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민간 잠수사 이상진씨. ⓒ시사IN 이명익
세월호 민간 잠수사 이상진씨. ⓒ시사IN 이명익

이상진씨(60)는 세월호 참사 초기 수색 작업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 중 한 사람이다. 첫 수습자도 그와 함께 뭍으로 올라왔다.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여전히 미수습자 가족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저는 인근 해역에서 배를 건지고 있었어요. 그러다 사리(밀물과 썰물 차가 최대인 시기) 때에 작업을 잠깐 멈추고 다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세월호 참사가 터진 거예요. 해상 크레인 큰 거 있잖아요. 그거 계약금도 걸어놓고 했는데 다 사고가 난 쪽으로 가야 한다고 하고. 저도 그냥 보따리 싸서 그쪽으로 갔죠.

처음에 갔을 때 세월호 선수가 떠 있었어요. 바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배에서 하루 잤나? 하루 반 잤나? 그 정도 있다가 들어가서 수습했죠. 그렇게 들어가서 처음으로 세 명을 수습했어요. 이후 그렇게 쭉 하다 7월10일인가 문자를 받고 완전히 철수했죠.

세월호 이후 매일은 아닌데 가끔 좀 심하게 힘들 때가 있어요. 특히 3~4월 이럴 때 시작해서 6월 초까지는 많이 괴롭죠. 약을 먹고 자는데도 한 2~3시간이면 눈이 떠지고 다시 잠들면 꿈속에서 잠수를 하고 있어요. 못 찾은 사람들 찾으려고 육상과 통신하면서 방 호실을 다 돌아다니는데… 방에 대한 건 또렷한데 다른 건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냥 누굴 찾는다고 계속 돌아다니고 있어요.

아마 우리 잠수사들은 다 그럴 거예요. 인터뷰 한번 하거나 누가 물어보잖아요? 그러면 기억이 다시 다 나요. 하나도 안 잊혀요. 저는 배에서 나오고 유가족과 안 만났거든요. 그 유가족들 사이에 우리가 못 찾아준 미수습자 가족분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분들 보는 게 너무 미안해서 못 만나겠더라고요. 이후에 유가족들 만나뵙기는 했는데 지금도 많이 미안하죠.

작년 3월부터인가 치료비가 중단됐어요. 별 이유도 없어요. 앞으로는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다시 진단을 받고 서류 떼고 있죠.

참, 기자님은 올해 몇 살이세요? 기자님이 60세, 70세, 80대까지 산다고 했을 때 한 30년 이상 지나면 세월호에 관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겠어요? 우리는 그 나이까지 뭐 살기는 힘들 것 같고. 책임자 처벌 이것까지는 생각을 안 하는데,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게 나는 안타까워요. 대형 사고가 터지면 사망자 나오는 거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세월호는 안 죽어도 될 사람들이 다 죽은 거잖아요. 그게 너무 안타까운 거예요. 그래서 꼭 진실을 알고 싶어요. 앞으로 한 30년 후면 그 진실이 안 나오겠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기자명 이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