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김민하 시사평론가, 이은기 기자

★ 첫 번째 뉴스 키워드 : 국민의힘,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건의

■ 진행자 / 국민의힘이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이은기 / 오늘(1월18일) 국민의힘은 ‘이태원참사특별법(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태원참사특별법 통과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해 온 관행이 무시됐다, 특조위(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 새로운 독소조항을 만들어서 재탕, 삼탕 기획조사의 우려가 있다’ 등의 이유로 거부권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진행자 / 유가족들은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거리에 나왔죠.

■ 이은기 / 어제(1월17일) 서울에는 눈이 많이 왔는데요. 유가족들은 눈 속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특별법) 공포를 촉구하며 시청 서울광장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침묵행진을 했습니다. 오늘 유가족들은 또다시 대통령실을 찾아야 했습니다. 오늘 오후 1시쯤 유가족들은 대통령실 앞에서 거부권 건의에 반대하는 삭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특별법은 참사의 진실을 밝힐 뿐 아니라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한 법이다. 특별법 정부 이송 시 즉시 특별법을 공포하라”라고 요구했습니다.

1월18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국민의힘 규탄 및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법 즉각 공포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시사IN 조남진
1월18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국민의힘 규탄 및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법 즉각 공포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시사IN 조남진

■ 진행자 / 특별법 관련해서는 법이 통과하자마자 거부권을 행사할 거라는 보도가 대통령실발로 나온 적이 있는데요. 국민의힘에서 총선을 겨냥한 ‘이태원참사 활용법’이라고 규정한 논평도 나왔죠. 김민하 평론가, ‘총선용’ 정쟁 법안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십니까?

■ 김민하 / 총선용 정쟁 법안이라는 게 논리적으로 유효해지려면 최소한 특별법으로 구성되는 특조위가 총선 전에 활동을 해야하잖아요. 그렇지도 않고요(특별법 시행은 4월10일 총선 이후 시행된다). 그다음에 (특별법을) 여야 합의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는데, 한쪽이 뭘 응해야 합의하는 거 아닙니까? 계속 응하지 않아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내놓은 거잖아요. (민주당이) 여당이 우려했던 바를 상당 부분 반영해서, 예를 들면 특조위 특검 요구 권한을 삭제한다든지, 시점의 문제라든지 중재안을 내놓은 걸 통과시킨 거잖아요. 이것도 합의가 없다고 주장하면, 논리가 부족한 얘기다. 지금도 보세요. 이태원참사에 처음부터 책임이 분명히 있다고 얘기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어떻게 됐습니까? 수사하느니 마느니, 기소하느니 마느니. 불기소하기 좀 뭐하니까 검찰총장이 수사심의위(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을 했잖아요. 어떻게 됐습니까? 외부 전문가들이 와서 ‘기소를 하세요’라고 한 거잖아요. 이것(김광호 청장 기소)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 문제도 뭐 하나 제대로 한 것도 없으면서 이제 와서 특별법 처리하는 것조차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걸 볼 때, 해도 너무한다.

■ 진행자 / 정무적으로만 따져도, 거부권 행사는 총선을 앞둔 정부에게 부담 아닌가요?

■ 김민하 / 냉정하게 얘기해서, 만약에 이전에 ‘김건희 특검법’이나 간호법이나 양곡관리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없었고, 대통령이 다 잘하다가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해서만 거부권을 행사했다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보수 언론, 보수 세력, 보수 정치인들이 세월호 참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활용됐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해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는 분들도 이런 참사가 일어났을 때 정치권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이미 생긴 것도 냉정한 현실입니다. 그러니까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정치적인 의도가 있을 거야’가 아니라요. 정치권에서 특별법이 정쟁화되어서 오히려 유가족들이 다치지 않을까라는 마음들이 있기 때문에 ‘차라리 (거부권이) 나을지도 몰라’하는 마음을 갖는 분들이 있을 수 있거든요. 근데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거부권을 계속 행사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거부권을 행사하는 논리도 유가족들에 대한 배려나, 우리 사회와 정치가 이 참사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특별법이) 여당을 공격하기 위한, (총선을 앞두고) 정쟁하기 위한 그런 용도라고 접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거야말로 이 참사를 정쟁화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라고 받아들일 겁니다. 첫째로 일방적인 국정 운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둘째로 참사를 정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많은 시민들이 분노를 할 것이다.

