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과 무관심 사이, 선거보도 영역 넓히려면 [미디어 리터러시] 김보현 (<뉴스민> 기자)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꼭 물어본다. “선거 시즌인데, 뭐 재미난 거 없어?” 보수정당이 대구에 내리꽂기 공천을 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진보정당의 위기를 어떻게 보는지 물어봤다간 ‘갑분싸’ 될 가능성이 있으니 내 딴에는 돌려 돌려 물어본 셈이다. ‘우리 동네 후보는 하이디라오 춤 춘 릴스(인스타그램 숏폼) 대박 났던데 봤어?’ ‘우리는 현역 국회의원이 이번에 또 나오더라’ ‘부모님이랑 선거 얘기 하다가 싸웠어’ 같은 이야기가 나왔으나 대화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는 않았다.선거 보도 탓도 있다. 유권자 중심, 정책 중심이어야 하는 “주민들이 다 함께 씩씩이를 살렸습니다” [사람IN] 김다은 기자 두 달 전 태어난 고양이 씩씩이는 얼마 전 죽을 고비를 넘겼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을 가로지르는 20m 높이의 고가도로(내부순환로) 아래에 나흘간 갇혀 있었던 것이다. 홍제천 산책을 나온 주민들이 상공에서 나는 가느다란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씩씩이를 발견했다. 3월16일, 아직 도톰한 겉옷을 입어야 하는 쌀쌀한 초봄이었다. 밤에는 4℃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어미 없는 새끼 고양이가 밥도 물도 없이 홀로 견디기엔 추운 날씨였다.주말 내내 중고거래 앱 ‘당근’의 동네생활 게시판에는 씩씩이를 구조할 방법을 찾는 글이 올라왔다. 며칠 ‘아는 사람은 아는’ 뉴스레터, ‘인스피아’의 실험 [사람IN] 전혜원 기자 김지원 기자(37)는 2013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사회부·문화부 등을 거쳤다. 2016~2017년에는 뉴콘텐츠팀 소속으로 회사 기사를 SNS에 유통했다. 기사를 읽고 쓸 때마다 갈증을 느꼈다. 독자에게 가닿을 수 있도록 좀 더 읽을 맛과 읽을 가치가 있는, 읽을 수 있는 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2021년 8월 뉴콘텐츠팀에 자원해 기획·발행하고 있는 뉴스레터 ‘인스피아’는 2년 반 만에 ‘아는 사람은 아는’, 어디서도 보기 힘든 오리지널 콘텐츠가 됐다. 김지원 기자는 뉴스레터 기획과 제작 과정의 고민을 담은 책 〈지금도 “일제강점기 지배가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백성들은 조선왕조보다 일제강점기 지배가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4·10 총선에서 대전 서구갑에 출마하는 조수연 국민의힘 후보가 과거 페이스북에 썼던 글. 2017년 8월 작성된 이 글에서 조 후보는 “일본 욕을 하지만 당시는 제국주의 시대였고 일본은 고양이, 조선은 생선이었다”라고 주장. 논란이 일자 “당시 백성의 아픔을 이해하자는 차원을 넘는 실언이었다”라며 뒤늦게 사과.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4·10 총선 서울 강북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정봉주 전 의원 김용남·신장식 대동단결? “한동훈은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하라!” [김은지의 뉴스IN] 장일호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 진행자 / 오늘의 키워드는 ‘제3지대’입니다. 현재 제3지대에서 여러 정당이 뛰고 있는데요. 오랫동안 한국 사회 진보 블럭을 담당해 왔던 녹색정의당이 있고, ‘진짜 민주당’을 강조하는 새로운미래가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한 개혁신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한 조국혁신당도 있죠. 오늘은 이 중에서도 개 30년 차 ‘토끼 작가’ 듀나는 말한다, 절망하지 말자고 김영화 기자 미국의 한 물리학과 교수가 타임머신 개발에 성공한다. 그가 처음 한 일은 기원전 399년 그리스로 날아가 소크라테스 재판이 플라톤이 기록한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 그런데 막상 타임머신을 타고 아테네에 도착하자 덜컥 겁이 났다. 사람 하나라도 잘못 건드린다면 세계 역사가 완전히 바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교수는 결국 현재로 돌아오기로 하는데, 타임머신에 붙어 있던 나비 한 마리가 과거에 남겨진 것을 꿈에도 몰랐다. 나비의 날개에는 우연히 감기 바이러스가 붙어 있었고,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인류 역사를 처참하게 망가뜨 비례 1석 줄이고 지역구 1석 늘린 국회, “고양이에게 생선 맡겨” [김은지의 뉴스IN] 이은기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김민하 시사평론가, 이은기 기자★ 첫 번째 뉴스 키워드 : ‘김건희 특검법’, 부결? 가결?■ 진행자 / 오늘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이 포함된 ‘쌍특검법’이 재의결 될 예정이죠?■ 이은기 / 오늘(2월29일) ‘김건희 특검법’이 포함된 이른바 ‘쌍특검법’이 재의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쌍특검법 가결을 위해서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 우리는 아직도 자폐를 잘 모른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신성아의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마티, 2023)은 독자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데려간다. 