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민하 정치평론가

“류호정 탈당? 밉다기보다 섭섭해… 의정활동까지 다 부정해서는 안 돼”
“새로운선택과 미래대연합은 정의당에 류호정·박원석 ‘이적료’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소명으로서 진보 정치 끝나… 5~7% 득표 받는 ‘정치 낭인’ 되고 싶지 않은 것”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 비논리적인 비판”
“조국과 정의당이 같이 할 수 있겠나… 비례 전문 위성 정당의 길 갈 수 없어”

■ 김준우 / 안녕하세요. 위기의 정당,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준우입니다.

■ 진행자 / 1월15일 탈당 선언한 류호정 의원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 김준우 / 밉다기보다 섭섭할 수 있죠. 시민과 유권자, 당원들에게 사과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로는 최근 몇 달간 류호정 의원의 정치적 언어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전의 의정활동까지 저희가 다 부정할 건 아니라고 봅니다. 젊은 여성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생겨난 불편부당한 오해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국민의힘 탈당한 김용남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하듯이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 이렇게까지 얘기할 건 아니죠.

■ 진행자 / (류호정 의원) 공천과 관련한 반성문은 당 차원에서도 내나요?

■ 김준우 / 여러 차례 사과드렸고, 최근 심상정 전 대표도 따로 메시지 내고, 거듭 사과 메시지가 나갔죠. 부족하다고 하신다면 또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이제 의원직 승계되는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소개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마저 사과하는 게 적절한가 싶고요.

■ 김민하 / 21대 임기가 얼마 안 남았잖아요. 노동운동가 출신 국회의원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이 짧은 기간 동안 특별히 뭔가 보여줄 수 있을지…. 정의당에 있어서는 의원 한 명 숫자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일일 수 있으나 국민 입장에서 보면 크게 인상 깊은 일은 아니지 않나.

■ 진행자 / 냉정하시네요(웃음). 김준우 위원장님, ‘정의당이 이적료를 받아야 한다’ 같은 이야기도 하셨잖아요.

■ 김준우 / 그럼요. 위자료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긍정적인 언어로 이적료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류호정 의원이 가는) 새로운선택에도 받아야 하고, (박원석 전 의원이 합류한) 미래대연합에도 받아야 하고. 또 뭐 더 있지 않을까요? 여기저기.

■ 진행자 / 탈당이 더 있을 거다?

■ 김준우 / 또 가면 안 되죠. 새로운선택이랑 미래대연합 합치면 또 받을 수 있지 않을까(웃음).

정의당 탈당 의사를 밝힌 류호정 의원과 새로운선택 조성주 공동대표가 1월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탈당 의사를 밝힌 류호정 의원과 새로운선택 조성주 공동대표가 1월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민하 / 어느새 ‘왜 저분이 저기 있지’ 싶은 분들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비대위원장이 자꾸 이적료 이런 얘기하는 거는 재밌자고 하는 얘기지만 또 쿨해질 필요도 있다고 보고요. 살다 보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죠. 그러다가 또 언젠가 만날 수도 있고, 그런 자세도 가끔은 필요한 것 같아요. 만나고 찢어지고 하는 거를 하도 많이 경험하다 보니까 이제는 뭐, 모르겠습니다. 아무렇지 않네요. 그런 걸 봐도.

■ 진행자 / 그렇지만 대표(비대위원장) 입장에서는 그렇게만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류호정 의원이나 탈당하시는 분들과는 이야기를 좀 나눠보셨나요?

■ 김준우 / 박원석 전 의원은 제가 연락해서 지난해 12월 초에 만났어요. 나갈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런저런 게 다 ‘김준우 부덕의 소치다’ 다행히 그렇게 얘기하시는 분은 없어서…. 제가 ‘0번 책임자’는 아니니까요.

■ 김민하 / 그런데 정의당은 왜 지금 이런 상태일까에 대한 의문이 있거든요. 쪼개지더라도 왜 사방으로 흩어질까.

