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이스라엘 누가 전쟁을 원하는가 김영화 기자 “중동이 벼랑 끝에 있다. 전 세계가 더는 전쟁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4월14일(현지 시각)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국 영사관을 공습받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드론과 미사일 300여 개를 이용해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감행한 다음 날이었다. 이스라엘은 드론과 미사일 99%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기로에 놓였다는 관측까지 나온다.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의 박현도 교수는 국내 이슬람·중동 이-팔 전쟁 그 후, 유럽에서 커지는 반유대주의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지난 3월2일 토요일 밤, 스위스 취리히 시내 젤나우 지역. 사거리 모퉁이에 자리잡은 ‘츠바이테 악트(2. Akt)’, 즉 ‘제2막’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은 여느 때처럼 손님들로 붐볐다. 벽에 걸린 커다란 스크린 7개에서 스포츠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다. 맥주잔을 손에 든 이들이 저마다 자기 팀을 응원했다. 넓은 창문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스크린에 눈을 고정한 사람들은 닫힌 창문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밤 9시35분을 막 지나던 시각, 음식점 안에서 창문 쪽으로 고개만 돌리면 훤히 보이는 인도에서 15세 왜 여성혐오 범죄는 테러로 불리지 않는가? 김영화 기자 스물네 살 백인 남성 ‘알렉스’는 모태솔로다. 보디빌딩 유튜브와 비디오게임 관련 포럼을 즐겨 본다. 특권을 누린다는 기분을 느껴본 적은 없다. 자신이 특권층이란 말을 들으면 화가 난다. 우연히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접하게 되었다. 수십만 조회수에 달하는 게시물들은 저마다 말한다. 모든 혜택을 누리는 건 여자들이고 진짜 피해자는 남자들이다, 당신은 잘못이 없다, 그러니 여성폭력 방지법을 폐지해야 한다…. 혼자만이 아니었다는 생각에 알렉스는 안도감마저 든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점점 몰입되고 주장은 더 과격해졌다.어딘가에 있을 법한 알렉 붉은 바다의 전쟁, 인플레 재발로 치달을까? 이종태 기자 ‘홍해-수에즈운하’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장 인기 있는 바닷길이다. 동아시아에서 출발하는 선박의 경우, 일단 인도양으로 나간 뒤 아라비아반도 쪽으로 북상하다 보면 바다가 점점 좁아지다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이르게 된다(〈그림〉 참조).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의 이 해협은 홍해로 들어가는 좁은 문이다. 길고 좁은 회랑 같은 홍해를 거슬러 올라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면 지중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동쪽으로 항해하면 이스라엘과 레바논·시리아, 서쪽으로는 그리스와 이탈리아·프랑스의 항구들에 닿는다.19세기 중반 수에즈운하가 완 독일은 왜 이·팔 전쟁 휴전에 기권표를 던졌을까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10월27일 유엔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위한 투표가 있었다. 결의안은 불법 감금된 시민에 대한 조건 없는 즉각 석방과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을 위해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인도적 휴전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찬성 120개국, 반대 14개국, 기권 45개국으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 결의안은 통과되었다. 미국을 비롯해 해당 결의안을 반대한 국가들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폭격과 인질 납치 사건을 전쟁의 발발 원인으로 결의안에 명시하지 않은 것을 반대 이유로 삼았다.독일은 이 투표에서 기권표 하나님이 죽었다고 떠벌리는 자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정혜실의 〈우리 안의 인종주의〉(메멘토, 2023)에는 한국 정부와 사회가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 난민, 무슬림에게 행사하는 제도적 인종차별 사례가 가득하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아시아 곳곳에서 찾아온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사이의 ‘다문화 결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문화 결혼을 한 부부는 똑같은 국제결혼이지만 ‘글로벌 패밀리’라고 불리는 백인과 한국인 부부가 당연히 누리는 법적·제도적 처우를 받지 못한다. 많은 제약을 뚫고 혼인신고를 마친 이주민 배우자는 영주나 귀화를 위해 국가에 또 한번 ‘결혼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 총선 승리한 스위스국민당, 그 비결은 이주민 혐오?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10월 초 막을 내린 올해 취리히 국제영화제의 주빈국은 한국이었다. 한국 영화 11편이 소개됐고, 덕분에 나는 취리히 한가운데서 (대다수 비한국인 관객과 달리) 자막 읽는 고생 없이 한국 영화를 감상하는 사치를 누렸다. 그중 한 편이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다.