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와 관련해 현직 검사들에게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지난해 10월16일, 수감 중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2019년 7월 전관 출신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라고 폭로했다. 이른바 ‘라임 술접대 의혹’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지시로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을 운영 중인 상태였다.

김 전 회장의 폭로로 지난해 12월, 검찰은 특수부 검사 출신 이 아무개 변호사, 나 아무개 검사 등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2019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총 536만원 상당의 술접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았다. 검찰은 이 술자리에 동석한 유 아무개 검사, 임 아무개 검사 등은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유 검사와 임 검사는 밤 11시 이전에 귀가했는데 그 시점까지 계산된 금액이 모두 481만원이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인원이 모두 5명이었으니, 481만원을 5로 나누면 1인당 접대 금액은 96만2000원이다. 형사처벌 기준인 100만원에서 3만8000원 부족하다. 검찰의 이른바 ‘99만원 불기소’ 계산법이다.

기소를 면한 유 아무개 검사는 〈시사IN〉 취재 결과 2019년 당시 김학의 3차 수사팀 소속으로 확인되었다. 대구지방검찰청 소속이었던 유 검사는 2019년 4~8월 3차 수사팀에 파견되어 김학의 전 차관 뇌물수수 의혹의 수사와 재판을 맡았다. 낮에는 윤중천이라는 스폰서와 밀착한 김학의 전 차관의 뇌물 범죄 혐의 수사와 재판에 참여하고 밤에는 강남 룸살롱에서 술접대를 받은 셈이다.

지난해 10월26일, 검찰은 유 검사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그의 휴대전화를 확보할 수 없었다. 유 검사는 압수수색 이틀 전인 10월24일 베이비페어 박람회에 갔다가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주장했다. 라임 술접대 의혹 관련자들은 모두 비슷한 시기에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거나 바꿨다. 이 아무개 변호사는 10월17일 휴대전화를 분실했고, 나 아무개 검사는 10월17일, 임 아무개 검사는 10월25일 휴대전화를 교체했다고 각각 주장했다.

“택시 이용내역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

유 검사는 검찰 조사 때 처음에는 “김봉현을 만난 사실이 없고 술접대를 받은 사실도 없다”라고 부인했다. 검찰은 술접대가 있었던 7월18일 유 검사가 심야 시간에 체크카드로 택시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티머니택시 시스템부를 압수수색해 동선을 확인했다. 그 결과 유 검사가 7월18일 밤 10시59분 강남 룸살롱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11시18분 관사 부근에서 내린 것을 확인했다. 유 검사는 “정말로 기억나지 않는다. 택시 이용내역이 그렇게 나온 것은 정말 왜 그렇게 나왔는지 모르겠다”라고 진술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검사와 스폰서의 관계가 2020년인 지금 우리나라 검찰에서 더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김학의 전 차관의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송영승·강상욱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28일 유죄를 선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 5월31일 나 아무개, 유 아무개, 임 아무개 검사의 징계 청구를 대검찰청에 요청했다. 7월14일 현재 징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이번주 발행된 시사IN 723호에서 〈김학의 보고서〉에 드러난 검찰의 부끄러운 민낯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자명 고제규·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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