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돌아오라” 했던 국립중앙의료원 주영수 원장의 작심 발언 김연희 기자 3월17일 일요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의대 정원을 2000명 확대한다는 정책이 발표된 이후, 주영수 원장은 발언을 자제하며 병원이 정상적 진료를 유지하게 하는 데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1개월이 넘어가고 급기야 의과대학 교수들까지 사직서 제출 결의에 나서자, 의료계 내에 상당한 책임을 가진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서 ‘역할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 밤을 고심하며 입장문을 작성했다.마이크 앞에 선 주영수 원장은 간곡한 어조로 의대 증원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의 ‘윤석열식’ 의대 증원, 정치의 빈곤을 드러내다 김연희 기자 3월 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껑충 뛰었다. 한국갤럽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조사에서 2월 첫째 주 29%였던 긍정평가가 3월 첫째 주 39%로 올랐다. 이후 36%로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한 달 사이 10%포인트 반등은 분명 이례적인 현상이다. 의대 정원 확대가 지지율 상승을 이끈 동력으로 지목된다. 같은 조사에서 긍정 평가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23%)’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여권 내부에서도 “윤석열 정부 스타일에 맞는 일”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미국 판매 금지’ 애플 워치의 운명은? [기자들의 시선] 이상원 기자 이 주의 보도자료2023년 12월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4대 사회보험료 고액·상습체납자 1만4457명의 인적 사항을 공개했다. 건강보험료 1000만원 이상, 연금보험료 2000만원 이상을 납부 기한 1년 넘게 체납한 사람, 고용·산재보험료 10억원 이상을 납부기한 2년 넘게 체납한 사람이 대상이다. 10억원 이상 20억원 미만의 건보료를 내지 않은 체납자도 3명 있다. 총체납액은 3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 감소했다. 인적 사항이 공개되면 급여 제한 대상이 되어 병원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역사 속 오늘대한 ‘의사 유인 수요’라는 자기 얼굴에 먹칠하기 [프리스타일] 김연희 기자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사들의 반대는 곧잘 ‘밥그릇’ 싸움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취재를 하다 보면 한국 의료의 현재와 미래를 깊이 고민하고, 개혁적인 보건의료단체에서 활동하는 의사들 중에도 의대 증원에 부정적인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의사가 늘어나면 불필요한 의료 이용도 늘어날 거라는 우려에서다.이를 ‘의사 유인 수요’라고 한다.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당사자인 환자는 의사만큼 알 수가 없다. 양자 간 정보가 불균형한 상태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필요한 수준보다 부풀려진 의료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현상 정부지출은 모두 국민의 세금이라는 착각 [미디어 리터러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최근 일부 언론은 지난해와 올해 공공기관에 ‘세금 100조원’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국민연금공단에 들어간 ‘혈세’만 37조원이 넘는단다. 물론 오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보도자료를 기사화했다고 하지만 잘못된 보도자료를 검증 없이 쓰는 언론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국민연금공단에 국민의 세금 37조원이 들어간 것이 아니다.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연금 가입자를 위해 지출한 금액이 37조원이란 뜻이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현재 63세가 되면 노령연금을 수급할 수 있다. 노령연금을 지급하는 실무를 하는 곳은 국민연금공단이다. 국민연금공 “윤석열 정부에선 ‘공공병원’이란 단어가 사라졌다” 김연희 기자 ‘공공의료’ 정책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방의료원을 지원하는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사업은 올해에 이어 2024년에도 2년 연속 예산 규모가 축소됐다(〈시사IN〉 온라인 기사 '코로나 때는 덕분에 라더니...공공병원 예산 95억 줄었다’ 참조). 공공병원을 키우고 공공병원의 수를 늘려 공공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려던 정책적 흐름에도 제동이 걸렸다.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필수의료 대책으로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중증 응급, 분만, 소아 진료 등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이지만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분야의 수가를 높게 책정 ‘사람 살리는 의사’를 늘리기 위해서는 김연희 기자 의사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선망받는 직종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에 몰리고, 그 문턱을 통과하면 고소득과 안정적인 지위가 보장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점점 더 열악한 처지로 내몰리는 의사들이 있다. 