국회의원 보좌관이던 지은이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소아백혈병 진단을 받자 직장에 사표를 내고 딸의 전속 간병인이 되었다. 할리우드의 재난 영화는 가족의 재발견으로 끝난다. 갈등과 앙금은 해소되고, 용서와 화해를 바탕으로 가족의 귀중한 가치를 깨닫는 것이다. 집안에 중환자가 생겨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간병기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지은이도 새삼 놀랐듯이 “이 글은 소재를 배신하고 말았다. 아이의 병에서 출발했으면서도 아이를 중심 68세에 나선 ‘명랑노년탐사기’ [포토IN] 박미소 기자 느즈막한 아침. 헝클어진 회색빛 머리칼을 얼기설기 땋고,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다. 좋아하는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산책을 하고, 도서관을 놀이터 삼아 1시간쯤 돌아본다. 집으로 다시 돌아와서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 허기가 질 즈음 달걀말이와 가자미구이를 하고, 미리 무쳐놓은 나물들을 갓 지은 밥 위에 올려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그리고 동네를 여행하듯 거닐다가 동네 문화센터에서 중국어 강좌를 듣는다. 수업이 끝나면 동료 수강생들과 조금은 모자란 중국어로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간다. 1월의 만화 〈틴틴팅클〉, 유년 시절을 반추하는 하나의 방법 [K콘텐츠의 순간들] 조경숙 (만화 평론가) 얼마 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틴틴팅클〉의 사인회에 운 좋게 당첨되어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 초등학생인 아이는 〈틴틴팅클〉의 열렬한 애독자다. 단행본 〈틴틴팅클〉이 꽤 두꺼운 데다 몇 권이나 되는데도 그걸 여러 번 읽고 또 읽더니 이제는 〈틴틴팅클〉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의 이름과 성격을 줄줄 외울 지경이다. 원래는 내가 〈틴틴팅클〉을 좋아해 단행본을 구매했는데, 내가 사둔 책을 보다가 아이 역시 작품에 빠져들었다. 사인회에 줄 선 사람 중에는 우리 말고도 양육자의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이 여럿 있었다. 20~30대 여성 중앙 부처가 최초의 길고양이 돌봄 매뉴얼을 만들기까지 나경희 기자 ‘길고양이 돌봄 가이드라인.’ 건조한 제목이 달린 63쪽짜리 얇은 책자다. 하지만 여기에 담긴 무게는 가볍지 않다. 지난해 12월27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발표한 이 가이드라인은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만든, 최초의 길고양이 돌봄 매뉴얼이다. 지금까지는 지자체별로 자체 기준에 따라 길고양이 관련 사업·민원 응대 등을 해왔다. 물론 농식품부에서 발표한 이번 가이드라인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지자체에서 참고할 만한 공통의 기준선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다.중앙 부처에서까지 길고양이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친중과 친미 넘어 타이완이 선택한 것 타이베이·김영화 기자 “전 세계가 타이완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2024년 1월14일 총통 선거를 앞두고 수차례 언급한 말이다. 실제로 그랬다. 전 세계 언론인 400여 명이 이번 선거를 취재하기 위해 타이완에 모였다. 2020년 선거 당시엔 절반인 200명 정도였다. 타이완 현지 언론은 이 ‘관심’을 집중 보도했다. 지지자 수만 명이 모인 유세 현장마다 미국과 일본, 홍콩 등 외신 카메라가 즐비했다. 동아시아에 위치한 인구 2300만의 작은 국가에서 치러진 선거가 이례적 조명을 받는 순간이었다.‘미·중 대리전’은 이번 타이완 동아제약, 반려동물 스트레스와 건강관리위한 펫 브랜드 ‘벳플’ 론칭 ADVERTORIAL 벳플은 동아제약의 수의사들과 반려동물 전문가가 직접 개발에 참여한 반려동물 맞춤 영양제로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헬스케어를 제공한다.신제품은 반려견 3종(관절케어, 눈케어, 스트레스케어), 반려묘 3종(헤어볼케어, 요로케어, 스트레스케어)으로 반려동물의 몸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건강까지 케어하는 ‘Mindful pet health care’를 담았다.벳플의 전 제품에는 반려동물의 면역증진을 위해 개발된 특허출원 원료 ‘이뮤노힐(Immunoheal)’과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되는 L-테아닌이 함유돼 있다. 제품 내 기능성 원료들은 세계 소멸하는 것에 대한 애도 [2023 올해의 사진] 사진 양경준·글 최의택(소설가) 눈을 뜨고 일어나 인터넷을 확인할 때마다 뭉텅뭉텅 사람들이 소멸한다. 문자와 숫자로만 존재하는, 아니 존재했던 사람들이 소멸하는 것을 오늘도 나는 소비한다. 무언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 같은 기분이 잘못 삼켜버린 알약처럼 목구멍 한구석에 자리 잡는다. 