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0일 새벽, 신현영 의원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었습니다. 신 의원은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으로 '재난의료지원팀(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 DMAT)' 훈련 경험을 살려 구조에 참여했습니다. 긴급 환자 이송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보건복지부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잘했는지 등을 짚어봅니다. 민주당은 진상 규명과 참사 수습을 위한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를 꾸렸습니다. 신 의원은 해당 대책본부 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 방송 : 시사IN 유튜브 〈정치왜그래?〉(매주 화요일 저녁 7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최한솔 PD
■ 대담 :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참담한 사고 현장… 대한민국의 모습이라고 믿을 수 없어”
“서울, 경기권 거의 모든 병원 재난의료지원팀 전문가 총출동”
“의료진에 대한 안내나 지시 부족한 상황, 막대한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나 우려”
“CPR 등 구호 및 처치 상황이 그대로 노출된 현장, 열악하고 취약”
“행안부와 보건복지부가 얼마나 원활하게 소통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살릴 수 있었던 사람들… 최선의 의료 지원받았는지 여부 다시 살펴봐야”
“병원 한 곳에 몰린 환자 수십 명,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 결과”
“100% 예방 할 수 있었던 사고, 정부와 지자체의 무능한 대응이 불러온 참사”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현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진행자 / 10월30일 새벽 이태원 참사 현장을 지원하셨습니다. 

☏ 신현영 / 이전에 일했던 병원에서 ‘재난의료지원팀(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 DMAT)’에 있었습니다. 대형병원마다 응급 구조, 또 재난 의료에 전문성 있는 팀을 구성하게 돼 있습니다. 평소 정기훈련을 통해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을 받습니다. 국가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여러 병원에 재난의료팀의 지원 구조 요청하게 되는데요.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도 중앙응급의료센터 요청이 있었고, 제가 일했던 병원이 그 병원 중 하나로 지정됐기 때문에 팀원으로서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 진행자 / 현장에 도착하신 시간이 새벽 1시40분쯤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나요? 

☏ 신현영 / 상당히 참담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 가기 전까지 영상으로 CPR(심폐소생술)을 산발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상황이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는데요, 현장 또한 그랬습니다. 제가 재난 현장에 투입됐을 때 봤던, 예전에 2005년에 해외에서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응급 구조를 갔다가 본 것이 데자뷔처럼 생각났는데요. 이번에 제가 투입됐던 그 시간은 1차로는 서울재난의료팀이 긴급 환자와 응급 환자가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투여된 시점에서는 비응급 환자인 경증 환자를 살피는 일, 그리고 이미 사망으로 판명이 난 희생자들이 체육관에 모여 있는 상태였는데요, 병원과 장례식 안배 이런 부분에 대한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 진행자 / 경증 환자는 어떤 처치를 받았습니까?

☏ 신현영 / 경증 환자들이 의료 천막 앞에서 덜덜 떨면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병원으로 이송할지 여부를 결정해 처치하고 귀가를 돕는 정리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재난 현장에서 구호 상황이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통제가 허술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구조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변에 많은 핼러윈 인파들이 여전히 왔다 갔다 하면서 다 지켜보셨거든요. 열악하고 취약한 상황이 마음 쓰였습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옆에 설치된 임시분향소에 한 시민이 적은 추모글. ⓒ시사IN 이명익

☏ 진행자 / 이렇게 많은 CPR 환자를 의료인으로 맞닥뜨려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 신현영 / 없죠. 저도 젊은 의사이기 때문에 의사 면허 단 이래로 국내에서 이런 재난 현장, 그리고 참사 현장에 참여한 기회가 많지는 않습니다. 정말 비통한 심정입니다. 특히 젊고 건강한 젊은 세대에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는 점이 저희로서도 충격적입니다. 현장에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역할 했는지는 다시 한번 리뷰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살릴 수 있는 환자가 최선의 의료 지원받았는지, 또 이송은 적절했는지 부분 역시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 진행자 /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느끼셨던 부분이 있다면?

☏ 신현영 / 이런 상황에서는 소방과 응급 의료를 지휘하는 부처 간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동시다발적으로 피해자와 희생자가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을 우선순위로 살필 것인가, 이런 부분의 현장 총지휘와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16개 재난의료지원팀도 일사불란하게 우선순위를 가지고 대응을 할 수 있는데요. 16개 팀이라고 하면 서울 경기권 모든 병원의 전문가들이 다 왔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런데도 이 의료진들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었고, 미흡했다고 할 수 있고요. 일단 저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어디에 어떻게 투입돼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나 지시가 없었습니다. 눈치껏 알아서 현장에서 구조를 도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요. 그런 점에서 아무래도 지체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진행자 / 컨트롤타워는 소방 당국인가요?

