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보랬더니 손가락을 보는 사람들 전혜원 기자 11월23일.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엔젤릭버스터(엔버)’의 뮤직비디오 ‘샤이닝 하트(Shining Heart)’가 공개됐다. 11월25일. 젊은 남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남초 커뮤니티)에서 뮤직비디오 속 엔버의 손동작에 주목하는 이들이 등장한다. 영상에서 엄지와 검지로 ‘집게손’ 모양을 만드는 대목이 있는데, 이것이 남성들의 여성혐오를 성별만 바꾸어 그대로 돌려주는 ‘미러링’을 내세운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해당 로고는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비하하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1 오늘 하루 당신의 스마트폰 사용량은? 임지영 기자 오랜만의 제주 여행이었다. 추억을 남기고 싶었던 고용석씨는 ‘무기’를 정비했다. 스마트폰에 각종 ‘카메라 필터’ 앱을 설치하고 커다란 보조배터리를 준비해 공항으로 향했다. 비행기 티켓부터 촬영하려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행 사진을 다시 본 적이 있나?’ 수천 장을 찍어도 SNS에 올릴 몇 장을 제외하고는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순간 결심했다. 여행 중에는 하루에 세 장만 촬영하기로.그로서는 큰 결심이었다. 명함도 받은 즉시 촬영해 보관할 정도로 ‘찍는 인간’이었다. 평소처럼 여행하다가는 풍경을 제대로 보는 ‘불법 촬영 규탄’ 리트윗은 어떻게 계약 종료로 이어졌나 [테크 너머] 조경숙 (테크-페미 활동가) 어떤 콘텐츠든 세계관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세계적 스타 BTS도, 슈퍼히어로가 날아다니는 마블 코믹스도 저마다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세계관은 이 세계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는지, 이 세계가 당면한 과제는 무엇인지를 담고 있다. 그렇게 세계관이 구성되고 나면, 캐릭터에게도 비로소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목표가 생겨난다. 이러한 세계관은 게임에서 더 적극적으로 사용된다. 게이머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게임의 세계관을 차근차근 이해할 수 있고, 게임 회사에서도 미리 구축해 놓은 세계관을 통해 일관성을 지닌 신규 콘텐츠(이 “남성 과학자로서 차별당한다” 노벨상 수상자의 오류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콘스탄츠 호수는 스위스·독일·오스트리아 3개국과 접하고 있는, 중서부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다. 이 호숫가에 자리 잡은 마을 중 하나인 독일 린다우에서는 매년 초여름 유명한 행사가 열린다. 린다우 노벨상 수상자 회의(The Lindau Nobel Laureate Meeting, 린다우 회의)가 그것이다. 1951년 시작되어 7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 모임에는 해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30~40명과 젊은 연구자 수백 명이 참가한다. 일주일간 이어지는 강연과 토론에서 수상자들과 차세대 연구자들이 어울려 의견을 나누고 소통한다 시사IN 제831호 - 진흙탕 빠진 '잼버리 사태'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전혜원 기자 기자들의 시선/임지영 기자COVER STORY IN왜 잼버리 앞에서 무능하고 무력했나논란으로 가득한 새만금 잼버리가 조기 철수로 막을 내렸다.‘개발의 마중물’로 기능한 잼버리는 한국식 지역개발 모형에 경종을 울린다. 유치부터 철수까지, 주요 국면을 톺아봤다.ISSUE IN 방통위 독립성 정말 문제없을까? 엔데믹 선언했는데 확진자 왜 또 늘어? 학부모는 어쩌다 공공의 적이 되었나 “뻔한 얘기 하지 말고 취재를 많이 해달라” ‘전장연 논란’ 되짚어보니… 노동자가 만든 인플레? 기업이윤 주도 ‘탐욕 인플레’!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2021년 말 영국 〈가디언〉에 인플레이션에 관한 이단적 주장이 실렸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이사벨라 웨버 교수의 칼럼이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응하려면, 미국이 2차 대전 당시 실시했던 것과 같은 ‘전략적 가격통제’가 필요하다고 썼다. 아니면, 기업들이 가격인상으로 이윤 급등을 계속 누리도록 놔두든지.이 글이 발표된 후 많은 경제학자들이 역사가 보여주듯 가격통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웨버 교수를 비판했다. 진보적 거시경제학자 크루그먼까지 “나는 자유시장 광신자는 아니지만, 그건 매우 멍청한 아이디어”라는 “경쟁은 좋지만, 부정행위는 그렇지 않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경쟁은 좋지만, 부정행위는 그렇지 않다(Competition is fine, cheating is not).”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7월6일(현지 시각)에 남긴 트윗.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회사 ‘메타’가 새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 ‘스레드(Threads)’를 내놓자, 트위터를 표절했다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겨냥해 법적 대응을 예고. 