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로봇에서 답을 찾다
  • 군마·교토·도쿄 전혜원 기자
  • 호수 630
  • 승인 2019.10.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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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은 로봇과의 공존으로 인구문제의 답을 찾으려 한다.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의 발전이 임금 및 경제성장에 긍정적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시사IN 조남진오기쓰 다케키 군마대 차세대모빌리티사회구현연구센터 부센터장이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본 인구는 10년 전부터 줄고 있다. 2058년부터 1억명 이하로 떨어진다. 세계에서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한국의 인구구조는 20년 간격으로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 일본이 마주한 사회문제는 한국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 일본은 로봇에서 인구문제의 답을 찾으려 한다.

고령화는 도시보다는 농어촌 등 지방에서 빠르게 진행되기 마련이다. 도쿄에서 북서쪽으로 2시간30분 거리인 군마현도 그중 하나다. “산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70대 할아버지가 90대 할머니를 자동차로 모시고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버스, 택시 같은 공공 교통수단이 운전기사 부족으로 취약해지고 있다. 지방에 계신 분들의 이동수단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오기쓰 다케키 군마대 차세대모빌리티사회구현연구센터(이하 군마대 연구센터) 부센터장의 말이다.

일본에서 버스는 일반 기업이 운영한다. 인구가 줄면서 연간 수송 인원이 정점이던 1968년의 40%까지 떨어졌다. 지방 버스회사일수록 적자다. 운전기사도 구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고령자들의 생활 이동수단으로 자율주행차가 주목받고 있다(자율주행차는 로봇의 일종이다). 군마대는 2016년 12월부터 나고야, 후쿠오카, 요코하마 등 30개 지역에서 자율주행 실험을 했다.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실용화가 목표다.

군마대 연구센터가 주력하는 부문은 자율주행 자동차 중에서도 ‘마을용 버스’다. 오기쓰 부센터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모든 지역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목표로 한다. 자율주행차의 사고율을 ‘0’으로 만드는 것은 아직 기술적으로 어렵다. 지금 일본 고령자들이 원하는 건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아니다. 여기 군마에서 도쿄까지 운전하지 않고 갈 수 있는 차가 아니라, 집 근처의 역이나 병원, 슈퍼마켓으로 갈 이동수단이 필요하다. 일본 전역에 신호등이 20만 개 있는데, 이 신호등을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이) 모두 인식하는 건 쉽지 않다. 군마 어느 마을의 역에서 가까운 병원 사이의 길에 있는 신호등은 많아도 수십 개에 불과하다. 일본 전역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자율주행차가 아니라, 한정된 지역 안에서 확실히 움직이는 신뢰성 높은 자율주행 시스템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다.”

ⓒ시사IN 조남진군마대 연구센터 고미네 치히로 연구원이 자율주행 시범을 보이고 있다.

2020년까지 1000억 엔 투자

군마대 자율주행 버스 위에는 레이저 센서가 달려 있다. 레이저를 쏘아서 돌아오는 반사광으로 주변 환경을 본다. 그 밑의 검은색 카메라가 신호를 인식한다. 뒤쪽에 붙어 있는 GPS로는 주변의 상태 또는 자기 위치를 파악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에 버스를 맡기기 전에, 인간 운전자가 먼저 정해진 코스를 따라 버스를 운전해놓는다. 이 같은 인간의 주행 방법을 기준으로 군마대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핸들을 움직이고 속도를 조절한다. 버스가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해 궤도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사전에 주행한 궤도에 맞추는 방식이다. 군마대 연구센터의 ‘자율주행’ 노선은, 어떻게 보면 매우 ‘보수적’이다(39쪽 상자 기사 참조).

군마대 연구센터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직접 타봤다. “자동운전을 개시합니다”라는 기계음이 흘러나오자 고미네 치히로 연구원이 핸들을 놓았다. 핸들은 스스로 움직여 우회전을 했다. 출입구에 다가가자 일단 멈췄다. 보행자가 없음을 확인하고 고미네 연구원이 버튼을 누르자 다시 출발했다. 일본 곳곳에서 자율주행 실험을 해온 고미네 연구원은 “가끔 무서울 때도 있다. GPS 신호를 사용해서 움직이는데, 그게 약하면 핸들이 흔들흔들…. 그럴 때는 핸들을 꽉 붙잡아준다”라고 말했다.

