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K 공매도 금지’로 불러야 마땅하다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그때’랑 똑같다. 아니, 더 나쁘다. 그때는 갑자기 닥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금융위기를 막아야겠다는 이유라도 있었다. 아니면 내가 견문이 좁아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총선이 금융위기급의 위험요인이라도 되었나 보다.‘그때’, 당시 여당(지금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와 전화 통화를 했다. 금지했던 공매도를 재개하느냐 마느냐로 한창 시끄러울 때였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달라고 했다. 나는 “공매도 금지는 풀어야 한다”라고 첫마디를 꺼냈다. 바로 반응이 왔다. “알고 있습니다. 당정에서도 고려 중입니다….” ‘당정’이라는 말을 듣고 ‘이건 경제학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던 재무경제학의 개척자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경영학은 인사관리, 마케팅관리처럼 대개 '관리(management)'라는 단어를 포함한 하위 분야들로 나뉜다. 이 중 재무나 금융 분야는 재무관리로 불리지만 가장 정확한 이름은 '재무경제학(Financial Economics)'이다. 엄연한 학문 분야를 관리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경영학은 그저 실용 학문일 뿐’이라며 천시하는 시각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고 본다.1990년 노벨 경제학상은 해리 마코위츠와 윌리엄 샤프, 그리고 머튼 밀러가 받았다. 노벨 위원회는 이들의 공로로 '재무경제학 이론의 선구적 업적'을 명시했다. 재무경제학이 정말 알고서 한국 은행산업에 손대는 것인가?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은행은 예금으로 확보한 돈을 대출해주며 수익을 내는 기관이다. 예금에 내어주는 이자와 대출로 취득하는 이자율의 차이는 은행의 기본적인 수익의 원천이 된다. 대개 예금은 단기로 예치되지만 대출은 장기로 이루어진다. 보통의 경우 장기이자율이 단기이자율보다 높으므로 이러한 은행의 ‘만기 전환(단기로 빌려 장기로 대출하면서 이익을 취하는 구조)’ 기능이 수익을 낳는다. 이렇게 예금은 은행 수익의 기본이 된다.예금은 예금주가 언제든지 인출을 요구할 수 있다. 언제든 돌려주어야 하니 은행에게는 부채다. 인출 요구가 있으면 은행은 갖고 있는 현 SM은 왜 전환사채를 발행하려 하나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ed Bath & Beyond: BBBY)는 침구류와 욕실용품 등 생활용품을 전시·판매하는 미국의 대표적 소매업체다. 이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 지난 1월26일 제이피모건 체이스로부터 빌려온 돈에 대한 ‘채무불이행 경고(default notice)’를 받은 데 이어 2월 초엔 이자를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고를 받은 날 주가는 2.52달러로 떨어졌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불과 10여 일 뒤인 2월6일 주가가 5.86달러로 두 배 넘게 치솟은 것이다.주가가 오른 이유는 BBBY가 헤지펀 한국전력으로 튀는 ‘김진태 사태’의 불똥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레고랜드, 아니 ‘김진태 사태’의 전말은 이렇다. 아래 번호 순서대로 살펴보자.(1) 레고랜드 시행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이하 시행사)는 KIS춘천개발유동화(PF 대출자)라는 회사로부터 레고랜드 건설을 위한 자금 2050억원을 빌리기로 한다(PF 대출). 시공사(동부건설·현대건설)가 레고랜드 건설에 필요한 건축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강원도는 혹시라도 시행사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도(道)가 대신 갚을 것이라며 지급보증을 섰다. PF 대출자는 강원도를 믿고 안심하며 자금을 대출해주었다. 시행사는 이후 레고랜드에서 잘나가던 미국채의 위기 남의 일이 아니다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올해 하반기 들어 블룸버그나 〈파이낸셜타임스〉 같은 경제 미디어들이 ‘미국 국채(미국채)’ 시장의 유동성(liquidity)과 관련해 보도한 기사들은 제목부터 다급하다. ‘유동성이 시장의 모든 것을 규정한다’ ‘유동성이 아주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긴축(QT)이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한 투자전략가는 미국채 시장이 무려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약세장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가장 유동성이 높은 증권으로 여겨졌던 미국채(Treasury) 시장에서 유동성 문제를 걱정하게 되 성장을 죽여야 인플레 잡는다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인플레이션을 낮추는(잡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상 과제다. 적어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여러 차례 밝혔던 바에 따르면 그렇다. 그의 말은 연준이 심지어 경제성장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인플레이션과 싸울 것이라는 의미로 들렸다. 물론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면서도 실업률(성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이 때문에 파월 의장은 물가를 잡는 것이 실업문제보다 더 중요한 목표라는 점을 확실히 다져두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최근 미국의 실업률은 3.7%로 당분간 물가에만 집중해도 되는 사정도 있겠다.인플레이션과 실 ESG 말하면서 재벌 총수는 사면·복권?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ESG가 뭘까? 