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브라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6월12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한 남성이 방역 관련 벽화가 그려진 거리를 걷고 있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인류는 계속 밀리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는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 사실상 전 지구를 자신의 영토로 만들었다. 7월 초 현재 유럽과 미국 다음으로 브라질,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이 코로나19 유행의 중심이 되고 있다. 한국이나 뉴질랜드처럼 비교적 잘 막아낸 국가도 있지만 일상의 많은 부분을 내주고 얻은 위태로운 안정이다. 지금 인류가 코로나19에 맞서는 방법은 국경을 걸어 잠그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무서운 공격을 피해 다니는 것뿐이다.

백신은 이 기울어진 전세를 역전시킬 ‘게임 체인저’이다. 효과적인 백신은 감염을 막고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한다. 백신 접종자가 늘어날수록 코로나19가 침입할 수 있는 영토는 좁아진다. 코로나19 환자를 살리는 치료제가 전투에서 발생한 부상자를 구출하는 역할이라면, 백신은 전투 자체를 끝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면역을 가진 사람이 인구의 70%를 넘으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것으로 예측한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그야말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인 사백신(병원체를 비활성화해 만든 백신)부터 유전자 백신까지 가능한 모든 생명과학 기술을 동원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백신 개발 기간에 비춰보면 믿을 수 없는 속도다. 물론 빠른 속도가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승인받은 백신이 나온다 해도 대량생산과 전 인구 접종을 완수하기까지 또다시 긴 시간이 걸린다. 백신 개발이 곧바로 일상의 회복을 가져오는 건 아니다(전문가와 짚어본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사 참조).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언젠가 우리 모두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를 구하기 위해 맹렬하게 전진하고 있는 백신 후보들을 정리했다.

■ 백신이 탄생하기까지

우리 몸은 침입자를 기억한다. 백신은 이 원리를 이용해 만든 일종의 가짜 침입자다. 외부에서 들어온 적을 식별하고 물리치기 위해 신체는 복잡한 면역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면역세포가 여기에 관여하는데, 그중 한번 싸웠던 상대를 각인해두는 영리한 세포들이 있다. B세포와 T세포다. 백신은 바이러스로 위장해 몸속에 들어간 뒤 면역계를 훈련시킨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백신의 효능을 따질 때는 기본적으로 중화항체를 얼마나 잘 유도하는지 본다.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B세포는 총알에 비유할 수 있는 항체(antibody)를 대량으로 생산한다. 항체 중에 실제로 바이러스를 무력화(중화)할 수 있는 항체를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라고 부른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돌기처럼 돋아 있는 ‘스파이크(spike) 단백질’에 딱 달라붙어 바이러스를 제압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에 있는 세포수용체에 자신의 스파이크를 결합시켜 사람의 세포에 침투한다. 바이러스가 자신의 스파이크 단백질이라는 열쇠로 인체의 세포 문을 따고 들어오려 할 때, 중화항체가 거기에 달라붙어 열쇠를 무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편 T세포는 좀 더 복합적인 역할을 한다. T세포는 크게 ‘헬퍼’와 ‘킬러’로 나뉜다. 헬퍼 T세포는 사이토카인이라는 화학물질을 방출해 면역계를 활성화시키고, 킬러 T세포는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처단한다. 이렇게 전투를 치른 뒤 B세포와 T세포 가운데 일부는 면역기억세포(메모리 B세포·메모리 T세포)로 전환된다. 면역기억세포는 같은 침입자가 다시 들어왔을 때 신속하고 강력하게 신체를 방어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주일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7월7일 기준 전 세계 제약회사와 대학 연구팀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는 총 150개다. 이 가운데 21개는 벌써 사람을 대상으로 테스트(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영국·중국·미국이 앞서나가고 있다. 백신 개발의 선두 그룹은 6월을 기점으로 마지막 관문인 임상시험 3단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임상 1·2단계가 병원에서 통제된 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는 단계라면 임상 3단계는 실전에 가깝다. 방법은 대충 다음과 같다.

지원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다. 한 그룹에는 백신을, 다른 그룹에는 ‘가짜 약(placebo)’을 투여한다. 만약 백신을 투여한 그룹의 코로나19 감염률이 가짜 약 투여 그룹에 비해 현저히 낮다면, 그 백신은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빠르면 오는 9월 가장 빠른 백신 후보의 성적표가 나올 예정이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시험 중인 백신이 감염을 저지하는 효능이 가짜 약에 비해 50% 이상 높다면 코로나19 백신으로 승인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인 백신 승인 기준(70%)에 비춰볼 때 문턱을 한층 낮추었다.

