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다툼 뒤 날아온 수천만 원 손배 소장 홍민정 (변호사) 2013년 변호사 개업 신고를 하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시민단체에서 만 10년을 일했다. 교육 관련 법과 제도 개선에 몰입하다가 공동대표 임기를 마치고 송무 시장에 발을 들이니 못 보던 것들이 보였다. 10년 전과 비교해볼 때 교육 현장에 변호사의 진입이 많아졌다. 폭력에 대한 민감성, 권리의식 신장과 더불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이 그 단초가 되었다.변호사의 조기 개입이 사건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학교 공동체를 회복으로 이끄는 모양새이면 좋으련만 최근에 들은 이야기는 달랐다. 장난으로 시작했다가 감정이 심화수학 빠지면 사교육비 줄어들까 이상원 기자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학생들부터는 제2외국어 과목만 제외하고 모두 같은 시험지로 수능을 치르게 된다. 국어·수학 선택과목은 없어진다. 사회·과학 17개 과목 중 최대 두 개를 택하는 현행 제도가 문·이과 구분 없는 ‘공통사회’와 ‘공통과학’ 응시로 바뀐다. 2023년 12월27일 교육부가 확정 발표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의 골자다.가장 주목받는 과목은 수학이다. 지난해 10월10일 대입 개편안 시안에서 언급된 ‘심화수학’이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심화수학은 미적분II와 기하 과목을 뜻한다. 시안 발표 때 교육부는 ‘절대평 ‘킬러 문항’ 대체한 함정투성이 수능 이상원 기자 “킬러 문항은 없었고 변별력은 있었다.” 2023년 11월16일 수능을 치른 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렇게 자평했다. 올해 처음으로 수능 출제 기조 분석을 한 EBS 현장교사단, 유명 학원 관계자들도 비슷한 평가를 내놓았다. 이번 수능은 2023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지시한 뒤 치른 첫 시험이다. 교육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평가원장이 교체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시험을 정부의 올해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12월26일 2023년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대입 수능시험에서 킬러 문항 의대 정원 늘어나면 ‘누가 의대에 가야 할까?’ 김연희 기자 의과대학의 문이 넓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18년째 3058명으로 동결돼 있던 의대 신입생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고2 학생들이 대학교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시점을 못 박았다. 2025년 대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내년 4월까지는 정원이 확정돼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12월 말이나 1월 초에는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적으면 300명에서 많으면 3000명까지 증원 규모가 점쳐진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확대를 저지해냈던 2020년처럼 이번에도 반대 목소 MB식 사교육비 경감은 ‘공정’인가? 이상원 기자 지난해 1인당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치다. 지난 3월 교육부와 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이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서울 일반고 학생만 놓고 보면 98만3000원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 수치마저 체감보다 낮다고 여긴다. ‘평균의 함정’과 설문조사의 한계가 원인으로 꼽힌다. 많은 이들은 오늘날 사교육비가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드러난 숫자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사교육은 그 자체로 가계 부담일 뿐 아니라 교육 불평등 문제도 부른다. 평균적으로 부모 소득이 높은 학생일수록 사교육비를 더 쓴다. 기울어진 저울 위 춤추는 사교육 이상원 기자 ‘정시가 공정하다’라는 명제는 폭넓게 지지받는다. 대학 정시모집 전형은 ‘수능으로 줄 세우기’다. 전국 단위 일제고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점수에 따라 대학에 간다. 수시모집 전형은 고교 내신성적과 면접, 논술, 자기소개서 따위의 비중이 높다. 여론은 ‘사람의 주관이 개입하지 않는 전형’인 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여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도 뜻이 같다. 2019년 문재인 정부는 2023학년도부터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16개 대학에 정시 전형을 40% 이상으로 늘리라고 권고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정 수능 5개월 전에 ‘킬러 문항’ 겨눈 대통령 이상원 기자 ‘한국은 전 국민이 교육정책 전문가’라는 말이 있다. ‘100명이 모이면 입시에 대한 견해도 100개’라고도 한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는 한 사람의 생각이 관철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수능 문제 일부가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다고 판단해, 교육 당국에 개선을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공교육 외 비문학 국어 문제와 과목 융합형 문제’를 문제 삼았다. 