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7일 경남 산청군의 산아책방 뒷산에서 임성택, 정효은, 김산아, 엄효정, 황호삼씨(왼쪽부터)가 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6월27일 경남 산청군의 산아책방 뒷산에서 임성택, 정효은, 김산아, 엄효정, 황호삼씨(왼쪽부터)가 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6월27일 새벽 4시30분. 산 중턱에 안개가 걸쳐진 풍경 앞에서 사람들이 눈을 감았다. 바닥에 놓인 마이크에는 헤드셋이 연결되어 있다. 멈추고, 침묵하며, 몰입한다. ‘왼쪽엔 쏙독새, 아래에는 옴개구리, 오른쪽에 호랑지빠귀’라고 메모하며, 눈에 보이진 않지만 어딘가에 숨어 있는 존재들을 소리로 찾아냈다. 서서히 동이 트자 숲속을 지나 냇가를, 꽃밭을 조심스레 거닐며 듣는다. 20분 거리를 2시간 동안 걸었다. 느리지만 풍요로운 ‘사운드 워커’의 아침 풍경이다.

숲해설가, 유아 숲지도사로 오랜 경력을 쌓은 김산아, 정효은, 엄효정, 황호삼, 임성택씨는 사운드 워커로 활동하고 있다. ‘사운드 워킹’은 소리에 집중해 걸으며 자연을 경험한다는 의미다. 경남 산청군 산아책방의 생태 관련 책 모임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2024년 숲과 나눔 재단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소리’를 공부했다. 이제 이들은 소리로 계절과 시간을 감각할 수 있게 됐다. ‘소리를 듣고 세계가 확장됐다’는 엄효정씨는 이렇게 말했다. 잠시 멈추고, 모두에게 간 자연의 초대장을 열어보라고.

사운드 워커들이 경남 산청군 당산리의 한 논에서 개구리 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사운드 워커들이 경남 산청군 당산리의 한 논에서 개구리 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엄효정씨가 지향성 마이크를 들고 논 주변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엄효정씨가 지향성 마이크를 들고 논 주변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6월27일 새벽 4시30분. 사운드 워커들이 새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6월27일 새벽 4시30분. 사운드 워커들이 새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김산아씨가 새벽 새소리를 들으며 어떤 소리인지 분 단위로 기록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김산아씨가 새벽 새소리를 들으며 어떤 소리인지 분 단위로 기록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아침이 밝아온다. ⓒ시사IN 박미소
아침이 밝아온다. ⓒ시사IN 박미소

 

아침 해가 뜬 후 뒷산으로 올라가는 중. ⓒ시사IN 박미소
아침 해가 뜬 후 뒷산으로 올라가는 중. ⓒ시사IN 박미소
김산아씨가 솔잎을 만지며 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김산아씨가 솔잎을 만지며 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산아책방 인근의 냇가 바위 틈 사이로 흐르는 물.  ⓒ시사IN 박미소
산아책방 인근의 냇가 바위 틈 사이로 흐르는 물. ⓒ시사IN 박미소
사운드 워커들이 냇물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사운드 워커들이 냇물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김산아씨가 바위에 앉아 물과 새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김산아씨가 바위에 앉아 물과 새소리를 듣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강아지 오일이 뒤로 노란색 꾀꼬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시사IN 박미소
강아지 오일이 뒤로 노란색 꾀꼬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 ⓒ시사IN 박미소
날아가는 꾀꼬리. ⓒ시사IN 박미소
날아가는 꾀꼬리. ⓒ시사IN 박미소
사운드 워커들이 꽃에서 꿀을 따 먹는 벌들의 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사운드 워커들이 꽃에서 꿀을 따 먹는 벌들의 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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