GPS 신호가 약해지는 등의 이유로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될까? 오기쓰 부센터장은 “밖에 있는 보행자가 무모한 행동을 했는지, 차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센서가 성능을 발휘할 수 없었는지, 아니면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어서 사고가 난 건지, 자율주행 기록 데이터를 잘 분석해서 그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게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실험 운행 중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다행히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다. 오기쓰 부센터장이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도 세웠다. 사고가 또 난다면 법률적 책임은 누가 질까? “차를 교도소에 집어넣어도 아무도 반기지 않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자율주행에 중대한 잘못이 없는 한 개발자 자신이 처벌받지 않도록 하는 법을 만들고 있다(중대한 잘못이 있을 경우에는 개발자가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사람의 생명이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여차하면 언젠가 교도소 신세를 져야 할지도 모른다’고 항상 경계하며 제대로 된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어갈 생각이다.”

ⓒ시사IN 조남진미야시타 다카히로 ATR 지능로보틱스연구소장

오는 2050년 일본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정점이던 1995년의 60% 수준으로 줄어든다. 노동력 부족은 일본이 로봇에 투자하는 핵심 이유이다. 일본 정부의 로봇혁명실현회의는 2015년 ‘로봇 신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관민이 1000억 엔(약 1조1100억원)을 투자해, 일본 내 로봇 시장을 2015년의 4배인 총액 2조4000억 엔(약 26조6407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은 1970년대 이후 산업용 로봇의 최대 수출국이다(‘제조 노동자 1만명당 로봇 이용 대수’는 한국이 2011년 일본을 제친 이후 8년째 압도적 1위다). 산업용 로봇이란 공장에서 생산과 품질검사 등을 담당하는 자동화 설비를 말한다. 인간이 가까이 가기에는 위험한 로봇이다. 야스카와 전기, 화낙 같은 기업이 유명하다. 최근에는 이런 기업들이 사람과 섞여서 일할 수 있는 ‘협동 로봇’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에 식재료를 채워넣는 로봇이 대표적이다.

교토에 있는 국제전기통신기초기술연구소(Advanced Telecommunications Research Institute International, ATR)는 사실상 국책 연구기관이다. 일본 통신산업을 이끄는 NTT(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 등 111개사가 이 회사의 주주다. 총예산 중 약 70%가 정부에서 나온다. 제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보다 연구 결과를 일본 산업계에 제공하는 기업이다. 미야시타 다카히로 ATR 지능로보틱스연구소장은 현재 일본 로봇 산업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일본이 산업용 로봇에서는 거대한 시장을 구축했지만, 이미 들어갈 곳은 다 들어간 상태다. 대기업이나 벤처기업은 산업용 로봇 외의 로봇(인간들 사이에 섞여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학 등 연구기관만 관심을 가졌는데, 이제는 서비스 로봇이 일반 사람들에게 도달하고 있다.”

