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가 아니라 ‘대중 영화감독’이고 싶어 나경희 기자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지영 감독(76)은 줄곧 겸연쩍어했다. “10년 전에도 기자가 인터뷰하자고 해서 30주년인 줄 알았다. 40주년도 꼭 기념해야 하는 건가 싶었다.” 걱정과 의심이 교차했다. “왠지 ‘회고전’이라고 하면 은퇴한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 데다 과연 내가 회고전을 열 만큼 대단한 감독인가 싶기도 해서”다.주위에서 등을 떠밀었다. 지난 9월6~14일 서울 아트나인에서는 ‘정지영 감독 40주년 회고전’이 열렸다. 그의 대표작 여섯 편이 상영됐다. 10월18일 영국에서 개막하는 제8회 런던 아시아영화제에서도 그의 40주년 시사IN 제782·783호 - 2022 한국 사회 신뢰도 조사 역대 최저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이상원 기자 기자들의 시선/김동인 기자 포토IN/고추 흉년에 재개된 ‘아가씨’ 선발대회COVER STORY IN신뢰도 가장 낮은 현직 대통령의 탄생막 취임 100일이 지난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가 탄핵 직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신뢰도보다 낮다. 취임 이후 일어났던 여섯 가지 주요 행보에 대한 신뢰도를 통해 열세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야권은 이재명 독주, 여권은 도토리 키 재기 검찰 신뢰는 극과 극, 대통령실 신뢰는 바닥 퇴임 첫해 ‘문재인 신뢰도’는? 신뢰 헐값 매각 외환은행, 금융위-하나은행-론스타 사이에 무슨 일이? 이종태 선임기자 ‘누가 외환은행 가격을 후려쳤나? 한국(정부)인가, 하나금융지주인가.’ 하나금융은 2010년 11월 론스타의 외환은행 경영권(지분 51.02%)을 4조6888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1년1개월여 뒤인 2012년 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실제로 매입한 금액은 3조9157억원이었다. 당초보다 훨씬 싸게 샀다. 이후 10여 년 동안 ‘싸게 산 이유(와 그 원인 제공자)’를 둘러싸고 두 개의 국제중재가 진행된다. 하나는 최근 마무리된 ‘론스타-한국 ISDS(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 다른 하나는 ICC(국제상업회의소) 독자 리뷰 시사IN 편집국 임선희 (2022년부터 종이책 구독, 서울)이번 〈시사IN〉 제782·783호(합병호·사진)를 통해 국민이 대통령을 비롯해 국가기관에 가지는 신뢰도가 무척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 중에서도 특히 국민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법을 만드는 국회와, 범죄를 조사하고 재판하는 경찰과 검찰·대법원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은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이는 국가가 국민에게 안전한 삶과 평등한 삶을 보장하고 있지 못하다는 징표이기 때문이다.지난 9월14일 저녁 서울교통공사 역무원으로 근무하던 한 여성이 근무 중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ISDS로 피날레 장식한 론스타 노주희 (변호사·민변 국제통상위원회) “한국은 론스타에 2억1650만 달러(8월 말 현재 환율로 약 2900억원)와 그 이자를 배상하라.” 2012년 론스타가 한국에 6조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시작된 ‘중재(ISDS)’가 10년 만에 내놓은 결말은 미지근했다. 론스타는 고작(?) 2900억원만 챙겨 ‘먹튀’를 마무리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자를 더해도 4000억원을 넘지 않는다. 한국은, 실제 배상액이 당초의 청구액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어쨌든 정부의 잘못이 인정되어 수천억 원을 론스타에 내줘야 하는 처지다. 양측 모두 100% 만족하기는 어려운 결과로 "돈 내놔" 론스타 vs "못 준다" 한국, 10년 다툼의 쟁점들 이종태 선임기자 론스타는 한국에서 철수한 직후인 2012년 5월, 한국 정부에 ‘중재의향서’를 보냈다. 한국에 ISDS를 제기하는 이유가 적혀 있었다. 한국 정부는 론스타의 불만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돈을 줄 생각도 없었다. 이렇게 ‘돈을 내놓으라’는 론스타와 ‘못 주겠다’는 한국 정부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다. 6개월 뒤(2012년 11월), 론스타가 손해배상금(현재 환율로 6조2000억원) 청구까지 포함한 ‘중재신청서’를 발송하면서 한국과 론스타는 본격적으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S)’에 들어갔다.대다수 언론들은 이 사건을 론스타는 어떻게 떼돈을 벌었나 이종태 선임기자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에서 한 일은 주로 은행과 부동산을 싼값에 샀다가 비싼 값으로 되파는 것이었다. 10여 년 동안 수조 원 규모의 순수익을 올린 뒤인 2012년 초 한국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뭔가 아쉬웠나 보다. 철수 직후, 론스타는 ‘한국 정부의 개입 때문에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한국을 대상으로 46억7950만 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의 ISDS(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를 제기한다.