수능 도입 이래 정부 수반이 세부 출제 지침을 제시한 것은 유례가 없다. 시험을 불과 150여 일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교육부는 “올해 수능부터 ‘킬러 문항’을 “러시아의 테러 행위” vs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 [기자들의 시선] 이상원 기자 이 주의 보도자료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실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6월8일 ‘윤석열 정부 첫 대학별 고사 분석 결과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제가 2배 증가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 15개 대학의 논술·구술 고사 수학 문제 중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문제의 비율은 매해 늘어나는 추세이며, 2023학년도에는 이런 문항이 35.7%로 전년(18.9%) 대비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15개 대학은 모집 인원의 약 15%를 논술·구술로 선발한다. 강민정 의원실과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은 “법에 결국 철회한 ‘만5세 입학’, 설익은 정책 왜 그리 서둘렀나 주하은 기자 그야말로 ‘폭탄 발언’이었다. 7월29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든 아이가 1년 일찍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학제개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라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계획 보고를 앞두고 진행된 브리핑에서였다. 만 6세인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안이다. 대선 공약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적 없는 깜짝 정책이었다.박순애 장관은 학제개편 이유로 교육격차 해소를 들었다. 아동이 공교육 제도로 들어오는 시기를 앞당겨, 지역이나 가정 여건에 따라 발생하는 유아기 교육격차 [기자들의 시선] ‘또 총기 사고’,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의 비극 변진경 기자 이 주의 조사초·중·고 학생 4명 중 1명이 “학업 성적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감으로 자해나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실시한 경쟁교육 고통지표 설문조사에서 나온 결과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가량, 특히 영재·특목·자사고 학생 65.3%가 ‘잠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이들 60% 이상은 월평균 10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출했다. 학생과 학부모 10명 중 8명이 “경쟁교육과 입시로 인한 고통은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에 동의했다. 이 주의 사고7월4일(현지 시각) 미 학벌·스펙과 일 잘하는 능력은 무관하다 이오성 기자 학벌사회 붕괴로 우리 교육에도 봄날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단체가 있다. 이름 그대로 ‘교육의봄’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12년 동안 이끌었던 송인수·윤지희씨가 공동대표를 맡아 2020년 출범했다. 송인수 대표는 기독교 교사 단체인 ‘좋은교사운동’, 윤지희 대표는 ‘참교육학부모회’에서 활동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의기투합했고, 이제 교육의봄까지 동행하고 있다.교육의봄은 ‘학벌을 보지 않는 채용 문화’가 입시 경쟁에 찌든 우리 교육을 바꾸리라 본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그 현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플랫폼’이 되려 한다. 어느 대학 나왔나요? 묻지 않는 세상이 온다 이오성 기자 (1) 어느 대학 나왔나요? 묻지 않는 세상이 온다 https://www.sisain.co.kr/47683(2) 사교육의 괴수가 사교육 붕괴를 말하다 https://www.sisain.co.kr/47738(3)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 있나요? https://www.sisain.co.kr/47786(4) 성공하는 일은 당신을 닮았다 https://www.sisain.co.kr/47825윤석열은 최초의 서울대 법대 출신 대통령이다. 서울대 의대 출신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로 대통령이 되었다. “소수의 엘리트가 세상을 바꾼다”라고 언젠가 마스크 벗게 될 어른들, 아이들은 어쩌지? 홍민정 (학부모·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및 상임변호사) 아이와 함께 음료를 마셨다. 일곱 살 아이는 한 모금 마신 후 재빠르게 마스크를 올린다. 답답할 법도 한데 예외가 없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혼란스러웠던 지난해 9월 접했던 한 기사가 떠올랐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고 방역수칙을 잘지켜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착한 마음이 모두를 안전하게 지켜주었다. 숨기거나 예외를 만드는 어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바깥 놀이도 어려운 상황에서 잘 참아낸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다. 