의료 본연의 역할이라 할 ‘생명을 살리는 과’에 종사하는 이들이다. 전통적으로 필수의료로 분류돼온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에 더해 환자의 목숨이 걸린 수술을 하는 흉부외과·신경외과 등 ‘바이탈 과’가 여기에 해당한다.현장 사정에 밝은 한 보건의료 전문가는 “병원마다 정말 몇 명 안 되는 의사들이 기피과로 불리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가” [세상에 이런 법이] 최정규 (변호사·⟨얼굴 없는 검사들⟩ 저자) 내부고발자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내부 문제를 드러내는 사람이다. 영어로 휘슬 블로어(whistle-blower), ‘휘슬’은 호루라기, ‘블로어’는 부는 사람, 즉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을 뜻한다. 내부고발자는 공동체를 위기에서 지켜내는 영웅으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내부의 문제를 숨기려는 사람들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여겨져 고초를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법이 필요하다.공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신고한 사람 등을 보호하고 지원함으로써 국민 생활의 안정과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 풍토의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 윤석열 대통령의 사회서비스 시장화 발언에 숨겨진 것들 전혜원 기자 “사회보장 서비스 자체를 시장화·산업화하고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31일 ‘사회보장 전략회의’에서 한 말이다. 보수 정부이니 시장과 경쟁을 강조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윤 대통령의 발언은 어딘가 의미심장한 데가 있다.이날 논의된 안건 중 하나가 ‘사회서비스 고도화 추진 방향’이다. 사회서비스란 시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지원하는 각종 제도를 말한다(사회보장기본법). 사회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것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시민 모두가 사회서비스를 누릴 수 2023년 간호사들이 싸우는 진짜 이유 이오성 기자 첫 번째 거부권 때와는 달랐다. 대통령의 두 번째 거부권은 일을 크게 만들었다. 농민을 상대로 한 양곡관리법 때와 달리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간호사들이 ‘준법투쟁’ 등 사상 초유의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그간 의료계에 누적돼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당장 불거진 것은 이른바 ‘PA 간호사’ 문제다. PA(Physical Assistant) 즉 진료보조 간호사는 공식적으로는 없는 직종이다. 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 채혈, 봉합, 대리수술, 기관 삽관 등 의료행위는 의사가 하지 않으면 불법임에도 이들 PA 모두가 피를 말리는 ‘소아과 전쟁’ 김연희 기자 4월23일 일요일 아침 7시30분. 신도시 지역의 한 아동병원. 약 40평 규모 대기실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어림해서 세보아도 대기실에 들어찬 사람이 120명은 족히 넘었다. 주말 아침부터 소아청소년과(소아과) ‘오픈런’을 한 보호자들과 아이들이다. 접수대 앞으로는 S자 모양의 긴 줄이 늘어섰다. 전날 입원을 기다리다가 결국 자리가 나지 않아 새벽 5시에 다시 왔다는 4세 여아의 엄마는 대기 순번 36번을 받았다. 아기띠를 두른 채 두 시간 동안 꼬박 서서 발을 구르던 한 아빠가 한숨 쉬듯 한마디를 내뱉었다. “전쟁이다.”과장이 프랑스 연금 개혁 둘러싼 정부·정당·노조의 줄다리기 파리·이유경 통신원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을 두고 프랑스 사회 내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재임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새 총리 엘리자베트 보른을 앞세워 대통령 선거 공약이던 연금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1월10일 열린 공식 회견에서 보른 총리가 발표한 연금 개혁안 상세 내용에 대해 반발이 크게 일었다. 해당 안의 골자는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나이(정년)를 62세에서 64세로 늦추고, 연금 납입 기간도 단계적으로 총 43년까지 늘리는 것이다. 이 밖에 15~19세부터 수습 기간을 포함해 일해온 ‘장기 경력 노동자’들의 노란봉투법, 한 고비 넘겼지만… [기자들의 시선] 이은기 기자 이 주의 법안‘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2월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개념과 합법 파업 범위를 확대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주도로 찬성 9표, 반대 0표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집단 퇴장했다. 이제 남은 절차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다. 