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조남진

마크 허츠가드(사진)는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CNow)’의 공동 설립자이자 〈더 네이션〉의 환경 전문기자다. 1989년부터 기후위기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25개국을 돌며 기후위기를 취재한 그는 지금을 ‘기후 비상사태(climate emergency)’로 규정한다.

미국 주요 언론의 기후위기 보도를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 언론의 기후위기 보도는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과학자들은 분명하다. 인류는 대다수 정부와 기업이 지금까지 취한 점진적이고 불확실한 조치가 아니라, 신속하고 광범위한 조치를 해야 하는 기후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언론은 이 사실을 명확히 보도해야 한다. 코로나19 보도를 떠올려보자. 여러 매체에서 매일 여러 꼭지씩 코로나19 보도가 쏟아졌다. 뉴스를 멀리하는 사람들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위험하고 비상 상황이라고 느꼈다. 백신을 맞고,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등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기후위기 보도도 그렇게 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코로나19만큼, 아니 코로나19보다 더 큰 위협이다.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가짜뉴스가 있다.

지난 시간 미국 언론은 기후위기를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당파적 문제로 취급했다. 큰 잘못이다. 미국 언론은 오랫동안 “민주당원 몇몇은 기후위기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공화당원 몇몇은 그렇지 않다”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무책임한 일이다. 사회적 문제를 다룰 땐 여러 관점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그런 사안이 아니다. 명확한 과학적 사실이다. 석탄이나 오일·가스를 태우면 지구는 뜨거워진다. 정치적 사안을 다룰 때도 과학의 맥락 안에서 얘기해야 한다.

과학적 전문성 부족은 기후위기를 보도하며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기후위기를 보도하기 위해 어떻게 전문성을 쌓았나.

운 좋게도 제임스 핸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장, 데이비드 킹 전 영국 정부 수석과학자문역, 한스 요하임 셸른후버 독일 기후과학자 등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심도 있게 공부한 뒤에 그들을 만나 질문을 던졌다. 기후위기는 이 시대에 가장 많이 연구하는 주제다. 보고서나 학술논문을 스스로 요약할 수 있을 만큼 여러 차례 읽었다. 그런 다음 논문 저자나 다른 전문가를 만나 제대로 이해했는지 반복해서 확인했다. 언론인으로서 우리의 책무는 독자들에게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다. 전문가의 지식과 이야기를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좋은 언론인의 증표다.

〈시사IN〉 저널리즘 콘퍼런스 SJC 2022 : 기후위기 시대, 언론의 역할을 묻다 https://sjc.sisain.co.kr/

기자명 이은기 기자 다른기사 보기 yieu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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