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고립 택한 북한 축구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온사이드> 편집장) 북한과 일본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4차전은 3월26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3월20일 북한은 돌연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이 경기를 개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일본과 3차전(도쿄 원정)에서 0-1로 석패한 지 하루 뒤 일이었다. 16년 만의 월드컵 출전 가능성을 스스로 걷어찼다.일반적으로 경기 연기 요청은 전쟁이나 소요 사태, 악천후 등 선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변수가 발생할 때 이뤄진다. 북한은 홈경기 개최의 권리와 의무를 모두 갖고 있었다. 그러나 대체 장소 마련 등 의견도 내지 않은 국제분쟁 뉴스의 효용을 묻는다면 [기자의 추천 책] 김영화 기자 “한국은 국제 뉴스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 활동하는 국제연대 활동가나 외신기자들을 만나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비서구권 이슈는 주로 전쟁, 재난, 사고가 벌어졌을 때 집중 보도되고 평소에는 주변적으로만 다뤄진다는 것이다. 우리(한국)만의 관점이 안 보이고 서구의 주류 언론을 받아쓰는 데 급급하다는 비판도 늘 제기된다. 그래서인지 가끔 이런 얄궂은 반응도 만난다. ‘우리도 먹고살기 힘든데, 그 나라에서 벌어지는 사정까지 알아야 하나?’ 국제 기사를 ‘잘’ 쓰는 이들은 여기에 답한다, 어쩌면 한국 사회가 당 새 옷이 나를 아프게 한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우리는 매일 죽음을 입는다올든 위커 지음, 김은령 옮김, 부키 펴냄“유행은 짧고 부작용은 길다.”‘넘치는 생산, 빠른 폐기’를 생존 전략으로 택한 패션업계는 지구 곳곳에 옷 더미 쓰레기를 쌓아나갔다. 놀랍게도 의류업계는 또 다른 섬뜩한 방식으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독성 의류’는 2016년 미국의 한 항공사에서 새 유니폼을 지급받은 승무원들이 발진·호흡곤란·갑상선 질환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호소한 일을 계기로 세상에 알려졌다. 탐사 전문 패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화학산업 및 일부 패션 회사가 감추려 한 진실을 담았다. 섬유 콰이강의 다리에 숨은 조선인의 슬픈 이야기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멀리서 경쾌한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밀림을 행군하는 장병들이 스코틀랜드 군가 ‘보기 대령 행진곡’을 부른다. 들으면 누구나 아, 하게 되는 익숙한 곡이다. 당당히 행진하며 부대가 들어오는 곳은 타이의 정글 속 포로수용소다. 말레이에서 일본군에 항복한 영국군 포로들이 도착한 것이다. 일본군은 전쟁물자 수송을 위해 한창 철도를 건설 중이다. 험준한 협곡을 흐르는 강에 열차가 지날 다리를 건설하면서 포로들을 동원한다. 포로들은 기어코 다리를 완성한다. 그리고 완공 날, 영국 특공대가 다리를 폭파한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 한국 난민 된 미얀마 탈영 군인, “미얀마 시민혁명은 현재 진행 중” 김영화 기자 양손이 가벼웠다. 무기와 짐은 내버려두었다. 2021년 3월14일 오전 10시, 린 텟 아웅 대위(당시 29세)는 조용히 군부대를 빠져나왔다. 중국, 타이와 국경을 맞댄 미얀마 북동부 샨주에 위치한 최전방 부대였다. 탈영 사실이 발각되면 최악의 경우 그 자리에서 사살될 수도 있다. 가까운 정글로 숨어든 린 텟 아웅 대위는 며칠을 홀로 헤맸다. 사흘 동안 물 이외에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해방 구역’이라 불리는 타이 국경지대에 발을 디딘 건 14일째 되던 날. 무모하다는 걸 알았지만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권력에 이 시사IN 제856·857호 - 무엇이 총선판 흔드나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주하은 기자 기자들의 시선/변진경 기자COVER STORY IN데이터로 미리 내다본 4월 총선 결과는?제22대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며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시사IN〉이 선거 데이터 전문가 4명에게 관전 포인트를 물었다. 이들의 견해는 비슷하면서도 종종 엇갈렸고, 통념과도 달랐다.ISSUE IN 새로운 정치의 온상, 한국의 ‘기후 선거구’ 누가 ‘과잉 권한’을 남발하고 있는가 사법부 흔든 농단, 결과는 전부 무죄 ‘고발 사주 의혹 사건’ 법정 중계/고 ‘예산 전액 삭감’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의 사람들 [사람IN] 전혜원 기자 경기도 의정부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상담 창구마다 우즈베키스탄·캄보디아·필리핀·타이 등 열여섯 개 나라의 국기가 걸려 있었다. 각 나라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상담사들이 서류를 들고 온 이들의 고민을 그 나라 말로 들어주고 있었다. 이곳 상담사는 8명, 전체 직원은 18명이다. 