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월호 생존자들이 국가에 던지는 질문 [세상에 이런 법이] 최정규 (변호사·⟨얼굴 없는 검사들⟩ 저자) ‘파란 바지’의 의인,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는 10년 전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국가 구조 기능이 마비됐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들을 구해 우리 사회 의인으로 등극했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건 4년 전이다. 김씨는 국회 앞 시위 도중 자해로 이송된 병원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렸다는 이유로 응급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다. 6년 만에 그는 의인에서 피고인이 되었고, 나는 그의 변호인이 되었다.의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자부심과 행복은 고사하고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던 그를 변호하기 위해 제주를 오가며 나는 제주 세월호 생존자 23명의 재심 피고인은 법정에 오지 않는다 문상현 기자 피고인은 오지 않았다. 변호인과 검사, 재판부가 법정에 차례로 들어와 각자 자리에 앉을 때도, 재판장이 재판 시작을 알릴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응급 상황이나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할 긴급한 일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미리 법원에 불출석 허가를 받지도 않았다. 피고인은 앞으로도 법정에 오지 않는다. 올 수 없다. 그는 재판 보름 전 세상을 떠났다.피고인은 무기수 장동오씨다. 2003년 7월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돼, 21년째 복역 중이었다. 보험금을 노리고 전남 진도군 송정저수지에 자신이 운전하던 화물 트럭을 고의로 시사IN 제865호 - 세월호, 10년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와의 대화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이오성 기자 기자들의 시선/김동인 기자COVER STORY IN열 번째 봄에 전하는 우리들의 이야기2014년 당시 팽목항에서 카메라를 들었던 〈시사IN〉 사진팀 기자들은 10년 후 다시 세월호의 기억을 기록하기로 했다. 100명의 이야기를 모았다. 그 가운데 22명을 추려 지면에 담았다.- 2학년 6반 남윤철 교사 부모 남수현씨, 송경옥씨- 세월호 잠수사 황병주씨- 단원고 스쿨닥터 김은지 원장- 2학년 4반 김건우 학생의 누나 김송이씨 - 세월호 참사 희생자 세월호 10년, 100명의 얼굴과 100명의 말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2014년 4월16일. 10년이 지났다. 그날, 멍하니 TV 화면을 보다가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다들 그러했으리라.〈시사IN〉 사진기자 4명은 1월7일부터 세월호의 기억을 가진 100명을 취재했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 잠수사, 화물차 운전기사, 세월호에 탑승했던 생존자, 참사 이후 희생자 가족을 도운 사람들 등. ‘100명의 얼굴과 100명의 말’을 모았다. 그중 22명의 이야기를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 담았다. 각각의 10년 세월, 그 장면들을 읽다가 몇 세월호 생존자 화물차 기사 윤길옥씨[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92] 이명익 기자 화물차 운전기사인 윤길옥씨(60)는 제주행 배에 오를 때마다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먹는다. 그래야 짧은 시간이나마 배에서 잠잘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 화물 기사의 삶은 육지로 오고 가는 삶을 뜻한다. 그는 10년 전 세월호에 올랐던 화물차 기사다. 세월호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한 생존자이기도 하다.“아직도 왼쪽 팔은 끝까지 올라가지 않아요. 두 발의 화상도 이식수술을 계속 해야 하는데 요즘은 힘들어서 하지 못하고 있어요. 세월호 참사가 있고 나서 3년 만에 운전대를 잡았는데, 오래 하진 못했어요. 다른 일을 좀 하다가 2년 전에 다시 “아직도 선원과 학생들 꿈을 꿔요” 이명익 기자 화물차 운전기사인 윤길옥씨(60)는 제주행 배에 오를 때마다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먹는다. 그래야 짧은 시간이나마 배에서 잠잘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 화물 기사의 삶은 육지로 오고 가는 삶을 뜻한다. 그는 10년 전 세월호에 올랐던 화물차 기사다. 세월호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한 생존자이기도 하다.“아직도 왼쪽 팔은 끝까지 올라가지 않아요. 두 발의 화상도 이식수술을 계속 해야 하는데 요즘은 힘들어서 하지 못하고 있어요. 세월호 참사가 있고 나서 3년 만에 운전대를 잡았는데, 오래 하진 못했어요. 다른 일을 좀 하다가 2년 전에 다시 “이제 그만 드시개” 개식용, 찬반 논란은 끝났지만 김다은 기자 지난해 1월 양성태씨(가명·75)는 충남 아산에서 30년간 운영해온 개농장을 정리했다. 젊을 때 대형 화물차를 몰았던 양씨는 좀 더 안정적인 일을 찾아 시골에 내려왔다. 소위 ‘개 값’이 좋을 때였다. “개 농장을 하겠다고 작정한 건 아니었다. 개를 한 마리, 두 마리 매입하다 보니 어느새 180마리 규모의 ‘개 농장’이 됐다.”