병, 육아 등 전문 분야는 그 이상을 받는다. 동남아시아 국가로 취업비자 발급을 확대해 돌봄 서비스 비용을 낮추자는 제안이 나온 배경이다.포문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열었다. 지난해 조희연 교육감 사건을 헌법상 중대 사건이라고 말하는 까닭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항소심이 진행 중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재판은 한국 정치의 모순을 집적해 보여준다. 부당 해직된 교사를 특별 채용한 일을 수사 대상으로 삼은 것도 문제이지만,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라고 만든 공수처가 엉뚱하게도 이를 제1호 사건으로 삼은 것도 논란이 되었다. ‘직권남용죄의 남용’ 현상도 문제인데, 무엇보다 한심한 일은 이 사건의 발단이 교사들의 정치활동이라는 점이다. 과거 군사정권이 만든 반민주적 억압 체제가 그대로 살아남아 지금까지 배회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대의 아이러니이자 우리 모두의 수치다.정치적 기본권은 민주사회를 이루 기생충이라는 렌즈로 톺아본 한국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구충록정준호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한국 사람들은 기생충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하는 것 같다.”어린 시절 학교는 학생의 똥까지 살펴보는 곳이었다. 평소에는 잘만 나오던 똥이 채변 봉투를 앞에 두면 도무지 나올 생각을 안 했다. 누구나 몸 안에 기생충을 가지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기생충이 완전히 ‘박멸’됐다고 상상되는 지금도 음식이 평소보다 많이 먹힐 때면 기생충과 식사를 나눠먹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구충제’로 고민이 이어진다. 저자는 한국 근현대사를 기생충이라는 렌즈로 톺아본다. 기생충이 한때 “우리 사회의 화물연대 파업이 드러낸 ‘윤석열식 법치주의’ 전혜원 기자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을 두고 반복한 말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불법이었을까?파업 참가자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기사들의 화물운송을 물리적으로 막거나 폭력을 행사했다면, 이는 불법이다. 실제로 경찰은 관련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일국의 대통령이 타협하고 말고 할 것도 없는 당연한 얘기다.그런데 정부는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이 운전대를 놓은 것 자체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일단 파업이 아니라 ‘집단운송 거부’라고 불렀다. 화물연대는 현재 고용노동부로부터 설립신고증을 받은 정식 화물연대 파업과 윤석열식 ‘자유’의 상관관계 [프리스타일] 전혜원 기자 윤석열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 6일째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4조에 따르면, 기사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하여… 국가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을 때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명령을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화물차 기사들은 특수고용직이다. 개인사업자로 건당 운임을 받으며 노동법도, 최저임금도 적용받지 못한다. ‘화물연대’라는 이름을 쓰는 이유도 정식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을 두고 최근 참모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연합뉴스〉 등이 12월5일 보도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화물차 기사들을 두고 “귀족노조”라더니, 대통령은 급기야 북핵에 비유. 화물차 기사들은 하루 12~14시간 일하고 노동법과 4대 보험도 온전히 적용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 “단순한 의견조회에 불과한 것으로 저희는 생각하고 있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개입(intervention)’ 서한을 받은 화물차 파업과 안전, 진짜 해법은 이것이다 [DTG 데이터 탐사보도④] 전혜원 기자 2016년 7월 강원도 평창군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연쇄추돌 사고로 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전세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이 원인으로 드러나면서 버스나 화물차 기사들의 긴 운전시간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2017년부터 “4시간 연속운전한 운수종사자에게 30분 이상의 휴게 시간을 보장”하도록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개정됐다. 지난해 3월부터는 ‘2시간 연속운전 시 15분 이상 휴게 시간 보장’으로 강화됐다. 하지만 〈시사IN〉이 화물차 기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규정을 ‘못 지킨다’는 응답이 70 ‘파업 손해’ 청구하지 않으면 업무상 배임죄라고? [세상에 이런 법이] 하주희 (변호사)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동조합의 파업이 합의를 통해 마무리되었다. 사용자 측은 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노조에 청구하지 않으면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노조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윤석열 대통령실도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 형사책임도 그렇지만 부담 능력이 없는 노동자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과 이에 따른 집행은 끔찍한 고통일 수밖에 없다.기본적으로 노사 간 합의와 단체교섭은 ‘자율성’을 원칙으로 한다. 사측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8일 만에 멈춘 화물연대 파업, 불씨는 남았다 전혜원 기자 화물차 기사들이 파업을 했다. ‘안전운임제’를 계속 시행하라는 이유에서다. 2020년부터 시행된 안전운임제는 올해 말까지만 효력이 있고 사라질 예정이다(‘일몰’). 