노란봉투법이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인 법사위에서 60일 이상 계류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본회의 직회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절하고 더 나아간 이야기를 듣고 싶다” [시사IN 독자위원회] 김영화 기자 14기 독자위원회 리뷰 회의가 2월5일 〈시사IN〉 편집국에서 열렸다. 독자위원 정은자씨(59), 이재환씨(41), 박용석씨(33), 신다인씨(26)가 모인 세 번째 자리다. 제799~803호에서 각자가 좋았던 기사, 아쉬웠던 기사를 꼽았다. 저마다 〈시사IN〉이 좀 더 집중해줬으면 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이재환(이):건강보험을 다룬 기사(제799호 ‘건강보험 개혁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무엇을 놓치고 있나’)는 기사 자체가 굉장히 좋은 내용임에도 전달력 면에서 아쉬웠다. ‘국민건강보험 보장률’ ‘국민건강보험 재정’ 등 여러 표 섭식장애로 미끄러진 당사자가 만든 지지대 김영화 기자 섭식장애를 경험한 사람들은 섭식장애에 ‘걸린다’가 아니라 섭식장애로 ‘미끄러진다’고 표현했다. 어느 날 눈 떠보니 걸려 있는 병이 아니었다. 위험신호가 서서히 쌓이다가 어떤 순간에 툭 미끄러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거식증이나 폭식증 등 섭식장애는 정신적인 문제로 음식 섭취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다이어트 강박부터 우울증, 트라우마, 억압적 양육 환경 등 여러 요인이 거론되었지만, 어느 것 하나로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다. 오해와 편견도 그만큼 컸다.박지니씨는 1997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시절 거식증으로 미끄러졌다. 거식증이란 노년내과 의사가 말하는 느리게 나이 드는 법 김연희 기자 여기 아찔한 숫자가 있다. 현재 한국의 노인 돌봄은 50~60대가 거동이 불편해진 80대 이상 부모뻘 세대를 보살피고 간병하는 형태이다. 2022년 기준, 60대 인구(약 720만명)가 80대 이상 인구(약 220만명)보다 월등히 많지만 돌봄 인력을 구하고 돌봄 비용을 부담하는 일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앞으로 60년 뒤 지금 20대가 80대에 접어드는 2082년으로 가면 정말로 문제가 심각해진다. 약 670만명인 20대 대부분이 80세 이상까지 생존할 텐데 그때 가서 돌봄을 제공할 핵심 연령층인 0~9세 인구는 절반 수준(36 건강보험 개혁하겠다는 윤석열 정부, 무엇을 놓치고 있나 김연희 기자 장면 1. 국무회의2022년 12월13일 국무회의는 여러모로 눈여겨볼 지점이 있다. 5월 정권 출범 이후 ‘자유’라는 모호한 방향성만 되풀이하던 윤석열 정부가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정책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이틀 후인 12월15일 국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는 노동·연금·교육 등 정권 초부터 예고했던 ‘3대 개혁’을 필두로 여러 국정 개혁이 어젠다로 전면에 부상했다.정책 행보를 걷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12월13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격적으로 던진 의제는 건강보험 개혁이었다. 황혼 육아, 삶의 활력소일까 골병의 원인일까 [삶이 묻고 경제학이 답하다] 김현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 및 정책학과 교수) 맞벌이 가정(또는 한부모 가정)에 조부모의 육아 도움은 가장 든든한 우군입니다. 어떤 조부모는 육아를 위해 심지어 직장을 그만두기도 합니다. 저와 함께 일했던 간호대학 교수는 우리나라 최초로 간호학 박사를 받은 분입니다. 평생을 연구와 사회참여에 적극적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조기 은퇴를 하고 미국으로 건너가셨습니다. 이유는 손주의 탄생이었습니다. 미국에 있는 딸이 육아와 직장 생활의 병행이 거의 불가능해지자 할머니가 나선 것이었습니다.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진 할머니도 이럴진대, 보통의 할머니라면 오죽할까 싶었습니다.실제로 돌봄 문제 해결 없인 미래도 없다 변진경 기자 김용익 돌봄과 미래 이사장(70)은 한국 보건의료 개혁 역사의 산증인이다. 1990년대 의료보험 통합과 의약분업 때 핵심적 역할을 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 제19대 국회의원 등을 거치는 내내 보건의료 분야에 새로운 의제를 던지거나 제도를 개선해왔다.지난해 12월에는 4년간 맡아온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자리를 떠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퇴임 인사를 남겼다. “퇴임 후 우리 사회가 꼭 풀어야 하지만 풀리지 않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가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꼭 풀어야 하지만 부커상 후보 정보라 작가 새 단편 소설 〈상어〉 정보라 (작가)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소나무 숲 옆에 바다가 있는 곳이다. 녹색으로 울창한 소나무 숲을 나서면 새하얀 백사장이 펼쳐지고, 그 위로 푸른 하늘이 열리고 하늘과 이어진 푸른 바다가 끝없이 넘실거려 한순간 마치 다른 세상으로 차원 이동을 한 듯 아름답고 신선한 경이감을 준다.그곳에서 나는 남편과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 때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이른 봄이었다. 우리의 바닷가 산책은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았다. 초속 7미터의 얼음송곳 같은 바닷바람이 온몸을 찌르고 목덜미와 머리카락 속으로 파고들었다.남편은 다음날 또다시 입원할 예정이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