그런데 이들이 올해 말로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 이곳 센터를 비롯한 전국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거점 9곳, 소지역 35곳) 예산이 한 해 70억원인데, 고용노동부가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이 센터들의 내년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경기도청 공무원으로 세계일주의 꿈, 돌아와서 만나는 나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 어릴 적 즐겨 부르던 동요의 한 구절이다. 둥근 지구를 걷다 보면 정말 출발한 곳으로 돌아오게 될까? 생각해보면 바로 이게 세계일주다. 세계일주는 온 세상 사람들을 다 만난 다음 처음 자리로 돌아오는 행위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기록상 최초로 세계일주를 한 것은 마젤란 탐험대였다. 1519년 9월에 스페인을 출발해 지구 한 바퀴를 돌고 3년 만에 귀환했다. 약 270명이 출발해서 18명이 돌아왔다. 마젤란도 필리핀에서 죽었다. 오랫동안 세계 누구를 죽일지 ‘추천’하는 AI, 전쟁터에 도입된 인공지능 [테크 너머] 조경숙 (테크-페미 활동가) 전쟁이 끊이질 않는다. 2021년엔 미얀마에서 내전이 일어났고, 2022년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올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무자비한 폭격을 쏟아부어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하마스가 납치한 여성들의 생사도 알 수 없다. 수많은 총탄이 오가는 사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고, 살아남은 사람들도 여전히 공포와 위험 속에 놓여 있다.지구 곳곳에서 수년간 전쟁이 계속 발발하고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 전쟁에 아무런 관심도 없을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나는 곳은 비행기를 타도 열 시간이 넘고, 아무래도 우리 사회와 관련 없어 정치가 언론을 혐오할 때 [미디어 리터러시] 최지향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사형에 처해야 할 만큼의 국가 반역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이와 같이 말했을 때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하지 못해서 한참 어리둥절했다. 우리나라가 취재, 보도 활동을 이유로 언론인을 사형시키는 나라였던가?국제 비정부기구 언론인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의 자료를 보니 1992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에서 취재 활동 때문에 죽임을 당한 언론인은 한 명도 없다. 2022년 한 해 취재 활동 때문에 수감된 언론인도 없다. 취재 활동으로 인해 독립군 폄하가 일제 강점 ‘합법화’인 까닭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20세기 일본은 우리를 두 번 점령했다. 한 번은 대한제국에 대한 식민지 강제 점령이다. 다른 한 번은 대한민국을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배제한 것이다. 일제에 의한 2차 점령이나 다름없다. 일제가 저지른 식민지 강점의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광복 78주년이 된 오늘날까지 친일 논쟁으로 나라가 시끄럽다.선조들은 일본에 의한 식민지 강제 점령에 저항했다. 을미의병에서 시작해 신흥무관학교로 이어진 투쟁으로 3·1운동 이후 마침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게 된다. 봉오동 전투는 청산리 전투와 대전자령 전투와 함께 무장투쟁 3대 김정은의 ‘국방경제사업’이 러시아 무기 수출? 김창수 (전 코리아연구원 원장) 북한의 러시아 무기 제공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반도 정세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정보가 충분하지 않지만, 맥락을 잘 파악해 헛다리 짚기를 피해야 한다.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엔은 긴급 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은 지난해 3월과 10월 두 번에 걸쳐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두 결의안은 193개 유엔 회원국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두 결의안을 반대한 나라는 각각 5개국에 불과했다. 두 결의안에 모두 반대한 나라 기계보다 못한 노동자? [기자들의 시선] 김영화 기자 이 주의 논란 ‘언론 장악’ 논란이 뒤따랐던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7월28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후보자는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에도 BBC 인터내셔널이나 일본의 NHK처럼 국제적으로 신뢰와 인정을 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는데. 사실 영국 BBC 등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공영방송사들은 TV 수신료 분리 징수 추진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지난 6월22일 세계 8대 공영방송사 대표들의 협의체인 GTF(Global Task Force for public media)는 공동성 “재난 대응의 기본 단위는 개인이 아닌 이웃이다” 김다은 기자 김동훈 ‘더 프라미스’ 상임이사는 20여 년간 24개국에서 국제구호활동을 해왔다. ‘더 프라미스’는 2007년 설립된 국제구호 협력기구로 미얀마 대홍수를 비롯해 네팔·아이티·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구호활동에 나섰다. 