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태어나고 학교 다니는 아이도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글자를 모르니까 괜찮지만 아이들은 다 알아요. 자기 종교와 부모에 대해 테러리스트라며 이야기한 글자(피켓)에 마음의 상처가 깊어요.” 무슬림인 A씨가 가족과 함께 대구 북구 대현동으로 이사 온 건 7년 전인 2014년이다. 경북대가 무슬림 유학생을 받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A씨와 유학생들이 기도를 올리던 작은 집은 이슬람 사원이 되었다. 유학생이 늘며 사원은 상대적으로 좁아졌다.
사원을 신축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2월, 대구 북구청이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현장조사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시켜버린 것이다. 무슬림들은 소송을 냈고, 지난 7월19일 나온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공사가 재개될 수 있었다.
주민들은 자신들과 합의 없이 주택가 한복판에 종교시설이 들어서는 바람에 예배 소음과 음식 냄새에 시달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재산권까지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공사 현장 주변에 게시된 현수막과 피켓이 주민들과 무슬림 간 갈등이 혐오와 차별로 치달아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모든 이슬람은 테러리스트가 아니지만 모든 테러분자는 이슬람이다(대현·산격동 주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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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뒤에 가려진 ‘이슬람 포비아’ [평범한 이웃,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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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너무 늦기 전에 막아야 한다.” “극단주의를 멈춰라.” 3월7일 스위스에서 실시된 이른바 ‘부르카 금지 법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취리히 시내 곳곳에 붙은 포스터의 문구다. 부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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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울타리 안에서는 성소수자·이민자들이 어울려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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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어진 (독일 치타우·괴를리츠 대학 정치학), 김인건 (프랑크푸르트 통신원)
2020년 새롭게 개정된 녹색당 강령 제4장 ‘함께 사는 삶’은 열린사회에 대한 독일 녹색당의 견해를 분명히 보여준다. 강령은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사회를 강하게 만들며, 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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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IN] BTS 뮤비 촬영지, 여기는 비행장인가 통학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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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뮤직비디오 ‘에필로그 영 포에버’ 촬영지로 알려지며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충북 제천비행장. 1950년대 군사훈련 목적으로 모산동과 고암동, 장락동 일대 18만㎡에 조성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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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벽에 갇힌 세계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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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진 기자
대형 공사 차량들이 오가는 인천 검단신도시 건설현장을 지나 주택가 골목길을 지나면 세계문화유산 ‘김포 장릉’이라고 쓰인 안내판이 나온다. 조선 선조의 다섯째 아들이자 16대 왕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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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도 무력화시킨 ‘돼지머리 시위’는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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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상원 기자
공사장 바로 옆에 돼지머리가 놓인 풍경은 상상보다 더 기이했다. 대구 대현동 경북대 인근에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짓는 현장이었다. 모스크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10월부터 이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