기특하고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스럽다. 안전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하지 않으려면 홍민정 (학부모·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및 상임변호사) 봄이다. 문밖을 나서면 화사한 꽃들이 흐드러진다. 고개를 들어 창밖만 바라보아도 위로가 되는 계절이다. 백미는 단연 벚꽃이 아닌가 싶다. 눈송이처럼 날리는 벚꽃 잎을 보면 잠시 그 순간에 멈추어 있고 싶다. 이러한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요즘 교육계에서는 벚꽃을 빗댄 비극적인 말이 회자되고 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망하는 대상이란 바로 지역의 대학들이다. 수도권에서 먼 남쪽 지역의 대학들부터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담은 속설이다. 지역 대학의 위기는 꽤 오래전부터 경고되어왔지만 제대로 된 대비책이 마련되지 못했다. 혁신학교든 아니든 중요한 건 따로 있다 홍민정 (학부모·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및 상임변호사) 이사할 집을 알아보려 신도시 공인중개사무소를 방문했다. 사무소 벽면에 크게 지도가 걸려 있다. 혁신학교라고 적혀 있는 초등학교였다. 이곳에 살면 이 초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공인중개사는 대뜸 “거기 혁신학교 아니에요. 아직 지정된 지 얼마 안 돼서 이름만 혁신학교지 비혁신학교랑 별반 다를 것 없어요”라며 말을 얼버무렸다.혁신학교임에도 혁신학교가 아니라고 열변을 토하는 공인중개사의 말을 들으니 쓴웃음이 지어졌다. 얼마 전 경원중학교 혁신학교 지정을 둘러싸고 벌어진 갈등이 떠올랐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경원중은 마을 영어유치원을 포기하는 용기 홍민정 (학부모·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및 상임변호사) 아이가 5세에서 6세로 유치원 반이 올라가면서 같은 반 친구들이 많이 바뀌었다. 새로 입학한 아이들도 있고 다른 유치원이나 기관으로 전학한 아이들도 있었다. 그중 일부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의 올바른 명칭, 영어유치원은 유아교육법상 유치원이 아니며 학원법에 따라 ‘유아를 대상으로 한 영어학원’으로 분류됨)으로 옮겨갔다고 한다. “여섯 살에는 영어유치원에 보내려고요”라는 이야기를 학부모들로부터 종종 들어왔는데 실제로 그런 움직임이 있었던 것이다.자세히 들어보니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입학부터 간단치가 않았다. 입학을 위한 레벨 ‘즐거운 순간’은 있어도 ‘결정적 시기’는 없다 홍민정 (학부모·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및 상임변호사)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데 아이가 고민이 있단다. “다른 친구들은 다 영어를 잘하는데 나도 잘하고 싶어요.” 아이의 고민은 내 고민이 되었다. 혹여나 아이의 마음이 상할까 걱정되었다. 마침 〈공부가 머니?〉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출연한 패널은 언어를 습득하는 데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있다며 나중에 배우려면 두 배 더 노력해야 하니 어렸을 때 열심히 외국어를 배워둬야 한다고 조언했다.우리는 아주 많이 그리고 자주 ‘결정적 시기’에 대해 듣는다. 언어뿐 교육 ‘개편’ 말고 교육 ‘개혁’ 변진경 기자 이른바 ‘조국 대란’을 겪으면서 교육 불평등 문제가 논의되는 영역은 전에 없이 넓어졌다. 교육 불평등 이슈가 사회·경제·정치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 늘 공기처럼 우리를 감싸고 있던 교육 불평등의 얼굴이 처음 그려졌기 때문이다. 눈 따로, 코 따로, 귀 따로 묘사되기 일쑤였던 교육 불평등의 민낯이 한 장의 몽타주로 완성됐다. 형상화된 교육 불평등 앞에서 국민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어떤 개혁인가? 이 질문 앞에서 교육 불평등 문제는 또다시 좁은 영역 안에 갇혀버렸다. 대입제도 개편, 그중에서도 수학능력시험(수능)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초등학교 3학년까지 알파벳 몰라도 괜찮은 거 맞나요 변진경 기자 경남 창원의 초등학교 1학년생 학부모 최상미씨(가명·44)는 내년 새 학기부터 아이를 보낼 영어 학원 정보를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아이를 학교에서 진행하는 방과후 영어 수업에 보냈다. 월·화·수·목·금 매일 40분 수업에 교재비까지 포함해서 월 4만5000원, 최씨가 선택한 가장 ‘가성비 좋은(가격 대비 성과)’ 영어 교육 수단이었다. 그런데 내년 3월부터는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후 영어 수업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최씨가 알아본 학교 앞 영어 학원비는 한 달 최소 20만원이 넘었다. 최씨는 무리... ‘국립대 네트워크’ 앞에 놓인 장벽 셋 변진경 기자 국립대 통합 논의의 역사는 실로 유구하다. 2001년 서울대 장회익 교수 등이 ‘국립대 협력 및 개방화 방안’을 발표한 이래 여러 형태의 국립대 통합 방안이 나왔다(아래 표 참조). ‘공동학위제’ ‘통합 네트워크’ ‘국립기초교양대학’ ‘대학연합체제’ 등 각각 명칭과 세부 내용은 달랐지만 골조는 비슷했다. 1단계, 국립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다. 2단계, 인적·물적 교류에서 시작해 공동 선발·공동 학위 수여의 높은 단계까지 다다른다. 3단계, 사립대를 통합된 국립대 네트워크에 참여시켜, 전국 대학의 협력 체제를 완성한다. 이 거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