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 월요일 저녁 8시 이언주 전 의원이 시사IN 유튜브 〈언주유골〉에 출연합니다. 거대 양당을 모두 경험해 본 사람의 눈으로 보는 한국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요?

■ 방송 : 시사IN 유튜브 〈언주유골〉(2·4주 월요일 저녁 8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이은기 기자
■ 대담 : 이언주 전 국회의원

6월12일 시사IN 유튜브에 출연한 이언주 전 의원. ⓒ언주유골
6월12일 시사IN 유튜브에 출연한 이언주 전 의원. ⓒ언주유골

“정권의 꼭두각시 노릇하는 국민의힘이 문제를 협의하지 않고 정쟁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제기가 괴담이라고? 국민 무시해서는 안 돼”
“외교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여당, 중국 시장은 버리는 건가?”
“실패한 MB 정권 대언론 정책 관여했던 이동관. 돌아와서는 안 돼”
“대통령의 권력 길어야 5년, 여당이 꼼짝 못 할 이유 없어”

■ 진행자 / 6월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관석·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어요.

■ 이언주 / 저는 체포동의안 자체를 폐지하면 좋겠어요. 사실 국회에 물어볼 필요가 없는 거기도 해요. 어차피 영장실질심사는 다시 하니까요. 권력이 국민의 대표인 의회를 탄압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건데, 지금은 국민들이 일단 그 부분에 대해 크게 동의를 안 하고요. 국회의원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워요. 이건 사실 검사가 판사한테 설득해야 할 문제지,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나와서 설명할 필요가 없어요. 법무부와 의회가 싸우는 꼴이 되잖아요. 아무리 여당이어도 기본적으로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거든요. 근데 지금 여당은 완전히 정권의 꼭두각시처럼 되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것 하나하나가 다 정쟁화될 수밖에 없어요. 객관적으로 판단 할 수가 없는 거죠. 체포동의안이 특권이라서가 아니라 비생산적이어서 폐지하자고 말하고 싶어요.

■ 진행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돈 봉투 받은 걸로 지목되는 민주당 의원 20명이 여기 이 자리에 있고 표결에도 참여한다.”

■ 이언주 / 부적절한 표현이죠. 자칫 ‘검찰당’과 ‘민주당’의 대결처럼 보일 수 있잖아요. 오해를 안 받으려면 너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게 좋아요. 법무부장관이 정치인처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죠.

6월12일 국회 앞에서 전국어민총연맹과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주최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집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6월12일 국회 앞에서 전국어민총연맹과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주최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집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 진행자 / 오늘 또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앞서 시운전 연습을 2주간 진행한다는 보도가 있었죠.

■ 이언주 / 전형적으로 정치적 이해타산만 따져서 국민이 완전히 왕따가 된, 국민이 사라져 버린 이슈라고 생각해요. 합리적인 결론을 내기 위해 토론하는 게 아니라 싸우고 있잖아요. 불안해서 이런저런 문제를 제기하는 전문가한테 괴담이라고 얘기하고요. 그런 태도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겠어요. 일단 이 오염수 방류 문제는 한국 입장에서는 절대 반대해야 할 일이고요. 위험 정도는 사람에 따라 낮을 수도, 높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누군가한테는 100%의 위험일 수 있어요. 축적되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준치에 미달한다는 말도 함부로 하면 안 돼요. 정부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막겠다’ ‘국민을 지키겠다’ 이게 입장이 돼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국민을 굉장히 무시하는 거죠. 그래서 이 문제는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이슈가 됐어요.

■ 진행자 / 한국 안에서나 여당 야당이 구분돼 있지, 밖에서는 사실 한 나라잖아요.

■ 이언주 / 그래서 역할 분담을 해야 해요. 특히 외교에서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이나 일본 눈치를 너무 과도하게 많이 보고 있잖아요. 그런데 중국은 우리 입장에서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시장이거든요. 그러려면 사이가 지금처럼 나쁘면 안 돼요. 그럴 때 야당하고 잘 이야기해서, 활용해야죠. 야당 대표가 중국 대사 만난다고 화낼 게 아니라, 우리가 지금 상황이 이러저러하니 중국에 잘 좀 얘기해주라고 해야 국익에 도움이 되는 거잖아요. 독일의 사회당과 기민당이 그렇게 치고 빠지고 하면서 각각 역할을 했다고요.

■ 진행자 /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외교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모양새에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우리나라를 침략한 중국 대사한테 굽신거리는 이재명 대표에게 화가 난다”라고 했어요.