스레드 가입자는 닷새 만에 1억명 돌파. “지금처럼 거짓 정치 공세가 계속되면 사업을 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7월10일 한 “빨리 5·18 유가족 단체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수사받고 나와서 빨리 5·18 유가족 단체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3월28일 미국 뉴욕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저 같은 죄인이 사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이렇게 말해. 지난 3월14일부터 SNS를 통해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그는, 3월17일 유튜브 생방송 도중 마약 추정 약물을 복용. “심리 상태가 사실은 완전히 삐져 있는 상태다. 간식도 일단 안 먹는다는 표현을 확실히 하고….”3월23일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해 서울 광진구 일대를 다니다 붙잡힌 얼룩말 ‘세로’의 디지털 프로젝트 페이지 소개합니다 김은지 기자 ■ 올해의 인물/사진〈시사IN〉은 2016년부터 ‘기사’ 대신 ‘사진’으로 꾸린 송년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서지현, 김미숙, 정은경을 비롯한 ‘올해의 인물’은 물론이고 그해 꼭 기억해야 할 순간을 기록한 사진과 작가들의 짧은 에세이를 함께 소개합니다. 그해에 일어난 큰 사건부터, 미처 보지 못하고 매만지지 못했던 시간까지. ‘작가의 눈’으로 본 세상을 모았습니다.■ 장점마을의 17년이명익·장일호·나경희 기자가 2020년 2월 한 달 동안 장점마을에 살면서 기록했습니다. 주민 3명 중 1명(전체 88명)이 암으로 숨지거나 투병 중입 “댓글 쓰려면 전화번호 남기세요” 악플 막을 수 있을까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나는 일본 도쿄의 한 대학에서 평화학 강의를 한다. 매년 학생들에게 주로 어디서 뉴스를 보는지 물으면, 일본 ‘야후! 뉴스’와 ‘라인 뉴스’라는 대답이 가장 많다. 많은 학생들이 정보 탐색을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한다. 한번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이건 문제다 싶은 게 뭐가 있나요?” ‘도가 넘는 비방·중상’이라는 대답이, ‘악플로 누가 죽었어요’라는 탄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2022년 11월 중순부터 일본 ‘야후! 뉴스’에 댓글을 쓰려면 휴대전화 번호를 등록해야 한다. 이 기후활동가들의 ‘특별한’ 시위, 본질에 앞서는 논란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2018년 11월22일, 스위스 서부 도시 로잔에서 있었던 일이다. 스위스 양대 은행 중 하나인 크레디스위스의 로잔 지점에 20대 초반의 청년 12명이 들어왔다. 테니스복을 입고 손에는 테니스공과 라켓을 든, 은행 고객으로는 보이지 않는 차림이었다. 이들은 간이 테니스 네트를 은행 로비에 설치하더니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다. 진지한 경기는 아니었다. 한동안 놀던 청년들은 로비에 앉아 준비해온 현수막을 펼쳤다. ‘크레디스위스는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로저, 당신은 그것을 아는가?’로저는 얼마 전 은퇴한 스위스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를 이태원 참사 사진 정말 독자가 제공했을까? [미디어 리터러시] 조선희 (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감시팀 활동가) “[속보] ‘핼러윈’ 이태원, 대규모 압사 사고 발생.” 10월29일 자정에 가까운 시각. 제목뿐인 뉴스 속보를 보고 놀란 나는 SNS를 열어보고 더욱 놀랐다. 옮겨 적을 수 없는 ‘이태원 참사’ 현장 상황 사진·영상이 모자이크 처리도 되지 않은 채 업로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팔로나 구독을 하지 않아도 내 관심사와 위치, 최근 인기 게시물 등을 기반으로 여러 콘텐츠를 보여주는 인스타그램 탐색 탭, 유튜브 쇼츠 탭을 통해 보게 됐다. 문제라고 여겨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트위터·페이스북 등 여러 SNS를 통해 사고 사진·영상을 볼 수 영국인들이 ‘한글’ 덕질하는 이유 나경희 기자 벽에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한 포스터에는 아이돌 팬클럽이 공연장에서 흔드는 야광봉이, 다른 포스터에는 엄지와 검지로 만든 ‘손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두 포스터 모두 정중앙에 한글로 ‘한류!’라고 쓰여 있었다. 그 아래에 작은 글씨로 ‘HALLYU! The Korean Wave’가 적혀 있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언어학과 한국어학을 가르치고 있는 조지은 교수는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열리는 전시 포스터인데 영어보다 한글이 더 윗줄에, 더 큰 글씨로 적혀 있었다.조 교수가 전시 포스터를 보고 발걸 [기자들의 시선] ‘선거 개입 중단하라’, 노조원 폭행한 승려들 주하은 기자 이 주의 범죄말 그대로 무자비한 폭행이었다. 8월14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앞에서 박정규 민주연합노조 조계종지부 기획홍보부장이 승려 두 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노조가 촬영한 영상에는 승복을 입은 승려가 경찰의 제지를 뿌리치고 박 부장에게 발길질을 하는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박 부장은 전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선거 개입 중단을 촉구하던 참이었다. 