일본의 서비스 로봇 중 가장 유명한 것은 2014년 출시된 소프트뱅크의 페퍼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공지능이다”라고 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일본의 노동력 부족을 해소할 대안으로 로봇을 제시해왔다. 소프트뱅크에 따르면 기업 2500곳 이상이 페퍼를 도입했다. 한 초밥 체인점은 입구에서 안내하는 직원으로 전국 지점에 페퍼를 ‘고용’했다. 일본 요양원 약 500곳에서도 페퍼가 노인들에게 게임과 일상 운동, 기본적인 대화를 제공한다. 일본에서 노인 돌봄 인력은 2050년에는 필요 인력보다 38만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EPA2017년 8월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로봇 스님 페퍼가 불경을 외우는 등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서비스 로봇이 아직 인간의 필요를 제대로 채워주는 것 같지는 않다. ‘페퍼 렌털 계약을 갱신할 것이냐’는 물음에 기업 27곳 중 4곳만이 ‘갱신 예정’이라 답했다는 보도도 있다. 유행도 시들하고, 다국어 기능은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로봇 종업원이 일한다고 <기네스북>에 등재된 나가사키현의 ‘이상한 호텔’에도 ‘로봇 정리해고’ 바람이 불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지난 4월7일 보도했다. 이 호텔의 로봇 종업원은 2017년 243대였으나 현재 128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벳푸 온천에 가려면 전차를 어디서 갈아타느냐’ ‘낚시터를 예약해달라’ 등 고객의 수많은 요청이나 질문에 응답하기에는 로봇 인공지능의 회화능력이 부족했다고 한다. 오히려 전기를 충전하거나, 인터넷을 연결하는 등 로봇의 수발을 드는 데 일손이 들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로봇이 저출산 고령화의 해결책 중 하나라는 데는 일본 사회 전반의 공감이 있는 듯하다. 외국인 이민이 당장 크게 늘어날 전망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ATR 지능로보틱스연구소는 ‘환경지능’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미야시타 소장은 “로봇이 자신의 행위에 주변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면 사회에서 일하지 못한다. 특정 장소에서 사람의 움직임을 보고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 환경지능이다”라고 설명했다. “‘붐비는 곳에 서 있으면 민폐’라거나 ‘우리 가게의 영역은 여기까지’라는 등 이른바 ‘분위기를 읽고’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지능이 환경지능이다.” 미야시타 소장에게 환경지능을 장착한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게 되느냐고 물었다. “음, 대체라… 그래도 역시 일손이 부족하다. 고용할 수 있다면 사람을 고용하고 싶다는 분들이 더 많다. 인력이 부족한 부분을 떠맡는 것이 로봇이 되지 않을까.”

스마트폰, 로봇이 대체할 것

사회문제 해결을 떠나서라도, 일본은 사랑받는 로봇을 많이 배출한 애니메이션 강국이다. <철완 아톰>(한국 제목 <우주소년 아톰>)의 팬이어서 로봇을 만들거나 연구하게 된 이들이 적지 않다(앞서 자율주행차를 연구하는 오기쓰 부센터장도 그중 한 명이다). 실제로 아톰과 닮은 얼굴의 로봇을 만들어 연이어 히트를 친 기업가도 있다. 다카하시 도모타카 로보개러지 대표(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특임준교수)다. <철완 아톰>을 보며 로봇 과학자를 꿈꾼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이미 바퀴로 이동하는 로봇을 만들었다. 대학을 다니며 두 발로 걷는(이족보행) 로봇을 개발했다. 로보개러지는 1인 기업이다. 다카하시 대표가 설계, 디자인, 부품 제작, 프로그래밍 등 전 과정을 도맡아 한다. 제품 양산과 판매는 다른 기업과 협업한다. 그는 스스로를 ‘로봇 크리에이터’라 칭한다.

ⓒ시사IN 조남진다카하시 도모타카 로보개러지 대표(도쿄대 특임준교수)가 자신이 만든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그는 스마트폰을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믿는다. 무슨 말일까. “지금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을 별로 사용하지 않잖나. 강아지나 고양이, 금붕어나 거북이에겐 말을 걸어도 애플의 시리에겐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이야기한다고 해도 신뢰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이런 형태(스마트폰 모양)니까. 만약 이걸 사람 모양으로 만들고 움직이게 하면, 감정이입을 함으로써 스마트폰에는 없는 애착 관계가 형성된다. 여행 가서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도 아이폰과 ‘같이 갔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로봇이라면 체험을 공유한다는 개념이 생긴다. 서비스 폭이 훨씬 넓어진다.”