처음엔 기업을 ‘낀’ 환경운동 같았고, ‘착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참 어렵게 한다 싶었다. ‘고객에게 진정’인 기업들이 잘된다는, 다시 말해 고객을 함부로 대하면 망한다며 자세를 180° 바꿔버린 새로운 마케팅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달에 집을 비우고 새로운 살 곳을 찾을 걱정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된 한국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대기에 탄소가 좀 끼어 있는 게 뭐 그리 대수인가 싶기도 했을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삐딱한 시선으로만 ESG를 바라볼 필요는 없다. 어쨌거나 지구가 병들지 않으면 병든 것보단 무너진 모래성, 스테이블 코인은 존재해야 하는가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주식시장에 유혈이 낭자하다. 코인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암호화폐 정보 웹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초 2조2500억 달러였던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7월8일 현재 9700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그림 1〉 참조). 40여 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고 있고, 한동안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은 암호화폐(코인)들의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치솟았고, 특히 5월 중순 테라·루나 사태 이후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했 민간에서 발행한 화폐가 위험한 진짜 이유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테라·루나 사태(〈시사IN〉 제767호 ‘루나와 테라의 폭락, 실패한 혁신인가 사기인가’ 기사 참조)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의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규제 움직임 또한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스테이블 코인은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일까. (국가가 아니라 민간에서) 사적으로 발행된 화폐는 디지털 시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풍부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테라·루나 사태의 가격 폭락은 낯설지 않다. 투자 대상의 가치가 내릴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투자금액을 회수하는 것이 낫다. 많 폭등하는 달러값 끝나지 않은 연준의 시간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미국 달러가 너무 비싸다. 지난 4월 말, 유로와 파운드 등 다른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국 달러 지수’는 팬데믹이 일어났던 2020년 3월 이후 2년 만에 최고를 찍었다. 달러 강세의 대표적인 이유는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다. 달러 강세는 원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지난 4월 초 1220원대였던 1달러의 가격이 같은 달 말엔 1260원을 넘어섰다. 엄청난 상승세다. 가뜩이나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강한 달러(약한 원화)는 수입 물가를 더욱 주주 우선주의에서 시민 자본주의로 갈 수 있을까?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4월16일은 법경제학자인 린 스타우트 교수가 2018년, 60세라는 이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날이다. 그는 사회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한 학자였다. 주주만을 중심으로 기업을 바라보는 견해를 비판하고, 기업의 역할을 사회적 이슈의 해결 주체로까지 확장시켰다. 더 나아가 ‘시민 자본주의’의 시대를 열자고 제창했다.케케묵은 질문으로 시작하자. ‘기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먼저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를 규명해야 한다. 이에 대한 가장 일반적 답변은 ‘주주(shareholder)’다. 그렇 주주가 알아야 할 이사회의 진짜 역할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물적분할과 자회사 상장 문제로 더욱 불거진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지점이 있다. 주주들은 기업을 비판하고 지배주주를 욕하며 경영자를 비난한다. 그런데 물적분할이나 자회사 상장 등을 승인했을 이사회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나 움직임은 별로 없다. 어찌 된 일일까?주주들이 이사를 뽑아 월급을 주는 이유는 자신들(주주)을 위해 의무를 다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에선 주주들이 월급을 줘가며 일을 시킨 이사들이 주주들에게 해가 되는 결정을 했다 하더라도 멀쩡하게 잘 살아간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후폭풍, 왜 이렇게 뜨겁지?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상장 여파가 뜨겁다. 기업공개 첫날인 지난 1월27일 LG엔솔은 공모가 30만원의 거의 두 배인 59만7000원의 시초가로 화려하게 등장해 50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이 무려 120조원에 근접해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를 꿰어찼다. 그 덕분에 LG그룹도 SK그룹을 제치고 삼성그룹에 이어 그룹 시가총액 순위 2위에 올랐다.