■ 바이러스 백신:진짜 바이러스로 만든 전통의 강자

전통적인 백신은 막고자 하는 그 바이러스 자체를 활용한다.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하는 ‘생백신’이다. ‘약독화 백신(독성을 약화시킨 백신이란 의미, attenuated virus)’이라고도 불린다.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시켜 사람 몸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18세기 에드워드 제너가 최초로 개발한 천연두 백신이 생백신의 변형된 형태이며, 이 형태의 백신은 현재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다. 소아마비 백신, 홍역 백신 등도 대표적이다.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접종하는 것이라 일반적으로 높은 효능을 보여준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을 생백신으로 개발 중인 연구팀은 그리 많지 않다. 이 형태로 완벽하게 안전성이 확인된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독성은 거의 없지만 살아 있는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이기에 정부 승인을 받으려면 더 까다롭게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사백신(inactivated virus)’은 말 그대로 ‘죽은 바이러스’를 활용한다. 바이러스는 단백질 껍데기 안에 유전물질(DNA 또는 RNA)을 담고 있는 단순한 구조이다. 사백신은 포름알데히드 같은 화학물질이나 열을 이용해 바이러스 내부에 있는 유전자를 깨부수고 단백질 옷만 남긴 형태이다. 약독화 백신과 달리 체내에서 자기복제를 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독감 예방용 백신이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전문가들은 사백신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대량생산을 하려면 긴 시간과 큰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긴급한’ 시기에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예상을 깨고 중국 연구팀들은 이 기술을 택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Sinovac)과 국영기업 시노팜(Sinopharm)은 각각 아랍에미리트와 브라질에서 임상 3단계 진입을 앞두고 있다. 동물 테스트(임상시험 이전 단계) 결과에 따르면 중국 연구팀이 만들고 있는 코로나19 사백신은 다른 백신 후보보다 중화항체를 비교적 잘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6월10일, 중국이 거대 국영기업에서 해외에 나가는 직원들 중 지원자를 대상으로 시노팜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사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그러나 생산하는 데는 대규모 제조 설비가 필요하다. 거대한 배양기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키운 뒤 그 바이러스를 가공하는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의 원료가 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생물안전 2등급(BSL 2) 시설에서 배양할 수 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보다 위험하기에 높은 생물안전 3등급(BSL 3) 설비가 필요하다.

한국에는 아직까지 BSL 3에 준하는 백신 제조시설이 없다. 현재 정부 주도로 안동 바이오산업단지에 BSL 3 백신 생산설비를 짓는 중이다. 지난해 1월에 착공해 1029억원을 투자하고 2021년 완성을 목표로 건설 중인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안에 이 설비가 들어설 예정이다.

■ 재조합 단백질 백신:가짜지만 진짜같이

바이러스의 외형을 이루는 껍데기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19의 경우, 그 껍데기에 돋아 있는 돌기(스파이크)를 인체의 세포수용체에 결합시켜 세포 내로 침입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겉모습만 같은 단백질을 만들어 백신으로 투여하면 어떨까? 이런 원리로 만든 백신을 ‘재조합 단백질 백신(protein-based vaccines)’이라고 부른다. 단백질 서브유닛 백신, 합성항원 백신이라고도 한다. B형간염 백신이 이런 방식으로 생산된다.

이 같은 원리의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껍데기 전체를 모조하는 대신 돌기(스파이크 단백질) 부위만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돌기 중에서도, 사람의 세포수용체(Receptor)와 만나는 끝 부분(RBD, Receptor Binding Domain)만 만들어내려는 연구팀도 있다. 바이러스 전체가 아니라 스파이크 단백질 혹은 그 일부만 인체에 투여해도, 면역세포인 B세포는 알맞은 중화항체를 생산할 수 있다. 실제 바이러스가 아니기 때문에 전통적인 백신 개발 방식보다 안전하고, 생산 측면에서도 용이하다. WHO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이 전략을 택한 연구팀이 가장 많다. 다만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효과는 바이러스 자체로 만든 백신에 비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연구팀은 백신과 동시에 투여할 성능 좋은 ‘면역증강제(adjuvant)’를 같이 개발하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노바백스(Novavax)는 5월 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임상시험 1/2단계에 들어갔다. 1/2단계는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해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1단계와 효능을 보는 임상 2단계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지원자 13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자체 생산한 면역증강제를 21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있다. 중국 기업 클로버 바이오(Clover Biopharmaceuticals)도 최근 임상 1단계를 시작했다. 클로버 바이오는 면역증강제로 다국적 제약사 GSK가 개발한 제품을 이용한다. 국내에서도 참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옵티팜-휴벳바이오 등에서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아직 임상시험에 들어간 상태는 아니다.

■ 유전자 백신:DNA·RNA만 있으면 준비 끝

유전자는 단백질을 주문 제작하는 설계도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가운데 백신에 활용되는 부분은 돌기(스파이크)를 만들어내는 ‘스파이크 유전자’이다. 백신 형태로 만들어진 스파이크 유전자가 인체에 들어가면 스파이크 단백질이 생성된다. 앞에 나온 ‘재조합 단백질 백신’의 경우, 백신 제조 설비를 통해 스파이크 단백질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유전자 백신에서는 유전자를 주입하면 저절로 스파이크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유전자 백신은 미리 개발해둔 범용 백신 플랫폼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지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끼우면 지카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넣으면 코로나19 백신이 되는 개념이다.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코로나19 국면에서 큰 기대를 불러 모으지만, 아직 충분히 무르익지 않은 기술이다. 1990년에 처음 이런 방식이 개발됐지만 승인받은 백신은 아직 없다. 코로나19 백신을 이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면 상용화된 최초의 유전자 백신(genetic vaccine)이 된다.