■ 이언주 / 일본한테 굽신거리는 것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렇게 얘기하면 민주당에서 당장 이렇게 나오지 않겠냐고요. 일본한테 굽신거리는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화가 난다고. 그런 말이 대체 이 상황에 무슨 도움이 됩니까. 큰 틀에서 국익은 함께 추구해야 하는 거잖아요.

■ 진행자 / 후임 방통위원장이 6월15일 전후로 임명될 거 같아요.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분이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입니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지켜야 하는 자리에 현직 대통령실 인사가 직행한 전례가 없어서 논란이 되고 있죠.

■ 이언주 / 저는 윤석열 대통령 주변에 참 사람이 없나 보다 싶어요. 이동관 이분이 그리고 언제 적 사람이에요? MB 정권이 15년이 다 됐어요. 실패한 정권, 혹은 평가가 좋지 못했던 정권에서 한 자리씩 했던 사람들이 15년 만에 나타나서 자리 차지하는 모습, 특히 젊은 사람들이 이런 거 용서하면 안 돼요. 얼마나 우습게 보는 거예요.

■ 진행자 / 나중에 공개된 MB 정부 당시 청와대 문건을 보면 정권의 비판적인 보도를 ‘문제적 보도’로 낙인찍고 국정원을 이용해서 공영방송 기자들을 사찰하고 그랬잖아요. 저항하는 언론인들은 해직당하거나 징계받았고요.

2008년 10월11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정정길 대통렬실장, 이동관 대변인(맨 왼쪽)과 함께 회의를 하고있다. ⓒ시사IN 포토
2008년 10월11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정정길 대통렬실장, 이동관 대변인(맨 왼쪽)과 함께 회의를 하고있다. ⓒ시사IN 포토

■ 이언주 / 이분이 MB 정부때 대변인부터 시작해서 수석까지 대언론 정책에 다 관여하셨던 분이에요.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당시에 가장 문제가 있었던 것 중 하나가 언론 정책이었고요. 이제 와서 보면 종편도 만들고 어떻게 보면 언론장악을 뜻대로 한 셈이에요. 윤석열 정부는 지지율이 안 나오는 이유가 언론 장악을 못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그래서 ‘기술자’를 찾아낸 게 이동관인 거 같아요. 둘 다 한심하죠. 언론 장악 안 돼요. 우리 국민들이 언론 자유를 탄압하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합니다. 보수든 진보든 민주주의 퇴행을 용납해서는 안 돼요.

■ 진행자 / 이동관을 임명할까요?

■ 이언주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할 것 같아요. 윤 대통령이 여론이 나빠졌다고 물러선 적이 없잖아요.

■ 진행자 / 아들 학폭 논란이 있었던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때는 자진사퇴 형식이긴 했지만 물러나긴 했죠.

■ 이언주 / 본인이 물러서지 않는데 사람을 물리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 거 같아요. 결국 또 민주주의 문제로 돌아와요. 대통령이 누구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았습니까? 국민에게 받았잖아요. 그런데 이 권력을 남용하는 겁니다. 이건 용납해서는 안 돼요.

■ 진행자 / 대통령실에서는 인사청문회 때문에 인사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제도 자체를 공격하는 거죠.

■ 이언주 / 야당도 이런 건 잘 좀 막았으면 좋겠어요. 여당도 양심이 있으면 얘기 좀 하시고요. 옛날 같으면 한두 명은 당론과 다른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요즘은 정말 아무도 없어요. 그런 게 너무 놀라워요. 전부 다 패거리가 돼 가지고…. 15년 전에 실패한 사람이 다시 나타나서 무언가 해보겠다는 것이 용인되는 정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큰 틀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기관이 국회예요. 생각이 달라도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고요. 대통령 탓만 할 게 아니라 국회가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서는 좀 더 유능해져야 해요. 국회에는 여당도 포함돼 있고요.

■ 진행자 / 총선이 얼마 남지 않다 보니 더 각을 세우는 것 같아요.

■ 이언주 / 대통령 권력 5년입니다. 거기에 꼼짝 못 할 이유가 없어요. 국회가 힘을 모으면 대통령의 부당한 압박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요. 특히 여당에서 목소리가 좀 나와야 해요. 어차피 공천 많이 못 받으실 겁니다. 당장의 공천 신경 쓰지 말고 길게 봐야죠. 다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떨어지면 다시 기회가 있지만, ‘윤핵관’한테는 또 한 번의 기회는 없습니다.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셔야죠.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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