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리스트’는 누가 만들었을까? 전혜진 (SF 작가) 1879년 천문학자이자 하버드 대학 천문대장인 에드워드 찰스 피커링은 연구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계산이나 관찰, 행정 업무를 맡은 남성 연구원들이 피커링의 연구를 제대로 보조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들은 망원경을 통해 밤하늘을 사진으로 찍어 수집하고 항성의 스펙트럼을 분석한 뒤 그 변화를 기록하고 계산해야 했지만 피커링이 원하는 만큼 일을 해내지 못했다.그 무렵 피커링의 집에 스물두 살 가정부가 새로 들어왔다. 임신한 그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집에서는 보통 미나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피커링은 미나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만 내 식탁 위의 김 이 과학자 덕분이다 전혜진 (SF 작가) 조선 효종 때의 일이다. 청나라 사신이 조선에 왔을 무렵 왕은 신하들을 불러 백성의 어려움에 대해 물었다. 이때 영의정 이경여가 말했다. “신이 남쪽 지방에 갔을 적에 들으니 나라에 바치는 해의(海衣) 1첩의 값이 목면 20필이나 간다고 하였습니다.” 해의는 김을 말한다. 당시 성인 남성 양민이 군역 대신 납부하던 군포가 1년에 2필 정도였으니, 김 1첩이 성인 남성 열 명의 군포와 맞먹을 만큼 비싸고 귀했다는 이야기다.그런 김이 한국인의 밥상에 일상적으로 올라오는 반찬이 되기까지 생산량을 늘리고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많은 노력 ‘문화대혁명’ 광풍 이겨낸 한 여성 과학자의 발견 전혜진 (SF 작가) 1966년 중국 공산당은 전근대적 문화를 몰아내고 공산주의 문화를 창출할 것을 천명했다. ‘문화대혁명’의 시작이었다. 이 과정에서 공산주의적 경제와 맞지 않는 교육이나 문학·예술·과학 등은 부르주아에 부역하는 반동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학자와 교사, 의사 등 교육받은 엘리트는 쫓겨나 시골에서 육체노동에 종사해야 했다.같은 시기 전쟁 중이던 베트남에서는 말라리아가 창궐했다. 베트남과 국경을 면하고 있던 중국 남부에서도 말라리아 환자들이 폭증했다. 1960년대 후반에는 중국 대륙에서만 말라리아 감염자가 무려 4000만명에 달했다. 19 ‘여자가 배에 오르면 부정탄다’ 했지만, 그녀는 지도를 그렸다 전혜진 (SF 작가) “여자가 배에 오르면 부정을 타서 안 돼.” 마리 타프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물론 여자가 배를 타면 바다의 신을 노하게 한다거나 부정을 탄다는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흔한 미신이었다. 하지만 대서양 바닥의 지형을 조사해 지도를 만들어낸 해양지질학자가, 그저 성별 때문에 탐사선에 탈 수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지도 제작자인 마리 타프는 1953년 북대서양을 세로로 길게 가로지르는 거대한 해저산맥이 존재하며 그 가운데에 해양지진을 비롯한 활발한 지질 활동이 일어나는 깊은 열곡(두 단층 사이에 생긴 골짜기)이 있음을 발견했 이소연 이전에도, 여성 48명이 우주에 갔다 전혜진 (SF 작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우주에 간 사람은 여성인 이소연 박사다. 먼저 우주인으로 선발된 사람은 고산이었지만, 그는 우주비행을 석 달 남기고 중대한 보안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밝혀져 이소연이 그 임무를 대신 하게 되었다. 이소연은 세르게이 볼코프, 올레그 코노넨코와 함께 TMA-12호를 타고 우주로 나가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하고 예정했던 열여덟 가지 과학 실험을 수행했다. 그리고 지구로 돌아오던 길, TMA-11호 소유즈 귀환선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 추진선과 제대로 분리되지 않는 사고가 생겼다. 정상 각도보다 가파르게 대기권에 진입한 데다 최초의 여성 과학자, 볼테르에게 ‘뉴턴’을 가르치다 전혜진 (SF 작가) 우주의 중심이 태양임을 선언한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로 ‘과학혁명’이 시작됐다. 서구 문명을 중세에서 근대로 이끌어낸 이 과학혁명은 1687년 지구의 운동을 설명하는 아이작 뉴턴의 〈프린키피아(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로 완성된다.뉴턴이 세상을 떠난 1727년, 영국에 와 있던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는 뉴턴의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는 과학자의 죽음을 국가적으로 애도하는 영국의 분위기에 감명을 받는 한편,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뉴턴의 사상에서 프랑스를 개혁할 길을 찾았다. 장차 프랑스혁명으로 이어 최초의 예방접종, 두 여인의 손에서 시작되었다 전혜진 (SF 작가)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는 농부들에게서 ‘매일 우유를 짜며 우두에 걸린 소에 접촉했던 여성들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제너는 이와 같은 소문을 실험으로 검증하고 논문으로 발표한 뒤 유럽 전역으로 널리 보급한다. 이 우두법은 이전까지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해 시행되었던 인두법보다 안전했다. 이후 1872년, 영국 정부는 천연두에 대한 백신접종을 의무화했다. 그로부터 다시 100년이 지난 1980년 천연두는 전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그리고 우두법 이전에, 인두법이 있었다. 천연두를 약하게 앓은 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