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0일 오후 지리산 아고산대(해발1500m~2500m로 고산대와 저산대 사이) 침엽수의 고사 범위와 분포를 조사하는 ‘백두대간 기후위기 모니터링 프로그램’에 참가한 그린백패커 회원들이 지리산 반야봉 인근에서 하얗게 고사한 구상나무 개체수를 확인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이 지리산 임걸령 인근에서 고사한 구상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하얗게 고사된 나무가 구상나무인데 지리산에선 대부분 고사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예요. 수만 년 동안 한반도에서 살아왔던 침엽수들인데 불과 10~20년 사이의 기후변화가 생존 환경을 변화시켰고 집단 고사로 이어지고 있어요.”

10월30일 오후 그린백패커와 함께 지리산 반야봉(1732m)에 오른 녹색연합의 서재철 전문위원은 백두대간 기후위기 모니터링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어두운 표정으로 인사말을 건넸다. 구상나무는 한반도 고산지역의 대표적인 깃대종(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주요 동식물)이다. 고산의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 침엽수에 기후변화로 인한 겨울철 적설량 감소는 수분 부족으로 이어졌고 잦아진 강풍과 여름의 이상고온도 이를 부추겼다.

“한반도 침엽수의 집단 고사는 지리산 반야봉·중봉·천왕봉과 한라산 일대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현재 가장 심각한 것은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예요.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 생물종 중 가장 직접 기후변화에 노출된 생명체라는 건데, 이 종의 서식지 자체가 바뀌어 멸종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생물이 되고 있죠. 지금 보는 이 모습 자체가 바로 기후위기예요.”

녹색연합+제로그램+아름다운재단 주최로 ‘백두대간 기후위기 모니터링 프로그램’에 참가한 그린백패커 회원들이 반야봉 정상 인근에 있는 침엽수 고사지대를 바라보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지리산 반야봉 인근에서 고사한 구상나무를 관찰하고 있는 그린백패커 회원들. ⓒ시사IN 이명익
지리산 반야봉 정상에 오른 그린백패커 회원들이 지리산에서 고사하고 있는 대표적인 침엽수인 구상나무(왼쪽) 가문비 나무 잎을 비교해 보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지리산 반야봉 인근에서 고사한 구상나무를 조사하고 있는 그린백패커 회원들. ⓒ시사IN 이명익
지리산 반야봉 인근에 하얗게 말라죽은 구상나무와 가문비 나무가 즐비하다. 반야봉 뒤로 천왕봉이 보인다. ⓒ시사IN 이명익

 

 

기자명 이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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