☏ 신현영 / 원칙적으로는 재난의료지원팀이 현장에 도착하면 총지휘는 해당 지자체 보건소장입니다. 용산구 보건소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고요. 이분이 정말 재난과 응급에 있어서의 지휘와 통제를 할 만큼의 역량이 되시고 경험이 있으신 분인지, 그런 것들을 잘 현장에서 수행하셨는지, 그리고 소방과 응급 의료의 소통은 제대로 됐는지, 이런 부분은 아직 평가하기가 어려운 시점입니다. 소방은 행안부가, 응급의료는 보건복지부 관할입니다. 이 두 부처가 얼마나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희생자들의 골든타임을 지켰는지 같은 부분은 면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 진행자 / 사고 직후에 긴급 환자 이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두고도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장과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병원 한 곳에 환자 84명이 몰렸고 그중 대다수가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는 건데요. 응급 병상이 30개인 병원에 너무 많은 사상자가 몰린 점, 그리고 치료가 시급한 긴급 환자가 현장과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됐어야 하는 점 등이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 신현영 / 중요한 지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런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가용 가능한 인력과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우선순위에 두고 ‘한 사람이라도 살려야 된다’ 이건 모든 응급과 재난 상황에서 의료진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실제로는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한 병원에 사망자가 많이 몰렸다고 보고요. 특히나 우리가 이송할 수 있는 병원들, 가장 가까운 병원에 응급환자가 이송되려면 현장에서 환자 상태가 제대로 파악이 돼야 하고, 이 부분을 소통하면서 병원에 연계 및 이송돼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과 소통 체계 구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묻히지 않도록 꼭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현장에서 의료진이나 구조 인력이 투입되기 전에 일반 시민들이 CPR을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 신현영 / 마음이 뭉클하면서도 안타까웠습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이런 시민들의 참여가 재난을 극복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많은 시민이 그 현장을 날 것으로 목격하고 있었다는 점이 안타깝고요. 기본적인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 역시 꼭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조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김흥구

☏ 진행자 / 참사 이후 행안부 장관과 용산구청장의 발언이 논란입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번 사고가 경찰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 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했고,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라고 했습니다. 

☏ 신현영 / 그 발언은 정확하게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용산구청장의 무능을 드러내는 발언입니다. 이번 참사는 100% 예방 할 수 있는 사고였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판단이 아니고, 현장에 있었던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그 좁은 골목에 일방 통행하도록 통제만 제대로 했더라도 이런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는 게 현장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지금 진상 규명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사고에 대한 원인 분석이 되어야 하겠지만, 충분히 예방 가능한 사고였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그렇기 때문에 행안부 장관과 용산구청장은 사과는 물론 국민을 위로하는 발언을 했어야 된다고 봅니다. 해당 발언들은 그분들이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망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책임과 사과가 없으면 유가족들을 비롯해 전 국민이 다 같이 트라우마와 쇼크에 빠져있는 상태에서 회복은 요원하겠죠. 

☏ 진행자 / 행안부 장관이나 용산구청장의 논리는 지자체가 주도한 축제가 아니기 때문에 조치를 할 게 없었다라는 거잖아요?

☏ 신현영 / 무책임한 변명입니다. 재난안전법에 보면 국가와 지자체는 ‘국민의 안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어떠한 장소에 있든 보호받아야 하고,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려고 장관을 하고 구청장을 하는 것 아닙니까? 행안부 장관과 용산구청장의 말은 그 자체로 본인들이 정말 무능하다는 것, 그리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사 표명이라고 이해하고 있고요. 당장은 사건을 수습하고 위로의 시간을 가져야겠지만, 책임자들의 안이한 인식에 대해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국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립니다.

☏ 진행자 /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를 꾸렸습니다. 대책본부 위원이신데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요?

☏ 신현영 / 10월31일 첫 번째 회의를 했는데요. 발생하지 않았어야 하는 사고이고 관리 미숙으로 발생한 사고라고 규정하고 싶습니다. 기존에도 이태원은 많은 축제가 있었고 주최 측이 없었던 경우도 상당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죠. 그렇기 때문에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진상조사단을 통해 진상 규명을 할 거고요. 지금으로서는 피해자, 부상자, 그리고 희생자에 대한 사고 수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선의 사고 수습을 돕고 유가족을 위로할 것입니다. 사건 발생 이후의 대처는 충분했는지,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선 어떠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지, 전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명 장일호 기자·최한솔 PD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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