론스타가 한국에서 어떻게 큰돈을 벌었고, 왜 ISDS라는 수단으로 다시 한 번 더 큰 수익을 노리게 되었는지, ‘외환은행 사태’ [영상]10년 동안 추적한 기자가 설명하는 론스타 '먹튀' 사태[정치왜그래?] 김진주 PD, 장일호 기자 사모펀드 론스타가 2012년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한국 정부의 개입 때문에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약 6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절차(ISDS)를 제기했는데요. 요약하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두 번 팔려고 했는데 한 번은 무산되고 한 번은 지연되면서 원래 팔려고 했던 가격보다 싸게 팔아야 했다고 한국 정부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한 겁니다.중재 결과가 10년 만인 지난 8월31일 나왔습니다. 한국이 론스타에 약 2900억 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부는 이번 중재판정부의 판정에 대해서 수용 [기자들의 시선] 내년 최저임금 1만원 못 넘었다 문상현 기자 이 주의 인상내년도 최저임금이 9620원으로 확정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결정되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지 못했다. 노동계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높아 특히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경영계는 경제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윤석열 정부가 기업 규제 완화를 시사하고 최저임금을 올린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보인 만큼, 이 같은 기조가 최저임금 결정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이 주의 선언10년 가까이 진행해온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대한 윤석열식 ‘법치국가’란 검찰 공화국인가 문상현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 과정의 관전 포인트는 윤석열 대통령의 반응이었다. 검사 시절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2013년 10월 법사위 국정감사)”라고 밝힌 그였다. 검찰총장 시절엔 ‘검수완박’에 대해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 2021년 3월)”이라며 맹비난했다. ‘검수완박’ 논란을 둘러싼 정쟁이 깊어지고 검찰의 반발이 거세질수록, 검찰총장직에서 대통령 자리로 직행한 그의 입에 시선이 모였다.윤 대통령은 ‘검수완박’ 논란과 거리를 두었다.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말을 아꼈다.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이 제안하고 여야가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ISDS,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2012년 5월21일,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46억7950만 달러(약 5조47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한 것 때문에 ISDS(투자자-국가 분쟁해결 절차)의 위력이 널리 알려졌다. 이 사건은 한국 정부가 최초로 제기당한 ISDS이지만, 이 제도가 생긴 것은 꽤 오래 전인 1950년대다. 선진국 투자자들은 옛 식민지 국가들에 투자했다가 옛 식민 모국에 대한 적대감으로 충만한 현지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수 있었다. 옛 식민지의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보고 공장을 지었는데, 그 나라 정부가 해외 투자자에게 불리한 법안이나 규제 ISDS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대가 노주희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변호사)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면서 삼성물산의 주식가치를 낮추고 제일모직의 주식가치는 높이기 위해 각종 위법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제일모직 주식을 많이 가진 이재용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게 된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원회가 불기소를 권고했지만 검찰의 기소를 막지 못했다.재계와 보수언론은 앞다투어 이재용 기소로 삼성의 미래, 더 나아가 한국 경제의 미래가 어두워졌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예견된 지 ‘강자의 횡포’ ISDS 폐지해야 한다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법원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에 피해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한다. 