■ 김준우 / 다양한 분들을 포용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나 싶고요. 정의당이 다양성이 보장되고 있었던 건데, 글쎄요. 제가 봤을 때는 (당 나간 분들이) 또 제3지대에서 다 만날 수도 있어서 아직 알 수 없죠.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소명으로서의 진보 정치가 아니라 현실 정치 감각 속에서 낙선만 거듭할 수 없다, 윗세대 진보 정치인의 ‘정치 낭인’ 같은 삶을 재방송하고 싶지 않다, 그런 마음이 담겨있는 것 아닌가 싶고요. 나가는 분들 이야기나 새로 간 당에서 강령이나 노선 이런 걸 보면 대부분 정의당 안에서도 다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들입니다. 남은 것은 연대 혹은 연합의 대상과 관련된 부분 하나였는데요. 결국 ‘어떤 정치가 하고 싶은가’보다는 세력화를 하고 싶은 거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요. 그런 판단도 할 수 있죠. 비난하는 게 아니라 5~7% 득표하는 정당의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게 가장 솔직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 김민하 / 흔히 ‘양지바른 곳 찾아 떠났다’라고 하잖아요. 지금 그렇게 본다는 거죠?

■ 김준우 / 그런데 거기도 음지야. 음지에서 음지로(웃음).

■ 김민하 / 정의당은 왜 양지바른 곳이 되지 못합니까? 지금 양지바른 곳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될 거라는 의미나 확신이나 자기최면이나 뭐든 간에 믿음이 있으면 남을 텐데, 그게 지금까지 진보 정당이 동력으로 삼아왔던 것이기도 하고요. 왜 이 시점에서는 없어졌을까요? 그런 것도 한번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 김준우 / 지금 새로운 선택 하시는 분들 보면 당내 소수파 모임이에요. 당내에서 본인 리더십을 행사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때 나가는 선택을 한 거거든요. 동시다발적으로 나왔다는 점이 좀 특이할 만한 일이긴 한데,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소수파들이 다 뛰쳐나온 상황에서 거꾸로 이야기하면 진보정당만의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당 대표 중심의 일원적, 일극적 체제의 정당 정치 구조에서 생겨날 수 있는 문제도 있지 않을까. 물론 다른 한편으로는 진보 정치 자체의 전망 없음에 대해서도 뼈아프게 반성해야죠. 진보 정치 스스로가 혁신 과제를 수행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 필요가 있는데, 막상 안에서 하려니까 힘들어요.

■ 진행자 / 정의당은 또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에도 시달리고 있잖아요. 류호정 의원 역시 그런 말을 탈당의 변으로 남겼고요.

■ 김준우 /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왔을 때 정의당이 어떻게 했죠? 저희는 당론으로 가결했습니다. 정말 ‘2중대’라면 어떻게 그렇게 했겠습니까? 가덕도 특별법은 정의당만 반대 표결했습니다. 기본소득당이랑 진보당도 반대하지 않았어요. 그런 면에서 보면 분명 저희 철학과 가치의 노선에서 차이가 있고요. 물론 또 교집합이 있죠. 노란봉투법과 쌍특검법 저희가 발의했고, 민주당이 따라왔잖아요. 그럼 우리가 아니라 민주당이 ‘2중대’ 아닙니까?(웃음) 그러니까 그런 프레임으로 모든 것을 해석하다 보면 모순이 생긴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슨 일을 했는지, 무슨 사인에 어떤 표결을 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하면 되는 거죠. 공수처를 선거법이랑 바꿔 먹었다는 평가도 있던데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은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당론이에요. 정의당은 당론을 찬성한 거예요.

■ 진행자 / 류호정 의원에게 하는 말이라고 이해해도 될까요?