영화는 대규모 지진으로 한국 땅이 초토화된 가운데 무너지지 않고 남은 단 하나의 건물로 추정되는 ‘황궁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살 곳을 잃은 ‘외부인’들이 아파트를 찾아오자 주민들은 902호에 사는 김영탁(이병헌)을 대표로 선출한 뒤 이들을 몰아낼 계획을 세운다 이란과 헤즈볼라, 전쟁의 또 다른 변수 박현도 (교수·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가자지구를 봉쇄한 이스라엘이 여러 차례 공언한 대로 하마스를 뿌리뽑고자 본격적으로 지상전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직후, 이스라엘 군은 지상전을 피할 수 없다며 가자지구 진입이 곧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런데 사실 지상전을 개시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도 이스라엘은 선뜻 가자지구로 진격하지 못했다. 하마스보다 화력이나 전투력이 10배 이상 뛰어난 헤즈볼라가 북부 레바논 국경에서 반격할 것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마스가 도발한 전쟁이지만, 이스라엘의 대응에 따라 헤즈볼라가 개입하여 “수많은 선수들과 같은, 선수 안세영입니다” [기자들의 시선] 변진경 기자 이 주의 비극10월16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팔레스타인 출신 여섯 살 아이가 70대 미국인에게 살해당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가해자의 집에 세들어 살고 있었다. 미국 내 무슬림 단체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에 따르면, 가해자인 70대 조지프 추바는 “너희 무슬림들은 죽어야 한다”라며 칼을 휘둘렀다. 아이는 숨졌고 아이 엄마는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추바를 1급 살인, 1급 살인미수, 증오범죄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숨진 아이의 가족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살다가 10여 년 전 미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요? 인종차별적 질문입니다 임지영 기자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역 2번 출구, 안산유통상가에 들어서면 간판, 고무, 금속, 기계장비, 도장 등 각종 품목을 취급하는 업체의 간판이 끝없이 이어진다. 1989년 지어진 건물 25채에 점포 2000여 개가 들어서 있다. 그중 한 상가 3층에 ‘방송국’이 있다. 안산공동체미디어 ‘단원FM’이다. 대부금융과 전기공사 업체를 가로질러, 그 문을 두드렸다. 정혜실 단원FM 본부장이 나왔다. 라디오 부스에서는 녹화가 한창이었다. 안산 시내를 샅샅이 뒤지다 월세가 저렴한 이곳을 발견해 지난해 입주했다. 창고는 방송국이 되었다.정혜실 본 예수께서 묻노니, 내가 너희에게 날씬하라 하였느냐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두 개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고 있는 페데리코 핀첼스타인이 쓴 〈파시스트 거짓말의 역사〉(호밀밭, 2023)는 탈진실 시대로 묘사되는 지금, 파시즘이 부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이 2020년에 출간된 것을 보면 지은이로 하여금 이런 우려를 하게 만든 장본인은 도널드 트럼프다(‘열대의 트럼프’라는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와 헝가리의 독재자 빅토르 오르반도 이런 우려에 기여했다). 트럼프는 영광스럽게도 이 책에서 파시즘의 창시자 무솔리니와 파시즘의 완성자 히틀러와 동격이 되었다.지은이는 파시즘의 가장 큰 특색이 “주로 진실을 인도 힌두 근본주의자들이 영화 〈오펜하이머〉에 격분한 이유 이종태 기자 세계적으로 흥행 중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 〈오펜하이머〉가 인도에서 종교적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CNN(7월24일)에 따르면, 인도의 힌두교 근본주의 세력들은 영화의 한 장면이 힌두교를 모독했다며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한편 해당 장면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이 영화의 주인공은, 세계 최초의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계획’을 주도했으나 원자폭탄이 일본에 투하된 뒤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며 수소폭탄 제조에 반대했던 미국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다. 힌두 근본주의자들이 문제로 삼은 장면에서, 오펜하이머로 분한 배우 트위터에 공유된 성폭력 영상, 인도를 흔들다 이종태 기자 부족 간 유혈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인도 북동부의 마니푸르주에서 촬영된 성폭력 사건 동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세계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트위터에 공유된 성폭력 사건7월19일, 강제로 옷을 빼앗긴 여성 두 명이 남성들에게 끌려다니며 성추행을 당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트위터에 공유되었다. 여성들이 울부짖으며 호소했지만, 무자비한 폭언과 폭력은 끊임없이 행사되었다. 이 영상이 찍힌 장소는 인도 마니푸르주의 캉폭피(Kangpokpi) 지역으로 밝혀졌다.마니푸르주에서는 다수 부족인 메이테이와 산악 지대의 소수 부족인 나가, 쿠키 사이의 경찰에게 살해된 소년, 다시 시작된 반란 이종태 기자 6월27일 프랑스 파리 외곽의 낭테르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교통 단속을 피해 달아났던 17세 소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날부터 파리 인근을 중심으로 프랑스 곳곳에서 폭력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는 수천 명의 시위 대처 인력을 동원해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시도 중이다. 