같은 날 LG엔솔의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는 전날보다 8% 이상 급락했다. 또 다른 2차전지 관련 주식인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주가 또한 전날 대비 6~7 내가 산 주식, 자주 들여다볼수록 수익률은 나빠진다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진 2020년. 그해 코스피 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무려 32%였다. 그러나 지난해는 달랐다. 연초 대비 수익률 1%를 간신히 넘겼을 뿐이다.주식에 투자한 분이라면 지난해를 돌이켜보시라. 혹시 손실이 난 주식인데 언젠가는 오를 것으로 믿으며 끝없이 들고 있지 않았는가? 주가 상승을 기다리다 지치는 바람에 조금 올랐을 뿐인데 바로 팔아버리진 않았는가? 하루에 수십 번씩 주가를 확인하며 환호하고 탄식하지 않았는지?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투자 행태(behavior)는 당신만의 것이 아니다. 많은 투자자들에게 체 ‘가계부채 탕감하자’ 급진적 주장 아니다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한국의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가 크다. 그 이유 중엔 ‘가계부채 급증이 혹시나 금융위기로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숨어 있다. 금융위기 등 경제적 재앙이 터지기 이전 시기에 가계부채가 급증한 적이 많았다는 것은 경제학자들의 여러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보자. 세계 금융위기(2008년) 직전인 2007년 미국의 가계부채 총액은 2000년 대비 두 배나 늘어난 상태였다.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 역시 1.4배에서 2.1배로 크게 증가했다. 1929년 대공황 직전엔 주택과 내구재 소비에 대한 할부금이 과도한 가계부채, 채무자에게만 책임 넘길 수 있을까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변영주 감독이 이선균·김민희 등의 톱클래스 배우들을 내세워 같은 이름으로 영화화했던,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는 홀연히 사라진 여성의 행방을 쫓는 스릴러다. 휴직 중인 강력계 형사 혼마는 먼 친척 조카로부터 ‘실종된 약혼녀 세키네 쇼코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추적에 나선 혼마는 쇼코에 관해 하나씩 밝혀지는 믿을 수 없는 정보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름부터 출신, 직장까지 쇼코가 약혼자에게 말한 신상이 모두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알고 보니 쇼코는 갚을 수 없을 만큼의 빚을 지고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다 급기야는 자신 개미들은 공매도보다 자회사 상장이 무서워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지난 호(제736호) ‘자본시장 이야기’에서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으로 지주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소액주주들이 큰 손해를 입는 현상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 경우, 지주회사 주식은 얼마나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일까?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Net Asset Value·NAV)는 지주회사 자체의 가치에 자회사의 지분가치를 모두 더한 가치를 말한다. 놀랍게도 SK, LG, 롯데, CJ, 한화, 두산 등 재벌그룹의 지주회사 또는 지주회사 격인 회사들의 시가총액은 순자산가치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무려 50% 정도의 지 대기업의 물적분할, ‘한국식 기업지배구조’ 때문이라고?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지난 8월 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주주자본주의를 해치는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정부의 고민을 촉구합니다’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대기업이 핵심 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쪼개어 떼어내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해당 대기업의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입는 일이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데 이를 어떻게 개선할지 정부가 고민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청원은 참여 인원이 5000명에도 도달하지 못해 종료되지만, 사실 한국 자본시장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를 담고 있었다.기업을 붙이는 것(합병)만큼이나 쪼개는 것(분할)도 유행을 탄다 위험 무릅쓴 내 투자, 얼만큼 이익보면 성공일까?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지난번 연재 글에서는 분산투자가 최적의 투자, 즉 더 효율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포트폴리오 이론’을 통해 살펴보았다(〈시사IN〉 제728호 ‘선택과 집중이냐, 분산과 안정이냐’ 기사 참조). 좀 더 많은 종목에 분산투자를 할수록 포트폴리오(투자한 종목의 집합)의 총위험을 특정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총위험 중에는 분산투자를 해도 더 이상 줄일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분산투자로 줄일 수 있는 부분을 비체계적 위험, 그럴 수 없는 부분을 체계적 위험이라 부른다는 것도 살펴보았다. 또한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