■ 김준우 / 네, 뭐 그분을 포함해서 모든 ‘2중대론’ 주장자들에게 얘기하는 거죠. 용혜인 의원이 비례연합정당 띄우면서 요즘 그런 질문들 많이 나오던데, 저희가 조국 전 장관이랑 같이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못 할 것 같은데요. 결국 용혜인 의원도 정의당과 뭘 같이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요. 무엇보다 비례 전문 위성 정당이라고 하는 노선에 대해서 저희는 마땅치 않죠. 고민은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이 같이하자고 했는데 정의당이 발로 찼죠. 자강의 길을 걸었어요. 저희가 넘어가지 않고 버텼기 때문에 지금 준연동형을 살리네, 마네 논의가 아직 남아 있는 거죠. 이쯤 되면 이낙연 신당이나 이준석 신당이 우리한테 특별당비라도 내야 하는 것 아닙니까(웃음). 고 노회찬 전 대표님이 2016년 총선에서 창원 성산 지역구 차원에서 연대를 했고 당선이 됐죠. 그걸 ‘2중대’라고 할 겁니까? 노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때 한명숙 총리랑 단일화해서 오세훈 당선 1등 공신이라고 욕먹었던 분이에요. 오히려 심상정 의원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시민 후보랑 단일화했죠. 그런데 김문수 지사가 당선됐어요. 제 말은, 그냥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되는데 저희를 비판하는 논거들이 잘 안 맞아서 제가 어디까지 해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희가 다 잘했다는 게 아니라.

■ 김민하 / 정치라는 게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해명하고 그렇게만 안 되거든요.

■ 김준우 / 하여튼 선거제도가 후퇴하면 그 책임은 양당에 있는 것이라는 저희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1월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집배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집배관 보건안전 및 복지 지원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1월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집배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집배관 보건안전 및 복지 지원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민하 / 액션이 필요할 때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하면 결국 ‘2중대론’의 늪에 더 빠지는 것 아닌가 싶고요.

■ 진행자 / 비대위원장 되신지 두 달 됐어요. 총선 출마도 고려하고 계십니까?

■ 김준우 / 당이랑 논의 중입니다. 나간다고 해도, 안 나간다고 해도 거짓말일 것 같은데요. 당 안에서도 제가 들어와야 한다는 사람, 빠져야 한다는 사람, 여기 있어야 한다, 저기 있어야 한다 다 의견이 달라요.

■ 진행자 / 정의당은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 김준우 / 네. 이낙연-이준석 연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렇지 않으면 현역의원들이 많이 탈당할 것 같지 않아요. 그보다도 저는 기호 순번제를 폐지하고 싶어요. 교육감 선거처럼 랜덤으로 나오는 게 맞지 않나 싶고요.

■ 진행자 / 혹시, 민주당에서 영입 제안 받으신 적도 있으신가요?

■ 김준우 / 늦여름에 선배 변호사가 (민주당에서) 정치할 생각 없냐고 물어보긴 했죠. 제가 정의당이라고 했더니 사과하시더라고요(웃음). 우리 당의 낮은 인지도와 저의 낮은 존재감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김민하 / 그건 영입 제안이라고 볼 수 없죠. 아무튼 제가 체감하기로는 정의당의 총선 결과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 같아요. 이번 선거가 잘 안되면 당의 명운도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 김준우 / 저희 내부의 위기감도 상당합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 생태적 전환이나 기후 위기 관련 고민을 제일 진정성 있게 하는 세력이 교섭단체까지는 아니더라도 국회 내에 분명히 존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사회적 불평등이나 노동 문제에서도 결국 꾸준히 할 정당이 어디겠습니까? 저희랑 비슷한 법이 민주당에서 발의가 많이 되지만, 차이가 있죠. 민주당은 당론이 아니지만 저희는 당론인 거고. 정의당이 한국 사회 새로운 지향이라고까지 평가하지 않으실 수 있지만, 한국 사회 퇴행을 막을 마지막 지렛대로는 아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 PD, 김세욱·이한울 PD(수습)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김민하 시사평론가, 이은기 기자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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