김동훈 상임이사는 국제적 재난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재난 전문가’가 됐다.그는 스스로를 ‘재난사회복지사’라고 칭한다. 이재민의 일상을 복구하는 ‘돌봄’이 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기후위기 시대, 대형 재난은 ‘재앙’의 형태로 시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그는 일상화한 재난 속에서 공적 재난 ‘필리핀 이모’ 들어오면 저출생 해결될까? 이상원 기자 한국인에게 300만원을 줘야 하는 일을 외국인이 100만원 받고 한다면? 정부가 외국인 가사노동자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싱가포르’ 모델을 언급했는데, 싱가포르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평균임금이 월 100만원 이하인 곳이다. 현재 국내에서 일하는 가사노동자 월급은 주 5일에 종일 근무 기준으로 250만~300만원 정도다. 노인 돌봄이나 간병, 육아 등 전문 분야는 그 이상을 받는다. 동남아시아 국가로 취업비자 발급을 확대해 돌봄 서비스 비용을 낮추자는 제안이 나온 배경이다.포문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열었다. 지난해 역사의 후퇴 앞에서 리샹란을 생각하다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지난 3월28일, 일본의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세상을 떠났다. 남긴 작품이 많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그에게 오스카 음악상을 안긴 영화 〈마지막 황제〉(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1987)의 OST일 것이다. 영화는 청나라 마지막 황제이자 일제의 괴뢰 만주국 황제를 지낸 푸이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다. 중국 현대사의 격동과 푸이의 복잡한 내면이 만나고 뒤틀린다. 드라마틱하던 영화의 호흡은 푸이의 내면으로 초점을 옮기면서 차츰 유장해진다. 황제에서 민국의 국민으로, 다시 황제로, 죄수로, 이윽고 인민공화국의 평범한 공민으로 수면 위로 올라온 로힝야 난민 송환, 미얀마 군부의 속셈은?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 지난 4월2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로힝야 난민 송환 이슈에 관한 정부 회의가 열렸다. 이웃 국가 방글라데시에 100만명 이상 체류 중인 로힝야 난민을 미얀마로 데려오는 계획 때문이다.미얀마 서부에 위치한 라카인주는 로힝야들의 본향이다. 방글라데시와는 국경을 가르는 나프강을 사이에 두고 있다. 2017년 미얀마의 로힝야 대학살 당시, 나프강을 건너는 약 80만명의 필사적 탈출 행렬은 전 세계에 적잖은 충격을 던졌다. 미얀마의 로힝야 박해 규모를 가늠케 하는 장면이었다. ‘로힝야 제노사이드’가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에 쐐기를 박은 사 기사 후~폭풍 김연희 기자 ‘집단면역=코로나19 종식’이라는 통념을 바로잡으면서 일상 회복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탐색한 변진경 기자의 ‘11월에 마스크를 못 벗어도 너무 절망하지 말기, 왜냐하면···’ 기사가 큰 호평을 받았다. “간만에 아주 훌륭한 기사를 읽었다” “감정적이지 않게, 그러나 희망을 주는 좋은 기사다. 객관성을 잃지 않으면서 현실을 잘 짚어줬다”라는 독자 반응이 이어졌다.집단면역을 우산에 비유하고, 기사 이미지에 반영한 점이 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루 빨리 내 우산을 펼쳐서 다른 사람이 내 우산 아래서, 아직 우산을 펴지 독자와의 수다 김영화 기자 독자 번호:121030061이름:최아영(37)주소:경기 고양시전화 건 사람:김영화 기자최아영 독자의 연락을 받은 건 지난 3월 말이었다.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를 응원하고 싶은데 어디다 후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메일이었다. 후원 단체 몇 곳을 알려준 뒤로 몇 번 메일이 오갔다. “지면 독자를 위해 〈시사IN〉의 미얀마 캠페인 예고란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제안부터 “한국이 왜 미얀마를 도와줘야 하는지 막상 대답하기가 어려웠다”라며 고민 섞인 후기를 보내는, 열정 가득한 독자였다. ‘#WatchingMyanmar’ 캠페인을 하는 동안 〈시사IN〉에 말걸기 김연희 기자 박준영 독자(48)는 서울 관악구에 있는 원당초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그는 교실 창문에 종이로 만든 빨간풍선들이 붙어 있는 사진을 ‘〈시사IN〉에 말걸기’ 게시판을 통해 보내왔다. “6월항쟁 수업을 미얀마와 연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사IN〉(제714호)에 끼어 있던 빨간풍선을 보고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보게 됐어요.”풍선 뒷면에는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썼다. “응원할게요.” “지켜보고 있어요.” “미얀마 파이팅, 힘든 일 곧 끝날 거예요.” “힘내라 미얀마.”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