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연합뉴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연합뉴스

인사가 만사다. 인재를 잘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걸 잘 풀리게 한다는 뜻이다. 방통위원장에 검사 출신을, 그것도 7월에 적임자라며 권익위원장에 앉힌 사람으로 ‘돌려막기’ 하는 인사는 어떤가. 12월6일 방통위원장에 내정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말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읽어보았다. ‘제1조(목적)’는 이렇다. ‘이 법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권익 보호와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방송·통신 분야의 전문성, 방통위의 독립성을 강조한다.

김 내정자는 방송·통신 분야와 관련이 없는 비전문가다. 강력·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방통위원장에 검사 출신이 내정된 건 이례적이다. 그런 그를 방통위원장에 지명한 건 대통령과의 인연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검사 시절, 그는 대통령의 직속상관이었다.

방통위는 독립적 운영이 강조된다. 상임위원 5명이 논의하는 합의제 기구이다. 대통령이 2인을 지명하고, 국회가 3인(관례상 여당 1인, 야당 2인)을 추천한다. 그런데 지금 방통위에는 국회 추천 위원이 한 명도 없는 비정상 상태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업무 능력, 법과 원칙에 대한 확고한 소신, 균형 있는 감각으로 방통위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낼 적임자”라고 인사 배경을 밝혔지만 과연 그러한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김 내정자는 검찰 재직 시절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 다스 차명재산 의혹 등을 무혐의 처리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7년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했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3차장검사가 재수사를 이끌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되었다. 김 내정자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고 주요 자리에 검찰 출신이 임명되고 있다. 이번 호 김동인 기자의 기사에 등장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그중 한 명이다. 검사 출신인 그는 2022년 6월 금감원장이 되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취임 이후 금감원이 금융회사를 불러 개최한 간담회가 2022년에 37차례, 올해는 43차례다(2020년 6건, 2021년 26건, 2022년 1~5월 13건이었다). ‘점령군 같다, 군기 잡는 듯하다’는 말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 나라의 능력자는 검찰에만 있나? 인사가 만사? 인사 하면 검사(檢事)다.

기자명 차형석 편집국장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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