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합창단 박미리 지휘자(48)는 한때 음악 교사였다. 음악이 사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교직 생활을 정리했다. 이후 소속되어 있던 합창단이 세월호 참사 추모제 공연에 참여하면서 세월호 가족들과 인연이 시작됐다. 최근 10주기를 앞두고 창작곡으로 구성된 두 번째 앨범을 작업 중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평화의 나무 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했어요. 당시 안산 문화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제에서 공연했죠. 2014년 겨울, ‘네버엔딩스토리’ 뮤직비디오 제작을 도왔어요. 그때 세월호 가족분들께 처음 인사드렸어요. 다들 거리에서 싸우느라 삭발을 한 상태였죠. 500일 추모제 공연을 끝내고 2015년 9월부터 자발적으로 세월호 엄마들의 합창 모임에 나가게 되었어요. 이후에 지휘자 역할을 맡게 되었죠. 현재는 세월호 가족 12명과 일반인 단원을 포함해 40여 명 매주 월요일에 연습합니다. 10년 동안 쉰 적이 없어요. 저희는 ‘어메이징 먼데이’라고 불러요.
처음엔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했어요. 자식이 죽었는데 노래를 부를 수 있냐는 거죠. 노래를 부른다는 건 숨을 통과하고 나온 몸의 표현이기 때문에 당사자에게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세월호 가족들은 온몸으로 노래를 불러요. 표정과 눈빛으로, 손끝을 부르르 떨면서요. 함께 노래하면 서로가 연결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기존 유가족 단원들이 신입 단원이 오면 농담을 해요. 처음 3년은 울어야 한다고(웃음).
긴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세월호 가족들에게 노래를 싸움의 도구로 삼으라고 말했어요. 저는 노래의 힘을 믿거든요. 노래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고요.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 변화를 일으키는 씨앗이 될 수도 있어요. 앨범을 내고 책을 펴내는 것도 이 싸움을 기록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에요. 세월호 가족들이 쓴 글로 노래를 만드는 게 제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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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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