그러나 6월29일 현재까지는 살해된 소년과 관련된 분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교통 검문에 응하지 않자 발포나엘(Nahel M)이라고 불렸던 이 알제리계 프랑스 소년은 교통 검문을 시행 중이던 경찰의 정지 명령에 응하지 않고 차량을 계속 운전하다가 다문화 갈등을 풀어가고 싶다면 [기자의 추천 책] 김영화 기자 올해 초 저자를 만난 적이 있다. 이슬람 연구자로 국내 여러 ‘갈등 현장’에 조언을 해온 터라 무슬림 인터뷰이 섭외를 부탁해볼 참이었다. 하지만 어려웠다. 연구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개별적인 연락이나 도움은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로서 지키는 원칙이라고 했다. 물론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다. 그 대신 다문화 갈등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알려주었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는 무슬림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서 대체식이 제공되어야 하는가?’ 그의 대답은 예상과 달랐다.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울산으로 간 아프간 특별기여자의 1년, 그곳에 미래가 있었다 울산/글 김영화 기자·사진 신선영 기자 차창 밖으로 아파트 단지가 쉴 새 없이 휙휙 지나가더니 어느 순간 풍경이 달라진다. 공장 굴뚝이며 조선소 크레인들이 울산대교 너머로 솟아 있다. 바닷가 선적 부두에는 자동차 수천 대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한반도 동남쪽 끝자락, 울산 동구로 들어가는 길목이다.공업도시를 채운 건 외지인들이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세계적 규모의 조선소 두 곳이 있었다. 타 지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이곳으로 왔다. 아파트와 학교가 하나둘 생겨났다. 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0년대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었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노옥희 교육감이 떠난 자리, 곳곳에 남은 따뜻한 유산 울산·김영화 기자 차창 밖으로 아파트 단지가 쉴 새 없이 휙휙 지나가더니 어느 순간 풍경이 달라진다. 공장 굴뚝이며 조선소 크레인들이 울산대교 너머로 솟아 있다. 바닷가 선적 부두에는 자동차 수천 대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한반도 동남쪽 끝자락, 울산 동구로 들어가는 길목이다.공업도시를 채운 건 외지인들이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세계적 규모의 조선소 두 곳이 있었다. 타 지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이곳으로 왔다. 아파트와 학교가 하나둘 생겨났다. 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0년대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었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고 했는데…”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고 했는데, 이 발언은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맞는 발언이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월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순방 성과를 폄훼하지 말라며 반박해. 근거로 든 건 과거 언론 보도. 연합뉴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에서 ‘아랍에미리트의 주적은 이란’이라는 내용이 수없이 반복되었다며 “국내 언론보도에 대해 이란 정부가 아니라고 반박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고도 덧붙여. 이란 외무부가 문제 삼은 건 한국 대통령으로서의 발언인데, 혹시 대통령이 이 기사들로 해외 순방 ‘벼락 그 일본인 경찰서장은 왜 ‘조센징’을 지켰을까 김형민(SBS Biz PD) 2023년은 매우 끔찍한 역사적 사건의 100주기다. 일본의 관동(간토) 대지진과 조선인 대학살이 벌어진 해가 1923년이었거든. 1923년 9월1일 오전 11시58분 일본의 관동 지역을 거대한 지진파가 휩쓸고 지나갔다. 마침 점심시간으로 가정집이나 식당에서 밥을 짓고 요리를 할 때였기에 건물이 무너지면서 거대한 불길이 타올랐다. 지진 전 상륙했던 태풍의 여파로 강풍마저 불어대는 바람에 대화재가 도쿄 시내를 비롯한 관동 지역을 삼켰다. 사망자 10만여 명 가운데 불타 죽은 사람이 태반이었다고 하니 그 참상을 짐작할 수 있을 거야.당 대법원 판결도 무력화시킨 ‘돼지머리 시위’는 정당한가? 대구·이상원 기자 공사장 바로 옆에 돼지머리가 놓인 풍경은 상상보다 더 기이했다. 대구 대현동 경북대 인근에 모스크(이슬람 사원)를 짓는 현장이었다. 모스크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10월부터 이곳에 돼지머리를 두었다. 무슬림을 내쫓는 게 목적이다. 이슬람 교리는 돼지를 금기시한다. 모스크 건설을 추진 중인 무슬림 유학생들은 이런 행태가 ‘이슬람 혐오’라고 비판한다. 반면 반대하는 주민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반박한다.이 갈등은 갑자기 불거진 게 아니다. 무슬림 주민들이 사원 건축허가를 받은 건 재작년 9월. 3개월 뒤 착공에 들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