기업은 패소하고도 배상을 하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기업이 가진 자산을 강제로 팔아 그 돈으로 배상을 받는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대개 이렇게 마무리된다. 외국 기업이면 여기서 끝이 아닐 수 있다. 외국 기업은 한국 법원의 판결로 ‘손해배상을 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도리어 한국을 제소할 수 있다. 허무맹랑한가? 어쩌면 우리는 곧 이런 일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최근 한·일 무역전쟁의 촉발제가 된 대법원 판결이 바로 그 대상이다.지난해 말 대법원은 일본제철, 미쓰비 김현종 본부장의 빛바랜 소신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2006년 2월3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느닷없이 한·미 FTA 협상 개시 선언을 한 뒤, 오랜 세월이 흘렀다. ‘투자자-국가 중재제도(ISDS)’는 그중에서도 핵심 쟁점이었고, 언제나 미국은 밀어붙이고 한국은 방어하는 양상을 띠었다.대체로 미국에서 좌파는 이 제도가 환경·복지·노동 제도의 공공성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고, 우파는 미국 사법권의 훼손 때문에 반대했다. 민주당 대부분의 의원을 포함한 한국의 우파는 오로지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국 경제가 산다고 주장했다.상전벽해의 대반전이 일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론스타의 2차 ‘먹튀’ 작전, 5조6천억 혈세 노린다 이종태 기자 1월8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대한민국 정부를 대상으로 제기한 ISD(투자자-국가 국제중재)의 최종 심리(3차)가 완료됐다. 결과는 여러 달 뒤에야 나올 듯하다. 한국 정부가 지는 경우, 국가 예산에서 46억7950만 달러(약 5조6000억원)를 빼내 론스타에 지급해야 한다. 2012년 론스타는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을 지연시킨 데다 부당한 세금 안에서 새는 바가지 FTA 할 때도 새네 송기호 (민변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 “처리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본전 생각이 날 것이다.” 지난 11월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통과된 이후 여당 측에서 나오는 말이다. 여당에서까지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는, 각종 FTA의 처리 과정을 지켜봐왔던 필자로서도 처음이다.FTA는 수출 대기업의 입에 물려주는 ‘유년기의 젖병’이라고 할 수 있다. 기 “TPP는 한국의 대안이 아니다” 이종태 기자 관련 기사TPP에 무얼 바랄까?쌀시장 개방? 국민들이 언제 허락했어?참 껄끄러운 TPP의 ‘독한’ 조항글로벌 푸드와 밥상의 위기 2003년 어느 날, 농촌의 지인들이 송기호 변호사(수륜법률사무소)를 찾아왔다. 쌀 수입 개방 문제를 문의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쌀에서는 10년간 ‘관세화 유예’를 허용받았다. 관세화 ‘투기 자본 감시’를 넘어 약탈에 맞서다 이종태 기자 시민단체 월급이야 뻔한 액수다. 아직 그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다. 그러나 홍성준씨(45)는 대단한 자존감의 소유자다. 그럴 만도 하다. 2000년대 중반, 한국 최초의 ‘금융’ 관련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투감)에 투신한 이래 꼬박 10년을 사무처장으로 지냈다. ‘금융 논리’는 지금도 ‘운동 사회’에 낯설게 느껴지는데, 10년 전에는 말할 엘리엇 마음먹으면 괴담이 현실 된다 노주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ISD(투자자-국가 간 국제중재제도)에 대한 괴담 2개가 한국을 떠돌고 있다.첫 번째 ISD 괴담은 2011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 사회는 한·미 FTA 비준 여부로 시끄러웠다. 특히 한·미 FTA에 들어간 ISD 조항에 대한 우려가 컸다. ISD 조항을 그대로 두면,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투자 수익을 저해한다고 생각되는 한국의 공공정책에 시시콜콜 시비를 걸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러자 당시 이명박 정부와 보수 언론이 나서 ‘그건 괴담일 뿐이야’라고 일축했다. ISD는, 후진국 정부가 ‘자국의 영토 중 공공정책 찌르는 ISD라는 칼 정태인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 투자자 국가제소(ISD)의 망령이 한국을 휘감고 있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제소한 중재는 완전히 비밀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알려진 소송액수는 43억 달러(약 4조6590억원)이고 정부가 이 소송에 쓴 예산만 해도 2013년 47억5000만원, 2014년 106억500만원, 그리고 추경까지 합쳐서 올해 126억원이 배정되어 있다. 이뿐 아니라 이란의 엔텍합 그룹, 아랍에미리트의 국제석유투자회사도 정부에 중재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ISD는 간혹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 이제 모든 기업의 일상적 고려 사항이 된 느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