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건강한” 의대 증원을 바라는 의사입니다 김연희 기자 병원은 생과 사가 갈리는 곳이다. 목숨을 살리기 위한 사투가 벌어지는 이 공간에는 전쟁터 못지않은 긴장이 감돌곤 한다. 지금 대한민국 의료 현장에는 다른 성격의 전운이 퍼지고 있다.2월6일 정부는 19년간 동결돼 있던 의대 정원을 풀어 2025년부터 2000명을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3058명에 고정돼 있던 의과대학 문이 5058명으로 65% 더 넓어질 전망이다.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즉시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2월20일부터 대학병원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은 대거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다. 정부는 ‘의 헌신의 대가로 수렁에 빠진 공공병원, 그리고 외면하는 정부 인천·포천/김연희 기자 인천의료원은 코로나19 ‘1번 환자’를 치료한 곳이다. 2020년 1월20일 중국에서 입국한 35세 여성이었다. 보름 가까이 입원했던 이 환자는 완치돼 병원을 떠나면서 의료진에게 손편지 하나를 남겼다. 그는 “당신들은 나에게 영웅이고 절대 잊지 않겠다”라며 “우리가 이 질병을 극복하는 날이 오면 내 고향으로 초대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영문 편지에 담았다.그로부터 2년이 넘게 인천의료원은 코로나19 의료 대응의 최전선에 섰다. 2022년 5월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해제될 때까지 인천 내 코로나19 입원환자의 약 70%를 이 병원 한 곳 ‘엔데믹’인데 코로나19 확진자 왜 또 늘어나나? 김연희 기자 2023년 여름, 코로나19 상황을 접하면서 당신은 고개를 갸웃했을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포털 메인에서 하나둘 눈에 띈다. 클릭해보면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는 소식들이다. 주변에서도 코로나19에 다시 걸리는 사람이 속속 나타난다. 6월 넷째 주 하루 평균 1만7000명이던 확진자 수는 6주 연속 증가해 8월 첫째 주 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며 엔데믹을 선언한 것이 지난 5월인데 왜 또다시 유행이 확산되는 걸까?기나긴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대 ‘사람 살리는 의사’를 늘리기 위해서는 김연희 기자 의사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선망받는 직종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에 몰리고, 그 문턱을 통과하면 고소득과 안정적인 지위가 보장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점점 더 열악한 처지로 내몰리는 의사들이 있다. 의료 본연의 역할이라 할 ‘생명을 살리는 과’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전통적으로 필수의료로 분류돼온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에 더해 환자의 목숨이 걸린 수술을 하는 흉부외과·신경외과 등 ‘바이탈 과’가 여기에 해당한다.현장 사정에 밝은 한 보건의료 전문가는 “병원마다 정말 몇 명 안 되는 의사들이 기피과로 불리는 한국은 어떻게 팬데믹의 끝에 다다랐나 김연희 기자 팬데믹이 끝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5월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해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강제적 방역 조치인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도 6월1일부터 사라졌다. 앞서 5월5일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했다. 2020년 1월31일 최고 수준의 보건 위기 대응을 선언한 이후 3년4개월 만이다.다만 코로나19가 끝난 건 아니다. 코로나19 감염자는 계속 발생하고 그 가운데 일부는 목숨을 잃기 건강보험 개혁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무엇을 놓치고 있나 김연희 기자 장면 1. 국무회의2022년 12월13일 국무회의는 여러모로 눈여겨볼 지점이 있다. 5월 정권 출범 이후 ‘자유’라는 모호한 방향성만 되풀이하던 윤석열 정부가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정책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이틀 후인 12월15일 국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는 노동·연금·교육 등 정권 초부터 예고했던 ‘3대 개혁’을 필두로 여러 국정 개혁이 어젠다로 전면에 부상했다.정책 행보를 걷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12월13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격적으로 던진 의제는 건강보험 개혁이었다. 팬데믹에 헌신했지만 돌아온 것은 심각한 적자, 공공병원의 위기 김연희 기자 코로나19 대응의 첫머리부터 공공병원이 있었다. 2020년 1월20일 국내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는 인천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 무렵 중국 우한에서 한국으로 이송된 교민들을 검사하고, 의심 환자들을 선별하는 일에는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이 투입되었다. 2020년 3월부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의료기관 중 절대다수가 지방의료원이었다(〈그림 1〉 참조).