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밀집지에 건설된다는 이유로 인근 주민의 반대를 겪고 있는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신축 사원(사진 왼쪽 붉은 철골). 공사장 입구는 주민이 세워놓은 차로 막혀 있다. 30m 떨어진 곳에는 교회가 있다. ⓒ시사IN 이명익

“여기서 태어나고 학교 다니는 아이도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글자를 모르니까 괜찮지만 아이들은 다 알아요. 자기 종교와 부모에 대해 테러리스트라며 이야기한 글자(피켓)에 마음의 상처가 깊어요.” 무슬림인 A씨가 가족과 함께 대구 북구 대현동으로 이사 온 건 7년 전인 2014년이다. 경북대가 무슬림 유학생을 받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A씨와 유학생들이 기도를 올리던 작은 집은 이슬람 사원이 되었다. 유학생이 늘며 사원은 상대적으로 좁아졌다.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이 설치해놓은 현수막 아래로 한 무슬림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사원을 신축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2월, 대구 북구청이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현장조사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시켜버린 것이다. 무슬림들은 소송을 냈고, 지난 7월19일 나온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공사가 재개될 수 있었다.

주민들은 자신들과 합의 없이 주택가 한복판에 종교시설이 들어서는 바람에 예배 소음과 음식 냄새에 시달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재산권까지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공사 현장 주변에 게시된 현수막과 피켓이 주민들과 무슬림 간 갈등이 혐오와 차별로 치달아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모든 이슬람은 테러리스트가 아니지만 모든 테러분자는 이슬람이다(대현·산격동 주민 일동).”

경북대 유학생인 무슬림 유학생 B씨가 이삿짐을 나르고 있다. B씨의 집은 이슬람 사원 앞인데, 집주인이 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았다. ⓒ시사IN 이명익
대구 북구 대현동 신축 이슬람 사원 공사장. 주민이 막아놓은 입구 앞에 주민 명의의 피켓이 놓여 있다. ⓒ시사IN 이명익

 

기자명 이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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