본능적으로 그것을 삼켜버리기 위해 마른침을 꼴깍꼴깍 넘겨보지만 괜히 목만 까끌까끌해질 뿐이다. 일상이나마 소화시키기 위해 소멸된 사람들을 잊는다. 보지 않는다.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려고 애쓴다. 일상의 문제들은 그러한 노력에 보답한다. 어느 정도는. 하지만 억지로 잊는다고, 편집자들이 먼저 찾는 ‘믿고 보는 송섬별’ [2023 행복한 책꽂이] 나경희 기자 문학 교사 아버지는 어릴 적 섬에서 별을 바라보던 밤을 떠올리며 첫아이의 이름을 지었다. 명함 속 길벗체로 쓰인 ‘송섬별’이라는 이름 아래 점자가 도드라졌다.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이 글씨체가 마음에 안 들고, ‘점자는 또 뭐지’ 싶은 분은 서로를 위해서라도 같이 일을 안 하는 게 좋으니까요.” 송섬별 번역가가 웃었다.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낭만주의 영시를 전공한 그는 곧바로 전업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드문 케이스다. 언젠가는, 남들처럼 40~50대쯤에 번역가가 될 줄 알았는데 기회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20대의 마 유기동물 보호소에 봉사활동을 가보시라 [반려인의 오후] 정우열 (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 개를 떠나보낸 지 10개월이 지났다. 내가 하도 개를 애지중지하는 티를 내다 보니, 개가 죽고 나면 혹시 나도 어떻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해주고 의심해주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름 인생을 잘 산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염려해주신 덕에 나는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다. 물론 꼬박 20년을 동고동락한 귀여운 털북숭이가 사라졌으니 마음속까지 멀쩡할 리는 없지만, 적어도 개 이야기를 하다가 울먹거려서 분위기를 망치는 민폐는 이제 거의 끼치지 않게 된 것 같다.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애도하는 데 적절한 기간 아름다운 순간을 만나고 기록하는 삶 [반려인의 오후] 김영글 (미술작가) 2005년 전북 익산시 만경강 하구에서 물새 모니터링을 하던 시민운동가 동필씨는 도요새 10만 마리가 갯벌에서 쉬다가 날아오르는 장면을 목격했다.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하늘을 수놓은 은빛 날갯짓.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간척사업이 강행되면서 도요새의 아름다운 군무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나자 갯벌은 바로 말라갔다. 조개와 게들이 죽자 도요새들은 갑작스러운 기근으로 터전을 잃었다. 그 많던 새들이 사라진 갯벌은 텅 비었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갯벌의 생태계가 위협받자 그 변화를 시민들이 나서서 기록하기 시 미술관으로 숨어들어 만난 사람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위대한 그림을 닮은 삶일까, 아니면 삶을 닮은 위대한 그림일까.”형이 세상을 떠나자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경비원으로 취직한 저자는 하루 여덟 시간 동안 조용히 서서 고대의 조각품을 바라본다. 아침마다 500명 넘는 경비원들의 이름을 모두 아는 밥이라는 남자가 “브링리, A(중세)구역!” 혹은 “R(근대)!” “K1(그리스·로마)!” “F(아시아)!” “I(19세기)!” “G(아메리카)!” 하고 순찰 구역을 작은 나무에 마음을 뺏긴 뒤로 [반려인의 오후] 안희제 (작가) 시작은 2019년 가을이었다. 아버지는 몸이 아주 아팠던 나에게 기분 전환을 시켜준다며 서오릉 화훼단지로 갔다. 그날 나는 처음 본 작은 나무들에 마음을 홀랑 빼앗겼고, 한 손바닥 안에 거대한 자연을 올려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며 나무들을 집에 들였다. 자갈처럼 생긴 흙 사이사이로 빈약하게 뿌리를 내린 분재와, 고운 흙에 단단히 자리 잡은 나무들까지.그때 들인 나무 중 남아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몇 개 없다. 식물과 함께한 시간 중에서 어떤 날은 과도하게 그것들을 걱정하며 돌봤고, 어떤 날은 같이 살지도 않는 것처럼 개가 그리울 때면 두오모 성당이 떠오른다 [반려인의 오후] 정우열 (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 나에게 피렌체 두오모 성당은 폐소공포증의 다른 이름이다. 가본 건 꽤 오래 전의 일이다. 당시엔 아무렇지도 않았던 거 같은데, 언제부턴가 그때를 회상하면 이상하게 가슴이 갑갑해지고 온몸을 옴짝달싹할 수 없을 듯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한다. 쿠폴라(돔) 내부의 그림을 좀 자세히 보고 싶은데 그럴 겨를도 없이 인파에 떠밀려 어어어, 하면서 좁고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계단을 오른다. 두껍고 완고한 벽이 지나치게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따금 나 있는 창문은 숨통을 틔워주기는커녕 이 벽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실감하게 할 뿐이다. 게다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