★ 두 번째 뉴스 키워드 : ‘채 상병 사건’ 외압 정황

2023년 12월7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2023년 12월7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 진행자 / 1월16일 군인권센터가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관과 경찰 사이에서 오간 통화 내용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2023년 8월2일
해병대수사단 수사관 : 오늘 저희가 사건을 정확하게 인계를 드렸다고 말씀드렸잖습니까? 근데 왜 경북청에서는 인계를 못 받았다고 하는지…
경북경찰청 팀장 : 내부 검토 중에 있고요.
해병대수사단 수사관 :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말씀 다 드렸습니다. 청(대통령실)에서 분명 외압이 들어올 거라고 저희가 말씀드린 건데.
경북경찰청 팀장 : 지휘부에서 검토 중이라서…

2023년 8월3일
해병대수사단 수사관 : 저희가 범죄자 취급받으면서 지금 압수수색 당하고 있습니다. 왜 경북경찰청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십니까? 사람이 죽었습니다. 사실 규명을 위해서 그 책임자를 찾고, 진실 밝히고, 이게 뭐가 잘못되었습니까? 무슨 근거로 사건 기록이 그렇게 가야 되고, 왜 경북경찰청에서는 이첩받았다고 정정당당하게 말을 못 하시고,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이거 나중에 밝혀지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는 겁니까. 우리는 겁이 안 나서 이렇게 했습니까? 겁났으면 이렇게 말도 안 했습니다. 주지도 않았습니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모든 걸 솔직하게 다 털어놨지 않습니까. 진실을 이렇게 왜곡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세상이 무서울 줄은 몰랐습니다. 사건이 거기로 가면 철저하게 수사를 좀 해주십시오. 무고한 해병대원 한 명이 죽었습니다.
경북경찰청 팀장 : 알고 있습니다(흐느낀다).

■ 진행자 / 지난해 8월2일과 8월3일 통화 내용을 연이어 들으셨는데요, 현직 경찰관이 흐느끼면서 통화가 끝나네요. 어떤 상황이죠?

■ 이은기 / 첫 번째 통화는 지난해 8월2일에 이뤄진 통화인데요. 지난해 7월31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수사단의 수사보고서에 결재하고, 다음날 돌연 번복한 이후에 유재은 법무관리관 등 국방부 관계자들이 해병대 수사단에게 직접 연락을 걸어 이첩 보류나 혐의자 제외 등을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해병대수사단은 ‘수사외압’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예정대로 지난해 8월2일 10시30분경 경북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했는데요. 그런데 국방부 검찰단이 19시20분경 사건을 다시 가져갔고, 20시15분경 해병대수사단 수사관이 경북경찰청 담당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따지는 내용입니다. 두 번째 통화는 지난해 8월3일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대령)이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되고 국방부 검찰단이 해병대수사단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해병대수사단 수사관이 경북경찰청 팀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경북경찰청의 침묵에 항의하는 과정입니다.