실제로 그는 최근 로봇형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2013년에는 일본 데아고스티니를 통해 출시한 ‘로비(Robi)’가 누적 판매 15만 대를 기록하며 대히트를 쳤다. 주간지 형태로 판매하는 <주간 로비>의 매호 부록으로 제공하는 부품을 독자가 직접 조립해서 완성하는 로봇이다. 전체 70호의 부품을 모아야 한다. 마지막 호의 부록은 ‘로비의 마음’이라는 이름의 SD 카드(우표 크기의 플래시메모리 카드)다. 로비의 키는 34㎝, 무게는 1㎏이다. 다카하시 대표가 로비를 불렀다. “로비 군, 이리 와.” 로비가 답하며 몸을 일으켰다. “알았어! 일어날게. 영차!” “자기소개해.” “나는 로비야! 많은 부품을 조립해 만들어졌어! 이야기하면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어.” “춤춰.” 음악이 나오고 로비가 몸을 흔들며 춤을 추었다. 그리고 말했다. “즐거웠어!”

다카하시 대표가 전자기업 샤프와 3년에 걸쳐 개발한 로봇형 스마트폰이 바로 ‘로보혼(RoBoHoN)’이다. 키 19.5㎝, 무게 390g으로 로비보다 훨씬 작다. 하지만 엄연한 이족보행 로봇이다. 스마트폰 기능이 들어 있다. 다카하시 대표가 로보혼을 불렀다. “이리 와.” 로보혼이 답한다. “알았어, 걸을게. 설게!” “뭘 할 수 있어?” “전화, 메일, 이야기하기, 사진 찍기 할 수 있어. 날씨나 뉴스도 알 수 있고, 걷거나 노래할 수도 있어!” “사진 찍어줘.” “알았어! 나 힘낼게.” 기자는 엉겁결에 포즈를 취했다. “찾았다! 웃어! 하이, 치즈!” 다카하시 대표가 “거꾸로 서봐”라고 말하자 로보혼은 “알았어, 간다!”라고 말한 뒤 물구나무서기를 선보였다.

2016년 처음 출시된 로보혼은 지금까지 1만 대 이상 팔렸다. 기능이 적은 버전은 7만9000엔(약 87만6000원), 전화로 사용 가능한 버전은 18만 엔(약 199만8000원) 정도다. 다카하시 대표는 “로봇 하나만을 위해 부품이나 센서를 사려면 비싼 데다 품질도 좋지 않다. 스마트폰의 기존 공급망을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고 성능 좋은 부품으로 로봇을 만들어 보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도 TV처럼 점점 팔리지 않고 있다. 기술적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다음 혁신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의 연장선에서 로봇을 제안해간다면 스마트폰 산업도 계속 성립되고, 좋은 로봇도 보급할 수 있다. 아직은 스마트폰 쪽이 더 편리해서 많이 쓰지만, 점점 로봇으로 옮겨갈 것이다.”

ⓒ시사IN 조남진도쿄의 작업실에서 만난 이시다 겐지 브레이브로보틱스 대표는 변신하고 하늘을 나는 로봇을 만드는 게 꿈이다.

<철인 28호> <도라에몽> <건담> 등 일본의 사랑받는 로봇 애니메이션 중 하나가 ‘용자 시리즈(선라이즈, 다카라, 나고야TV, 도큐 에이전시가 1990~1997년에 제작한 일련의 로봇 애니메이션)’다. 이시다 겐지 브레이브로보틱스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 ‘용자 시리즈’의 ‘덕후’가 되었다. 회사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 그가 보기에, 21세기인데도 ‘거대 변신 로봇’이 없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였다. “(거대 변신 로봇이 없다고 해서) 누구도 곤란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냥 그렇게 계속 말하면 누가 믿어줄 것 같았다(웃음). 최근에는 소프트웨어도 다 로봇이라고 부르는데, 나에게 로봇이란 정해져 있다. 일단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고, 사람이 타야 한다. 거대해야 한다(이유를 묻자 ‘건담이 18m’라는 답이 돌아왔다). 자동차나 비행기로 변신해야 한다.”