한국은 전체 의료기관 대비 공공병원 수가 5%에 그칠 정도로 공공병원 비중이 적은 나라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공공병원의 역할은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코로나19 환자 의사 수 증원은 정말 오답일까? 전혜원 기자 서울아산병원 간호사(37)가 7월24일 오전 6시 출근 직후 심한 두통으로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곧 의식을 잃었다. 뇌동맥 일부가 부풀어 올라 터지면서 뇌와 척수 사이 공간에 출혈이 발생한 것이었다(뇌 지주막하 출혈). 이런 경우 머리를 열어 부푼 뇌혈관을 금속 집게로 묶는 ‘수술(개두술)’을 할 수도 있고, 머리를 열지 않은 채 허벅지 쪽 혈관을 통해 뇌출혈 부위에 백금으로 된 얇은 철사를 채워 넣는 ‘시술(색전술)’을 할 수도 있다. 검사 결과 이 간호사에게는 개두술, 즉 수술이 필요했다.그런데 당시 아산병원에서 개두술로 해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 파도 얼마나 거세질까 김연희 기자 썰물의 시간이 지나고 밀물의 시간이 돌아왔다. 3월 중순 하루 62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던 신규 확진자가 15주 만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기울기는 제법 가파르다. 7월 첫째 주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약 1만6000명으로 지난주(약 8500명) 대비 87% 증가했다. 더블링에 가까운 빠르기다.코로나19 유행 곡선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파도처럼 출렁이는 건 자연의 이치다. 바이러스의 공격과 인류의 수비가 줄다리기하듯 서로 밀고 당기며 생기는 현상이다. 코로나19에 걸리거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늘어나면 해당 인구집단의 면 ‘제로 코로나’와 ‘위드 코로나’ 사이, 중국의 진퇴양난 김연희 기자 어떤 감염병은 세계사의 경로를 바꾼다. 역사학자 윌리엄 맥닐은 저서 〈전염병의 세계사〉 서론에서 ‘역사가들이 (감염병이 역사에 영향을 끼친) 그런 일화들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100년 만의 팬데믹으로 불리는 코로나19 유행도 역사의 물줄기를 틀어놓을까? 2022년을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이런 전환을 온전히 알아채기 어렵다. 다만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조짐을 주의 깊게 살필 필요는 있다. 2020년 이래로 가장 큰 규모의 유행을 겪고 있는 중국이 그런 조짐 중 하나다.4월27일로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는 봉 오미크론의 정점, 요양시설에 가보니 [프리스타일] 김연희 기자 오미크론 유행이 최정점을 지나던 지난 3월 며칠간을 경기도 안성에서 보냈다. 집단감염이 생긴 요양시설에 방문 진료를 가는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의료진을 동행 취재했다. 찾아간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 대부분이 방호복 대신 평상시에 입는 앞치마를 걸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코로나19에 걸린 상태이거나, 막 격리가 해제된 이들이었다.현장 취재를 나갔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쉽지 않았다. 감염자가 나온 요양원은 극도로 위축된 상태였다. 보호자들 앞에서 요양원과 요양보호사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죄인이 됐다. 믿고 맡겼는데 2년 [요양시설 르포] 어르신, 의사가 왔어요 팬데믹 3년 만에요 안성/글 김연희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확진된 노인들은 요양원 꼭대기 층에 격리돼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맨 위층으로 올라가자 1층과 또 다른 긴장감이 어른거렸다. 이 공간 중앙의 간호사실에선 요양원 소속 간호사 한 명이 무얼 하는지 분주했다. 전신 방호복 밖으로 삐져나온 잔머리가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어 있다. 이 요양원에서는 3월14일부터 일주일째 매일같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바이러스는 직원과 입소자를 가리지 않았다. 확진된 요양보호사들이 확진된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었다.안성병원 방문진료팀 김선영 팀장은 이 간호사를 붙잡고 그날 진료할 입소자들의 정보를 체크 K방역의 성패보다 더 중요한 것 [편집국장의 편지] 이종태 편집국장 김연희 기자와 이명익 사진기자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접근 자체가 어려웠던 요양시설에 들어갔습니다. 공공의료기관인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이 요양시설에서 확진된 어르신들을 ‘방문 진료’하는 프로그램을 4일 동안 따라다녔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2월부터는 요양시설 입소 어르신들이 확진되더라도 병원이 아닌 해당 시설 내에 머물면서 인근 병원의 원격관리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안성병원의 ‘방문 진료’는, 하루 두 차례 모니터링 전화를 넘어 요양시설의 확진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첫 시도입니다. 저는 임승관 안성병원 한국이 코로나19 출구를 찾기 힘든 이유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감염내과 전문의) 해외에서 하나둘 방역 조치를 해제하며 일상을 복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한국도 곧 빗장을 풀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게 되리라는 기대감이 아른거린다. 