합법적으로 운영하려고 지자체에 신고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양씨는 개 농장 운영에 심한 압박감을 느꼈다. “세상이 바뀌어서” 개 식용이 곧 금지될 거라는 소문이 들렸다. 동물보호단체들이 개 농장을 찾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드는 사용자들 [세상에 이런 법이] 임자운 (변호사) 용진씨(가명)는 25t 화물차 기사였다. 어느 대형 식품회사가 운송회사 A에 위탁한 화물들을 용진씨와 동료 기사 다섯 명이 날랐다. A 회사는 기사들 중 ‘반장’을 임명해, 그를 통해 기사들에 대한 업무 지시와 식대, 추가수당 등의 지급을 처리해왔다.용진씨는 기사 반장의 폭언과 괴롭힘에 시달렸다. 참다못해 A 회사 임원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회사는 도리어 그를 해고했다.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넣은 용진씨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의 고용보험·건강보험상 사용자가 A 회사가 아닌 B라는 것이었다. B는 A 회사 대표이사의 아내였 5차로에서 ‘내 차’가 다녀도 괜찮은 길은? 이종태 기자 고속도로 1차로에서 지속 주행에 익숙한 운전자들은 앞으로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 경찰청은 6월23일부터 ‘고속도로 1차로 정속 주행’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위반이라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홍보한다고 밝혔다. 정속주행 자체는 ‘일정한 속도대로 주행한다’는 뜻이지만, 고속도로 1차로에선 위법행위로 간주된다. 1차로가 추월차로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의 차량을 추월하기 위해 1차로로 들어갈 수 있으나 그 뒤엔 원래 차선으로 돌아가도록 규정되어 있다. 즉, 고속도로 1차로에서 지속 주행하면 안 된다.‘지정차로’제 위반에 대해서도 같은 조 인권위가 정파적이라고?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은기 기자 서미화 인권위원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최초 시각장애인 비상임위원이다. 전남 지역에서 장애 인권 활동을 한 경력을 바탕으로 2020년 5월 인권위에 합류했다. 서 위원의 후임 공모가 한창인 요즘 인권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내부에서 ‘인권위가 어두웠던 과거로 돌아가는 거 아니냐’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공개 발언이 쉽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내부 상황을 알기에, 임기 만료로 퇴임을 앞둔 그가 공개적으로 ‘인권위 퇴행’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현재 인권위가 정파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인권위는 진 인권위 시계 거꾸로 흐르나 이은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최근 시끄럽다. 논란의 중심에 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이 있다. 인권위 내부에서 먼저 목소리가 나왔다. 2월17일 인권위 공무원 노조는 이충상 상임위원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인권위 조사관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라는 내용이다. 이충상 위원이 인권위 내부 게시판에 ‘A 조사관의 조사 경과와 방법에 잘못이 있고 조사 결과가 미흡하다’라고 쓴 것을 문제 삼았다. 이어 4월4일에는 인권위 공무원 노조가 인권위원(인권위 상임위원 4명과 비상임위원 7명) 전원에게 “인권위원과 사무처 직원의 관계는 높고 낮음, 갑을 당신이 ‘아는’ 사람은 주로 어떤 부류인가 [프리스타일] 변진경 기자 관심 키워드를 등록해놓으면 관련 뉴스가 뜰 때마다 스마트폰 알림을 받는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예전 화물차 기획 취재 때 ‘화물차’ ‘사고’ ‘사망’과 같은 키워드를 등록해놓았다. 아직도 하루에 몇 건씩 화물 트럭 사고 부상·사망 뉴스가 뜬다.취재 전과 취재 중에는 일 때문에 그 뉴스들을 살폈다면, 취재가 끝난 지금은 개인적인 이유로 뉴스를 클릭한다. ‘25t 트레일러’ ‘60대 기사’ ‘사망’과 같은 단어가 보이면 가슴이 철렁인다. 혹시 취재 중 만난 기사님은 아닐까 걱정되어서다.그 취재원과는 꽤 긴 시간 함께 차를 타고 음주운전 ‘7회 이상’ 적발이 한 해 977명인 나라 변진경 기자 음주운전자에 의해 아까운 목숨들이 지고 있다. 지난 4월8일 대전시 둔산동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만취한 6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했다. 차는 인도 위를 걸어가던 초등학생 4명을 덮쳤다. 배승아 양(만 9세)이 사망했고 나머지 세 어린이는 크게 다쳤다. 지난해 12월 서울 청담동 언북초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해 이동원 군(당시 9세)이 숨진 지 반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배승아 양 사고 다음 날인 4월9일에는 경기도 하남시에서 떡볶이를 배달하던 분식집 사장이 역주행하는 음주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양곡법 거부,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농민을 걷어찼다 이오성 기자 1호와 1호가 충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내놓은 민생 법안 1호 양곡관리법(양곡법) 개정안을 윤석열 대통령이 1호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맞받아치면서 정국이 요동쳤다. 