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월랜드(사진)는 미국 주간지 〈타임〉에서 주목받는 환경 전문기자다.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CNow)’는 월랜드 기자를 ‘2022년 올해의 언론인’으로 꼽으며 “과학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경제정책의 광범위한 변화 필요성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 대해 이야기한다”라고 소개했다.
늘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었나.
우연히 기후위기 보도를 시작했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했고 이전엔 정치와 보건·의료 분야를 취재했다. 처음 기후위기를 보도해야 했을 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금방 그 주제에 몰두했고,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책·보고서·학술자료를 읽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빠르게 학습하기 위해 손에 넣을 수 있는 건 무엇이든 다 읽었다. 그리고 그 주제에 대해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기후위기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과 동시에 해결책을 두고 여러 관점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항상 다양한 의견을 듣고 기사를 쓰려고 노력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안의 복잡성과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기 어렵다.
〈타임〉은 어떻게 기후위기를 보도하나.
〈타임〉은 기자 5명과 편집자 2명으로 구성된 ‘기후팀(Climate team)’을 꾸리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환경 전문기자가 아닌 기자들도 자신의 분야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도록 권장한다. 예를 들어, 경제 전문기자는 최근 기후위기의 여파로 공급망 문제와 맞물려 있는 건축자재에 대해 보도했다. 기후팀은 모든 분야에 기후 파트가 만들어지길 바라며 뉴스룸 전반에 걸쳐 협력하고 있다. 개별 기자들도 각자 맡은 보도에서 기후위기를 우선적으로 다룰 방법을 찾고 있다. 언젠가 〈타임〉의 모든 이슈에서 기후문제를 볼 수 있을 거다.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가짜뉴스 속에서 언론이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언급했듯 독자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와 기후위기를 연결하는 동시에, 과학에 근거해 기후위기를 보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기사의 전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과학 문헌을 늘 가지고 있다. 기후위기 보도를 잘 읽어내기 위한 방법을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시간이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 요약본을 읽어보시길 강력히 권한다. 읽기 쉽고, 읽고 나면 합의된 과학적 견해에 근거해 기후위기 보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사IN〉 저널리즘 콘퍼런스 SJC 2022 : 기후위기 시대, 언론의 역할을 묻다 https://sjc.sisain.co.kr
-
기후위기 시대, 언론의 역할을 묻다
기후위기 시대, 언론의 역할을 묻다
시애틀·이은기 기자
201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언론은 기후위기를 주요 의제로 다루지 않았다. 기후위기를 보도할 때면 과학적 사실을 부정하는 기후 부정론자의 주장을 ‘기계적으로’ 함께 내보냈다. 주류...
-
‘기후 침묵’ 깨기위해 경쟁 대신 협업 택한 언론사들
‘기후 침묵’ 깨기위해 경쟁 대신 협업 택한 언론사들
샌프란시스코·이은기 기자
2018년 10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195개 회원국은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시기 이...
-
“독자들이 이해하게끔 써야 기후위기 절감하게 할 수 있다”
“독자들이 이해하게끔 써야 기후위기 절감하게 할 수 있다”
이은기 기자
마크 허츠가드(사진)는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CNow)’의 공동 설립자이자 〈더 네이션〉의 환경 전문기자다. 1989년부터 기후위기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25개국을 돌며 기후위...
-
한데 모인 유색인 저널리스트들, 한결 다채로워진 기후위기 보도
한데 모인 유색인 저널리스트들, 한결 다채로워진 기후위기 보도
시애틀·이은기 기자
미국 남부의 앨라배마주 론데스카운티. 버크 할머니는 뒷마당 물웅덩이의 거북이에 관심을 두는 네 살배기 손자에게 웅덩이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경고했다. 망가진 정화조에서 새어 나온 빗...
-
“좋은 기후위기 기사 응원해줘야 한다”
“좋은 기후위기 기사 응원해줘야 한다”
김다은 기자
1962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1970년이 되기 전에 인류를 달에 보내겠다고 선언했다. 달의 궤도는커녕 지구의 궤도도 모르던 시기였고 우주선을 만드는 데 사용될 금속조...
-
배출은 200개국 중 17위 대응은 60개국 중 57위
배출은 200개국 중 17위 대응은 60개국 중 57위
김다은 기자
한 남자가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아 졸고 있다.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27)의 최종 합의문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잠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