그러나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나는 새봄에도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비관적인 의견을 제시한다면 논리가 있어야 할 터. 6가지 질문을 던지고 한국이 코로나19 유행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이유를 간결하게 서술했다. 부디 오답이기를 소망하면서.Q: 오미크론 유행은 언제 잦아들까? A: “아주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나서.”유럽과 북미 데이터를 보 또다시 ‘구급차 출산’으로 내몰리는 코로나19 확진 산모들 김연희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혹은 밀접접촉자들 가운데 ‘임신부’도 있다. 임신 기간에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하고, 이상 신호가 있으면 응급으로 병원을 찾던 사람들이다. 평상시에도 스스로와 태아의 건강에 주의를 기울인다. 아기를 낳을 때는 병원에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분만한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진자 혹은 밀접접촉자가 되는 순간 기존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다.한국 정부는 코로나19 전담병원, 재택치료처럼 코로나19 확진자를 관리하는 별도의 트랙을 운영해왔다. 임신부도 마찬가지다. 확진된 임신부는 현재 코로나19 전담병원, 2022 오미크론 시나리오: 성문 밖으로 나가시겠습니까? 김연희 기자 역사의 한 장을 살고 있다는 감각이 이처럼 또렷했던 시간이 또 있었을까. ‘코로나19’는 ‘1918 스페인 독감’에 버금가는, 아니 이를 뛰어넘는 이름이 되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의 수산물 시장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첫 장으로 인류가 겪어온 일들은 역사의 장면, 장면으로 새겨질 것이다. 2022년은 어떨까. 아직 백지로 남아 있는 이 장에 거대한 이야기의 결말이 쓰일 수 있을까.팬데믹 3년 차, 인류는 새로운 국면을 마주하고 있다. 전파력을 극단적으로 높인 돌연변이인 오미크론이 출현했다. 선진국에서는 부 나는 백신을 믿지만 왜 아이한텐 꺼려질까? 변진경 기자 백신 논쟁에 다시 연료가 생겼다. 땔감은 ‘청소년 방역패스’다. 2021년 12월3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방역패스(코로나19 예방접종 접종증명·음성확인제) 확대’ 방침을 발표했다. 적용 대상 범위를 기존 성인에서 12~18세 소아·청소년까지 넓혔다. 유예기간을 거쳐 2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현재 초등학교 6학년(12세) 이상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완료했거나, PCR 검사 음성 확인을 받은 지 48시간이 지나지 않았거나, 의학적 사유로 인한 접종 예외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김주한 (2007년부터 종이책 구독)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시사IN〉을 구독했다. 사실 읽기보다 〈시사IN〉을 지지하고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 시작한 구독이기도 했다. 뭔가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하다 이번에 큰 맘(?) 먹고 리뷰를 보내보기로 했다. 제737호 경기도의료원 임승관 원장을 인터뷰한 기사(‘위드 코로나는 경기의 끝 아닌 연장전’)를 훑어보다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 눈에 쏙 들어왔기 때문이다. “비웃을지 모르지만,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이다.”임 원장이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기 위해 가 단계적 일상회복, 정말 ‘위드 코로나’ 해도 괜찮은 걸까? 김연희 기자 정부는 백신 2차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는 11월 초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의 기점으로 잡았다. 이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도 안전한 것인가?백신접종으로 시민들이 더욱 안전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10월12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의 중증화율은 올해 1월 3.2%였으나 7월 이후에는 2%로 낮아졌다. 치명률은 1.4%에서 0.3%까지 떨어졌다(〈그림 1〉 참조). 올해 6월까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을 맡았던 윤태호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의 보호 효과는 분명히 확인되고 있다. “인정하자, 한국은 ‘위드 코로나’ 준비가 늦었다” 김연희 기자 10월4일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은 경기도 수원시 ‘코로나19 단기진료센터’에 있었다. 재택 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이곳에 들러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상황실 모니터에 비친 모듈형 병동 안에서 평상복 차림의 입소자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루 정도 입원하며 검사와 치료를 받고 증상이 회복되면 집으로 돌아간다. 이날 입소자 10명은 귀가해 재택 치료를 이어갔다. 나머지 한 명은 폐렴 증상이 있어 산소 공급 등의 처치를 하고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이송됐다.‘몸이 아플 때는 집에서 컨디션을 살피다 증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