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한창입니다. 타깃은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지요. 일각에서는 지난 9월 중순, 이 지사의 발언(“이 설계는 제가 한 겁니다”)을 두고 ‘고백’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건 좀 너무합니다. 그가 설마 ‘내가 화천대유에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을 주도록 설계했소. 약 오르지?’라고 말했을까요. 그냥 뒀으면 민간 개발자의 차지였을 개발이익 중 5500억여 원을 찾아왔다고 자랑하고 싶었을 터입니다.
대장지구 개발사업의 수익배분 구조 자체에선 이재명 지사가 사욕을 채우려 한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시점에서 성남시와 이 지사는 오히려 쉽고 안정적인 길만 걸으려 시도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손을 떼버리고 시 책임으로 돈을 빌리는 길(지방채 발행)도 막혀 있었습니다. 성남시 측은 개발사업에 따르는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상의 시행사인 화천대유와 ‘개발수익 5500억원까지는 시가 무조건 갖는다. 그 이상 벌면 너희가 가져라’는 식으로 합의한 것입니다. 예컨대 전체 개발수익이 4000억원이라면 화천대유는 한 푼도 못 건집니다. 6000억원이면 성남시의 몫(5500억원)을 뺀 500억원, 1조원이면 4500억원이 화천대유로 넘어가는 구조였습니다. 더욱이 문상현 기자가 쓴 이번 호(제734호) 커버스토리를 보시면 대장지구에 뿌리를 박은 집요한 민간 개발업자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이미 2009년에 대장지구 5개 구역의 3분의 1에 대한 권리를 확보해놓은 상태였습니다. 당시 성남시로서는 이런 ‘꾼’들과 싸우기보단 타협하는 쪽이 지름길로 보였을 겁니다.
이런 타협이 이루어졌다면 그 과정에서 성남시 측이 저지른 불법이나 편법 행위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화천대유가 법조계 및 정치권에 만들어놓은 광범위한 커넥션에 금품을 살포한 정황도 갈수록 뚜렷해집니다. 사업 초기자금을 빌려준 SK 일가와 화천대유 관계자들 사이의 자금흐름이 매우 복잡합니다. 수사가 진행되다 보면 이 지사나 그 측근의 이름이 분배 구조가 아니라 비리 차원에서 불쑥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재명 지사 측이 안전한 길만 가려다가 그 결과인 ‘화천대유의 천문학적 수익’ 때문에 곤경에 몰린 형국입니다. 민간업체의 큰 개발이익이 나쁜 것이라면 앞으론 공공부문이 개발사업을 주도해야겠지요. 다만 이 경우, 이익을 얻으면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겠지만, 실패하면 시민이 부담을 공유해야 한다는 측면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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