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8일 오후 1시께. 보라색 옷을 입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삼삼오오 모여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서로를 위로하던 유가족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가 조사대상이 되고 책임이 밝혀질까 봐 두려운 것이냐. 국민의힘은 무책임하고 어리석은 결정으로 국민의 처절한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첫 의원총회에서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여당인 국민의힘은 또다시 우리를 외면했다. 참으로 비정한 정치세력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남은 인내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대보겠지만 그 기대를 무산시킨다면 걷잡을 수 없는 반발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 운영위원장을 시작으로 고 이남훈씨 어머니 박영수, 고 최혜리씨 어머니 김영남, 고 김현수씨 어머니 김화숙, 고 유연주씨 아버지 유형우, 고 김미정씨 어머니 박랑주, 고 서수빈씨 어머니 박태원, 고 김단이씨 외삼촌 김진환, 고 정주희씨 어머니 이효숙, 고 문효균씨 어머니 이기자, 고 이민아씨 아버지 이종관씨까지 11명이 삭발에 동참했다.
유족들의 머리카락은 용산 대통령실 앞 거리를 뒤덮으며 흩날렸다. 삭발에 참여한 이들도, 미처 삭발에 동참하지 못한 이들도 모두 힘없이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 눈물을 연신 닦아보지만 손수건은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삭발을 마친 유족들은 잘린 머리카락을 앞에 두고 외쳤다.
“대통령은 즉각 특별법을 공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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