양곡법이라는, 도시민에게는 생소한 법안 하나가 연일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가을철 수확기도 아닌 봄철, 농업 문제가 국내 정치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농업 이슈를 최대 쟁점으로 밀어올린 장본인은 윤 대통령이다. 3월23일 국회가 양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4월4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청문회 활성화법에 대해 거 [단독] ‘송정 저수지 재심’ 그 후, 법원이 검찰의 항고를 기각하다 문상현 기자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돼, 19년째 복역 중인 이른바 ‘송정 저수지 추락 사건’의 당사자 장동오씨가 재심 법정 앞에 한발 더 다가섰다. 지난해 “재심을 열어야 한다”라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검찰이 낸 항고를 고등법원이 기각했다. 장씨는 2021년 12월 “아내를 살해하지 않았다”라며 재심을 청구했다.앞서 검찰은 원심 격인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리 과정에서 “재심을 열어 달라”는 장동오씨 측 주장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다가, 재심을 개시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오자 뒤늦게 항고했다. 광주 수사 칼날 세우는 게 윤석열표 노동개혁? 전혜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노동개혁을 말한다. 신년사에서 연금·교육 개혁과 함께 노동개혁을 ‘3대 개혁’ 중 하나로 꼽았다. 윤 대통령에게 노동개혁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일이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개혁 이외에 우리가 살길은 없다”. 이쯤 되면 윤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삼고 있는 건 분명한 듯하다. 그런데 노동개혁이란 대체 뭘까?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가 ‘미래노동시장연구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법학자 5명, 경제학자 3명, 경영학자 2명, 보건학자 1명과 사회학자 1명 등 연구자 2022년을 사진으로 이야기한다면 [취재 뒷담화] 고제규 기자 홈페이지 메인 화면, 왼쪽 상단 ‘메뉴’ 클릭. ‘디지털 프로젝트’ 코너. ‘최저임금 한 달 살기(5580.sisain.co.kr)’ ‘박근혜 게이트 아카이브(geunhyegate.com)’ ‘화물차를 쉬게 하라(truck.sisain.co.kr)’ 등 디지털 프로젝트 페이지 15개 모음. 매년 업데이트되는 페이지가 있다. ‘올해의 사진(photo.sisain.co.kr)’이다. ‘2022 올해의 사진’도 여기에서 한 번에 확인. 이 디지털 프로젝트를 설계한 신선영 사진기자다.매년 업데이트되는데?송년호 ‘올해의 사진’을 시작한 20 왜 자꾸 일하다 죽는가, 영국 ‘로벤스 보고서’의 질문 전혜원 기자 ‘국가는 어디에 있었느냐’라는 이태원 참사 유족의 물음은 2023년 한국 사회에도 무겁게 울린다. 세월호 참사 8년 만에 일어난 국가적 비극 앞에서, 우리는 왜 넘어진 곳에서 또 넘어지는지 자문할 수밖에 없다.이런 ‘사회적 실패’가 만연한 곳이 있다. 바로 일터다. 한국에서 매년 800명 넘는 사람들이 일하다 죽는다. 그중 절반 이상이 ‘추락’이나 ‘끼임’ 같은 재래형 사고다. 한국 산업안전 수준은 OECD 38개국 중 34위. 어떻게 보아도 한국은 선진국이 아니다.한국도 다른 나라처럼 산업안전에 관한 법이 존재한다. 교육도 하고 뭉뚱그리지 말고 실마리를 제시해달라 [시사IN 독자위원회] 임지영 기자 12월3일 14기 독자위원 네 명이 편집국에 모였다. 정은자씨(58)가 가져온 잡지에 붙은 색깔 인덱스가 눈에 띄었다. 2년 전 교직에서 은퇴한 그는 언제부터 〈시사IN〉을 구독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 독자다. 의사로 일하며 학생을 가르치는 이재환씨(40)는 보건의료 분야에 관심이 많다. 울산 석유화학공장에서 안전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박용석씨(32)는 KTX를 타고 막 도착했다. 취업준비생인 신다인씨(25)는 지면에 고정적으로 ‘독자 리뷰’를 쓰고 있다. 이들은 4개월 동안 독자위원으로 활동하고 한 달에 한 번 오프라인 화물연대 파업이 드러낸 ‘윤석열식 법치주의’ 전혜원 기자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을 두고 반복한 말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불법이었을까?파업 참가자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기사들의 화물운송을 물리적으로 막거나 폭력을 행사했다면, 이는 불법이다. 실제로 경찰은 관련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일국의 대통령이 타협하고 말고 할 것도 없는 당연한 얘기다.그런데 정부는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이 운전대를 놓은 것 자체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일단 파업이 아니라 ‘집단운송 거부’라고 불렀다. 화물연대는 현재 고용노동부로부터 설립신고증을 받은 정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