■ 진행자 / 기사로만 보다가, 목소리로 들으니까 그게 주는 힘이 엄청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김민하 평론가, 해당 녹취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김민하 / 어이가 없죠. 애초에 해병대수사단은 채 상병 사망의 원인을 철저히 밝히기 위해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했고요. 군에서 그런 사건(군 내 사망사건)을 조사하면 자꾸 은폐하고 축소하니까 (사망의 원인이 되는 범죄를 인지했을 때) 경찰에 넘겨야 되지 않습니까? 이첩을 하면 그걸로 끝나야 되는데, 국방부 검찰단이 와서 다시 갖고 가지 않습니까? 이걸 왜 가져가요? (경찰이) 주면 안 되는 거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해병대수사단에서 항의하는데 경찰 실무자는 할 말이 없죠. 그리고 결국은 경찰이 수사해야 되니까 적어도 거기에 대해서만큼 확실히 해달라고 요구를 하는 건데 경찰이 확답할 수가 있나요? 윗선에서 수사를 제대로 안 하려고 마음을 먹고 개입을 하는 (정황이 있는)데. 확답을 못 하니까 우는 거죠.

■ 이은기 / 지난해 8월2일 오후 19시20경에 이미 국방부 검찰단에서 해병대수사단이 넘긴 자료를 가지고 갔지 않습니까? 그 이후에 오간 통화인데요. 수사관이 왜 인계를 못 받았다고 했냐고 물으니까 경찰이 이유를 말하지 못해요. “지휘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했는데, 이런(경찰 지휘부의 개입이 의심되는) 상황인 거고요. 이렇게 국방부 검찰단이 자료를 다시 가져간 뒤에,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건을 재검토했거든요. 그 뒤 해병대수사단의 조사와 달리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대상자가 8명에서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을 제외하고 2명으로 줄었습니다.

★ 세 번째 뉴스 키워드 : 국회의원 끌어낸 대통령실

1월18일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해 끌려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1월18일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해 끌려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방 일정에 참석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입까지 막히면서 쫓겨났다는 소식이 있네요.

■ 이은기 / 오늘(1월18일) 윤석열 대통령은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참석했습니다. 전북 전주을 지역구의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이 자리에 있었는데요. 윤 대통령과 주요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과정에서 강성희 의원이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라고 큰 소리로 외치니까, 경호원들이 강성희 의원을 제지하면서 행사장 밖으로 끌어내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진보당은 “윤석열 정부의 무도함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폭력을 동원해서 끌어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입법부에 대한 중대한 모독 행위이자 국민을 무시한 오만한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강성희 의원이 “대통령 손을 꽉 잡고 놔주지 않은 채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등 연이어 소리를 질렀다”라면서 강 의원을 끌어낸 건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는데요. 국민의힘은 강 의원을 향해 “전북도민을 비롯해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평론가님, 어떻게 보셨나요?

■ 김민하 / 대통령님은 너무 담이 작은 것 같아요. 소리 지른다고 (경호원들이) 국회의원의 입을 막고 그렇게 끌어내요? 영상을 보시면 아실 텐데, 목소리가 약간 높아지긴 했겠죠. 그런데 경호원들이 충분히 제지하고 있었고요. 대통령이 계속 앞으로 갔으면 그 상황은 정리가 됐을 겁니다. 근데 굳이 뒤에서 소리가 난다고 틀어막고. MBC 기자가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문답) 하다가, 대통령이 들어가는데 (‘뭐가 악의적이에요?’라고) 소리를 한 번 친 적이 있잖아요. 그랬더니 도어스테핑을 안 해버리잖아요. 등 뒤에 소리 지르는 게 그렇게 싫은가요? 그 정도는 대통령이 감내해야 하는 정도 아닐까요? 그것도 못 하게 하면 여기가 민주사회입니까? 더군다나 국회의원의 특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요. 그 지역 국민들이 선출해서 국회의원이 되신 분이 등 뒤에서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정도의 얘기를 하면, 대통령이 그냥 듣고 혹시라도 경호원들이 과잉 제재하면 그러지 말라고 얘기를 하는 게 지도자지, 끌려 나가는 데 신경도 안 쓰면 되겠습니까? 저는 늘 실망하지만 더 크게 실망하고 매일 새롭게 또 실망하고 그러면서 슬픔에 빠집니다.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 PD, 김세욱·이한울 PD(수습)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민하 시사평론가, 이은기 기자

기자명 이은기 기자 다른기사 보기 yieu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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