유전자를 이중나선 구조인 DNA로 넣느냐, 단일 가닥인 RNA로 넣어주느냐에 따라 DNA 백신과 RNA 백신으로 나뉜다. 미국의 RNA 백신 전문업체인 모더나(Moderna)는 여러 의미로 ‘핫’한 곳이다.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들어갔고, 지난 5월18일 임상 1단계 데이터를 발표했다. 임상시험 대상자 45명 모두에게서 항체가 나왔으며 8명에게서는 중화항체가 발견돼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모더나 주가는 이날 하루 19.96%가 올랐고 미국 증시까지 덩달아 상승했다.

발표 내용에는 다소 미심쩍은 측면이 있었다. 백신의 효능을 평가할 때 봐야 할 지표는 항체가 아니라 중화항체다. 그런데 전체 임상시험 대상자 45명 중 8명에게서만 중화항체 데이터가 나온 상태에서 서둘러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5월19일 미국 의학 전문지 〈스탯〉은 백신 전문가들을 인용해 “모더나가 발표한 정보로는 백신의 효과를 평가하기 어렵고, 45명 중 나머지 37명에게는 중화항체가 형성되었는지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모더나의 주가는 다시 하루 만에 16% 급락했다. (7월15일 모더나는 임상 1단계 결과를 의학저널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백신을 두 차례 투여한 사람은 코로나19 회복자에게서 볼 수 있는 중화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모더나의 코로나19 RNA 백신 mRNA-1273은 여전히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장의 선두 주자 가운데 하나이다. 모더나는 7월 미국에서 3만명을 대상으로 3단계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DNA 백신 개발 업체 중에서는 미국의 이노비오(Inovio)와 국내 기업인 제넥신이 6월 임상 1단계에 진입했다. 임상에 돌입한 국내 연구팀은 현재 제넥신이 유일하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6월19일 제넥신의 DNA 백신을 지원자에게 투여하기 시작했다.

ⓒReuter전 세계 과학자들은 백신 개발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상용화에 성공하는 백신 후보는 소수일 것이다.

■ 바이러스 벡터 백신:현재 속도 1등의 전략

마지막 후보군은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바이러스를 운반체(벡터)로 이용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virus-vector vaccines)이다. 감기 바이러스처럼 온순한 바이러스를 더 약하게 만들거나,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는 바이러스를 벡터로 쓴다. 벡터 바이러스의 유전자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유전자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사람 몸에 주입된 벡터 바이러스는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바이러스를 접종하기 때문에 스파이크 단백질만 넣어주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보다 일반적으로 효능이 높다. 지난해 출시된 에볼라 백신이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이 방식을 택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제너 연구소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그룹 가운데 가장 이른 개발 일정을 예고했다. 침팬지에게 감기를 유발하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쓰는 이 백신은 이미 임상 3단계를 시작했다. 성공적이라면 오는 10월 긴급 사용에 들어갈 수 있다. 영국-스웨덴 다국적 제약기업인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제너 연구소의 코로나19 백신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제조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만약 3단계 임상시험에서 이 백신이 실패하면 회사는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일반적인 백신 개발 순서에 따르면 모든 테스트가 끝나고 정부의 승인을 받은 이후에야 생산시설을 준비하기 마련이지만, 비상상황을 맞아 ‘선착공-후승인’이라는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다른 제조사와 제휴를 맺는 방법 등으로 전 세계적 공급망을 구축해 20억 회 투여량을 생산 가능토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백신 개발이 성공할 경우, 미리 맺은 계약에 따라 독일·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 4개국이 결성한 ‘유럽포용적 백신동맹(IVA)’에 백신 4억 개를 공급한다.

중국의 캔시노 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cs)는 사람 감기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 타입 5를 벡터로 이용했다. 7월 초 현재 코로나19 백신 2단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의 연구기관인 ‘가말레야 리서치 인스티튜트(Gamaleya Research Institute)’ 역시 바이러스 벡터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만들고 있다. 6월 임상 1단계에 진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신 제조업체 스마젠이 수포성 구내염 바이러스(VSV)를 벡터로 삼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용화에 성공하는 백신 후보는 소수일 것이다. 지금껏 소개한 후보 이외의 백신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 무조건 빨리 나온다고 좋은 백신도 아니다. 임상 1·2·3 단계를 마치고 가장 먼저 출시돼도 그 뒤에 더 완성도 높은 백신이 나온다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인류가 쓸 만한 코로나19 백신을 손에 쥔다 하더라도 다시 시작되는 진짜 이야기가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누가 먼저 접종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다. 어떤 나라, 어떤 계층, 어떤 연령의 사람들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해야 팬데믹 종식을 앞당길 수 있을까. 무엇이 효율적이고, 무엇이 인도적일까. 혹여 자본의 논리에 따라 백신이 분배되는 것은 아닐까. 그것을 의도하거나 경계하는 움직임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가. 다음 호(제671호) 기사에서는 ‘운이 좋다면’ 곧 우리 앞에 닥치게 될 이 질문들을 다룬다.

기자명 글 김연희 기자·인포그래픽 최예린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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