안전운임제를 올해 이후에도 계속 시행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기로 하면서 기사들은 일단 8일 만에 파업을 끝냈다. 하지만 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아니므로 불씨는 남아 있다. 국민의힘은 안전운임제 탄생 과정에서 반대한 바 있다. 이쯤에서 질문이 생긴다. 안전운임제가 도대체 뭐고 왜 중요한가.운임(運賃)이란 운송의 대가로 받는 돈이다 문재인 정부의 ‘소주성’이 우리에게 남긴 질문 전혜원 기자 “소득주도성장이 경제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쳤고 일자리도 줄였다는 식의 평가는 전혀 잘못되었다. 5년을 보면 고용은 크게 늘었고 우리 경제는 훨씬 성장했고 … 분배도 대단히 개선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직전 손석희 전 JTBC 앵커와의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소득주도성장을 “경제학에서 족보도 없는 이론”이라고 혹평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민간주도성장’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 5년이 끝나고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지금, 한국 사회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소득주도성장’은 정 [기자들의 시선]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는 왜 단식을 시작했나 전혜원 기자 이 주의 선거지난 3월25일 치러진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2차 투표에서 국제노총(ITUC)의 지지를 받은 질베르 웅보 전 토고 총리가 30표를 받아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다국적기업 다농 출신으로 프랑스 노동장관을 지낸 뮤리엘 페니코가 23표를 받아 뒤를 이었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표를, 국제사용자기구(IOE) 이사 출신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음툰지 무아바가 1표를 받았다. ILO는 노동·기업·정부 대표 3자가 참여해 노동과 고용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유엔 산하 기구다. 강 전 장관은 노동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이 ‘ILO 사무총장 후보’로 국제무대 나서는 강경화 전 장관 나경희 기자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도전한다. ‘한국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이었던 그의 이후 행보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왔지만 강 전 장관은 다시 국제무대를 선택한 것이다. 그가 외교부 장관에 임명되기 전 10여 년 동안 유엔에서 주로 담당했던 인도주의 사업과는 또 다른, 새로운 영역(노동)이다. 강 전 장관은 지난 10월1일 ILO 사무총장 후보자 등록 서류를 냈다. 투표일은 내년 3월25일이다.강 전 장관의 경쟁자는 네 명이다. 그레그 바인스 현 ILO 사무차장(오스트레일리아), 질베르 웅보 전 ILO [영상]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ILO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이유 김진주 PD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도전합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 다음 행보로 다시 국제무대를 선택한 것입니다. 외교부 장관에 임명되기 전 10여 년 동안 유엔에서 주로 담당했던 인도주의 사업과는 또 다른, 새로운 영역(노동)에 도전합니다. 강 전 장관은 지난 10월1일 ILO 사무총장 후보자 등록 서류를 냈고, 투표일은 내년 3월25일입니다.강 전 장관의 경쟁자는 네 명입니다. 그레그 바인스 현 ILO 사무차장(오스트레일리아), 질베르 웅보 전 ILO 사무차장(토고), 뮤리엘 페니코 전 프랑스 스타벅스 시위에서 노동조합이 읽어야 할 것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스타벅스 트럭 시위가 마무리되었다. 다회용 컵 무료 제공 이벤트에서 촉발된 노동자들의 불만이 10월7~8일 트럭 시위로 이어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사과하고, 인력 확충과 굿즈TF 구성 같은 개선책을 내놓았다.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되었지만, 논의해야 할 많은 쟁점은 숙제로 남았다.이번 트럭 시위는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시위를 조직했다는 점에서 주체·목적·방법 모든 측면이 그간의 다른 집단행동과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시위를 주도한 집단은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이 아니라 ‘ “ESG, 핵심은 인권이다” 전혜원 기자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는 기업이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지표다. 현재 한국에서 뜨거운 주제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매킨지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했고 학자로서 기업 지배구조,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과 인권을 연구해온 송세련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만나 ESG의 의미를 물었다.‘ESG’는 무엇이 다른가?원래 기업(주식회사)의 유일한 의무는, 밀턴 프리드먼에 따르면 ‘주주 가치 극대화 정의로운 전환, 노동이 주체가 되려면 박태주 (노동 연구자) 예언이라 해도 좋다. 내년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기후위기 대응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될 것이다. 믿었던 문재인 정부마저 녹색 가게라는 간판만 내걸었을 뿐 진열할 상품을 갖추지는 못했다. 2050년 탄소중립(Net Zero)이라는 목표를 ‘배 째라’며 팽개칠 일이 아니라면 새 정부는 늦은 만큼 더 빨리 달려야 한다. 다만 대응의 속도를 높일수록 그것이 경제나 사회에 미치는 충격은 더 커지고 갈등은 더 깊어질 것이다.기후대응의 핵심이라 일컫는 에너지 전환만 해도 그렇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표준석탄화력 1개 호기(50만㎾)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