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0일 열린 ‘읽는당신×북클럽 시즌2’의 첫 번째 강사인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오른쪽). ⓒ시사IN 안희태

“흔히 진화라 하면 새로운 생명체가 생기는 것을 생각하죠. 오해입니다. 진화의 핵심은 멸종입니다.” 9월30일 〈시사IN〉과 동네책방이 함께하는 ‘읽는당신×북클럽 시즌2’ 오프닝 북토크가 온라인 생중계로 열렸다. 오는 12월14일까지 진행될 이번 북클럽 주제는 ‘다양성과 공존’. 그 첫 번째 강사로 ‘유쾌한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이 나선 것이다.

왜 멸종이 핵심일까? 멸종이 있어야만 새로운 생명이 기존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탄생한 이래 다섯 번의 대멸종(오르도비스기·데본기·페름기·트라이아스기·백악기)이 있기까지 예외는 없었다. 공룡이 멸종했기에 인류가 살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인류가 다음 생명을 위해 멸종을 초연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 그가 들고 온 이날 주제 또한 ‘기후위기와 인류세:여섯 번째 대멸종에서 살아남기’였다.

지질학·생물학·기후과학 등의 영역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그가 강조한 것은 다섯 차례 멸종이 기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난 6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대규모 운석 충돌로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공룡 또한 그 전부터 징후를 보였다. 운석이 충돌하기 전 벌어진 대규모 화산 폭발로 지구 기온이 오르면서 이미 공룡 종의 다양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중교통 무료화’ 같은 혁신 정책

그렇다면 기후위기와 종의 다양성 감소라는 선행지표를 이미 겪고 있는 인류가 여섯 번째 멸종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희망은 있다.” 기후변화는 인간이 초래한 것이기에 인간이 바로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프레온가스 사용을 금지한 뒤 남극 오존 구멍이 5분의 1 크기로 줄어든 경험을 상기시킨 그는 “개인이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을 넘어 정책으로 기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개인이 고기를 덜 먹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식의 실천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전면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해 기후위기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서울시 대중교통 전면 무료화’ 같은 혁신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게끔 시민들이 정치인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 때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 후보들에게 기후위기를 해결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라는 그의 말에 독자들은 ‘가슴이 뜨거워졌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았다’라며 실시간 채팅으로 화답했다. 다양성과 공존의 길을 찾는 두 번째 북토크(강사:김원영 변호사)는 10월21일 열 예정이다.

기자명 김은남 기자 다른기사 보기 ke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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