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그는 스스로 해결했다. 혼자서 로봇을 공부해 스물한 살에 소형 이족보행 로봇을 만들었다. 스물두 살에 인간형에서 자동차형으로 변신하는 로봇을 만들었다. 2014년, 그는 브레이브로보틱스를 차렸다. 소프트뱅크 계열사 아스라텍과 협력해 4m 높이의 거대 변신 로봇 ‘제이다이트 라이드(J-deite Ride)’를 만들었다. 아스라텍의 ‘수석 로봇 크리에이터’ 요시자키 와타루 씨가 개발한 로봇 제어 소프트웨어 ‘브이시도(V-Sido)’가 사용되었다. 건담의 메커닉 디자이너 오카라와 구니오 씨가 디자인한 이 로봇은 사람 2명을 태운 채 자동차에서 로봇으로, 로봇에서 자동차로 변신한다. ‘사람이 타는, 사람 형태의 거대 변신 로봇’을 만들었지만, 이시다 대표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합체를 해야 한다. 그리고 하늘을 날지 않으면 안 된다. 아직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일본 주택마다 있는 차고지에 변신 로봇이 주차되는 게 그의 꿈이다.

2030년께 일본 노동인구 49% 자동화

인력 부족에 직면한 일본의 많은 식당들은 필요한 직원을 줄이기 위해 터치스크린 주문 단말기를 설치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일본 지방정부는 재정난이나 저출산 고령화로 직원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도·도·부·현의 약 36%, 정령지정시(광역시에 해당)의 약 60%, 그 외 시·구·정·촌의 약 4%가 인공지능을 도입했다(실증 실험 포함). 음성인식으로 회의록을 작성하거나 주민 응대 자동응답에 활용한다. 민간 부문에서도 자동화가 진행 중이다. 노무라 종합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대는 2030년께, 일본 노동인구의 약 49%가 자동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2015년에 냈다. 은행 창구 담당자나 경리사무원 등이 인공지능 설비나 로봇으로 대체되기 쉽다고 전망했다.

일본에서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의 발전은, 그것이 설사 인력을 완전히 대체 가능한 자동화라고 해도, 임금 및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만 전통적인 사회계약의 붕괴가 불가피한 만큼, 강력하고 효과적인 사회안전망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일본은 로봇과의 공존을 현실로 고민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마법 아니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인공지능을 얼마나 활용할지는 개발 기관마다 노선이 다르다. 구글이나 우버가 적극적(자율주행차가 운전 규칙을 스스로 학습. 이른바 ‘머신러닝’)인 반면, 일본 군마대 차세대모빌리티사회구현연구센터는 보수적(인간의 주행법을 기준으로 운전)이라 평가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은, 주로 길 위의 보행자나 차량을 인지하고 분류하는 데 사용된다. 문제는 인공지능이 결정적 판단을 해야 할 때다. 자율주행차가 달리는 도로의 앞 왼쪽에 할머니가, 오른쪽에 아이가 있을 때 인공지능은 어느 쪽으로 핸들을 꺾어야 하나? ‘트롤리 딜레마(‘광차 딜레마’ 또는 ‘열차 딜레마’로 번역한다)’로 불리는 윤리학의 사고실험이다. 군마대 연구센터의 선택은, 인공지능이 트롤리 딜레마를 판단하게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AFP PHOTO2018년 3월 우버 자율주행차가 보행자 사망 사고를 낸 후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다.

오기쓰 부센터장은 “우리는 (자율주행차에) 일부러 인공지능을 활용하지 않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자율주행뿐 아니라 의료, 전쟁처럼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부분을 인공지능에 맡겨도 되느냐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지금 군마대의 자율주행 버스는 어린이든 고령자든 고양이든 동일하게 ‘장애물’로만 인식하게 해두었다. 분류하게 되면 ‘트롤리 딜레마’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인간 사회가 언젠가 답을 내릴 수 있게 된다면, 그때 인간이 정한 가치관대로 움직이게 한다는 게 이 대학 연구센터의 방식이다.

군마대가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지 않는 것은, 인공지능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인간이 이해하는 게 아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은 마법의 기술이 아니다.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 피해자와 사회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을 더 발전시킨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오기쓰 부센터장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그런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의 일본은 한시라도 빨리 무인으로 움직이는 차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완성되기까지 기다릴 수 없다. 일본에서는 내년에 자율주행차의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데 (인공지능이 스스로 운전 규칙을 학습하는) 안심할 수 없는 시스템의 차량이 거리를 달리게 할 수는 없다.”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우버의 자율주행차는 지난해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보행자 사망 사고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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