한 승려는 박 부장을 향해 인분을 뿌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주의 트윗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다시 한번 입방정을 떨었다. 8월17일(현지 전 세계 풀뿌리 운동 에너지원 BTS 팬덤 ‘아미 액티비즘’ 김영화 기자 방탄소년단(BTS)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최근 천착한 주제 중 하나는 ‘왜 아미(Army·BTS 공식 팬클럽)들은 정치·사회 활동에 참여하는가’이다. 2020년 7월 미국 인종차별 반대 운동 ‘Black Lives Matter(BLM)’는 아미의 정치적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한 계기였다. 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BLM 운동에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기부하자 아미가 이 행렬에 동참했다. 하루 만에 1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이 모였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우리는 흑인 아미를 사랑한다(#We Love Bl 그룹 활동 중단 BTS의 마지막 메시지, “Stop Asian Hate” 임지영 기자 왜 방탄소년단(BTS)이었을까. ‘아시아계·하와이원주민·태평양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5월)’ 마지막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찾은 BTS는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를 근절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BTS의 전속 무대가 된 그날의 분위기를 전하며 ‘주요 우선순위를 환기시키기 위해 유명인의 힘을 활용한 백악관의 최신 사례’라고 정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권운동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할 당시를 회상하며 “유명 아티스트는 사람들을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스웨덴에선 진짜 밥때 손님 밥 안 준다고?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처음에는 이게 왜 얘깃거리가 되나 싶었다. ‘스웨덴에서는 밥때가 되어도 손님에게 밥을 주지 않는다더라’는 내용의 글이 2주째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비(非)스웨덴인들의 경악, 스웨덴인들의 인정과 변명, 양쪽에서 한발 물러선 사람들의 ‘그게 왜 문제냐’라는 의아한 반응까지, 논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소셜미디어를 넘나들며 퍼졌다. 신문, TV 등 일반 미디어도 이 흐름에 올라타 다양한 분석을 내놓는 중이다. 한국의 소셜미디어에서는 ‘스웨덴에서는 손님에게 밥을 안 준다더라’는 식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히 말하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가리키는 것 전혜원 기자 일론 머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우주선 회사 ‘스페이스X’를 동시에 운영하는 기업가다. 팔로어가 9500만명이 넘는 트위터 중독자이기도 하다. 그의 트윗 하나에 주가나 코인이 폭등하거나 폭락한다. 수많은 투자자들을 팬으로 거느린 그는 “현대 자본주의의 우상”이라 할 만하다(〈이코노미스트〉). 그런 그가 또 다른 논쟁의 중심에 섰다. 다름 아닌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다.머스크는 지난 4월21일(현지 시각) 440억 달러(약 55조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가, 한 달도 되지 않은 ‘실버 취준생 분투기’의 나머지 조각을 찾아서 변진경 기자 지난해 11월, 온라인 공간에 글 한 편이 돌았다. 제목은 ‘실버 취준생 분투기’.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글은 내가 62세에서 65세까지 겪은 취업 분투기다.” 환갑 나이를 넘어 취업 전선에 뛰어든 이순자 작가(69)는 세탁공장 수건 접기, 백화점·건물 공사장·병원 청소, 어린이집 주방 업무, 가정집 아기 돌보미, 요양보호사 등의 일을 하며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적었다. 이 글은 ‘2021 매일 시니어문학상’이라는, 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이 매년 주최하는 문학 공모전에서 논픽션 부문 수상작 5편 중 하나로 당선되었다. 스위스, 중립 포기하고 우크라이나 지지 선언한 까닭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스위스가 장고 끝에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제재를 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스위스는 중립국임을 내세우며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안에 며칠 동안 동참 의사를 밝히지 않고 버텼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뒤늦게나마 서구 세계와 한 배에 올라탔다. 2월28일 이냐치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은 EU가 현재 러시아에 부과 중인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며 “우리는 예외적 조치가 취해져야만 하는 예외적 상황에 처했다”라고 말했다.여기서 예외란 중립을 포기하고 한쪽 편을 들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