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그 후, 유럽에서 커지는 반유대주의 [평범한 이웃, 유럽]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지난 3월2일 토요일 밤, 스위스 취리히 시내 젤나우 지역. 사거리 모퉁이에 자리잡은 ‘츠바이테 악트(2. Akt)’, 즉 ‘제2막’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은 여느 때처럼 손님들로 붐볐다. 벽에 걸린 커다란 스크린 7개에서 스포츠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다. 맥주잔을 손에 든 이들이 저마다 자기 팀을 응원했다. 넓은 창문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스크린에 눈을 고정한 사람들은 닫힌 창문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밤 9시35분을 막 지나던 시각, 음식점 안에서 창문 쪽으로 고개만 돌리면 훤히 보이는 인도에서 15세 총선 승리한 스위스국민당, 그 비결은 이주민 혐오?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10월 초 막을 내린 올해 취리히 국제영화제의 주빈국은 한국이었다. 한국 영화 11편이 소개됐고, 덕분에 나는 취리히 한가운데서 (대다수 비한국인 관객과 달리) 자막 읽는 고생 없이 한국 영화를 감상하는 사치를 누렸다. 그중 한 편이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다.영화는 대규모 지진으로 한국 땅이 초토화된 가운데 무너지지 않고 남은 단 하나의 건물로 추정되는 ‘황궁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살 곳을 잃은 ‘외부인’들이 아파트를 찾아오자 주민들은 902호에 사는 김영탁(이병헌)을 대표로 선출한 뒤 이들을 몰아낼 계획을 세운다 껑충 뛴 물가에 휴가 못 가는 독일인들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지난 6월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여론조사기관 ‘시베이’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독일인의 25%가 이번 여름휴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소득 구간별로 살펴보면 한 달 가계소득이 세후 1500유로(약 212만원) 이하인 저소득층 중에서는 65%가, 1500~2499유로(약 354만원) 구간 응답자 중에서는 39%가 휴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중산층으로 불리는 세후 소득 2500~3499유로(약 495만원) 가계도 20%가 휴가 비용이 없다고 응답했다. 휴가를 떠나겠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24%가 여행 기 카스바에서 하는 망향, 자기 연민의 서사를 넘어서기 [역사의 뒤 페이지] 조형근 (동네 사회학자) ‘국민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일제 시기에 교육받은 분이었다. 일제 시기 말 소년비행병 학교에 지원한 일이 큰 자랑거리였다. 항공점퍼에 비행모와 고글을 쓰고 조종석에 앉은 사진을 보여주며 뿌듯해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종전 때문에 진짜 출격을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수업 시간에는 열중쉬어 부동자세를 취해야 했고, 남학생은 상고머리, 여학생은 커트 단발만 허락됐다. '나의 조국'과 군가를 부르며 매일 제식훈련을 받았다. 운동회 때는 분열행진 시범도 보였다. 논산에서 받은 제식훈련이 훨씬 쉬웠다. 그이의 일제 시기는 끝나지 않았 게임 체인저 한국과 일본, 16강 판도 흔들까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전 ⟨포포투⟩ 편집장) 오랜 시간 축구의 권력은 유럽과 남미 양강 체제였다. 축구 철학에서 비롯된 스타일부터 기술과 전술, 심지어 관중석의 응원 문화까지 두 대륙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영역이 없다. 권력 싸움의 정점은 월드컵이었다. 우승 트로피는 언제나 남미 아니면 유럽 팀 차지였다. 그런데 카타르월드컵에서 이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내는 시도가 이어졌다. ‘신스틸러’로 등장한 아시아 팀들 때문이다.첫 주자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11월22일, 사우디는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C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대이변을 일으켰다. 상대는 우승 후보 중 한 팀 첫 겨울 월드컵, 꼭 챙겨야 할 경기는?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전 <포포투> 편집장) 2022 카타르월드컵은 변수로 가득하다. 사상 처음 중동에서 열리는 겨울 월드컵이다. 대회 기간도 단축돼 조별리그는 12일간 하루 네 경기씩 치러진다. 2014, 2018년 대회 때는 15일간 하루 세 경기씩 열렸다. 대회 중 이동거리도 짧다. 경기장 여덟 곳은 모두 도하 중심부에서 반경 43㎞ 이내에 있다. 경기 일정에 따라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수고를 생략할 수 있다. 대회 환경이 달라지는 것은 이전과는 다른 ‘게임의 법칙’이 적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조별리그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경기도 챙겼다( 카타르로 가는 여정, 최종 예선 어떻게 끝났나 [경기장의 안과 밖] 배진경 (전 ⟨포포투⟩ 편집장) 카타르로 향하는 세계 축구의 도전이 일단락됐다. 3월31일을 끝으로 2022 월드컵 대륙별 최종 예선이 모두 마무리됐다. 32개국이 참가하는 본선에 한국을 포함해 29개 팀이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세 나라는 6월에 결정된다. 대륙 간 플레이오프(아시아 vs 남미, 북중미 vs 오세아니아)를 거친 승자 두 팀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일정이 연기된 유럽 플레이오프 최종 승자(웨일스 vs ‘스코틀랜드-우크라이나전 승자’)가 카타르행 막차를 탄다.독자들이 이 글을 읽을 때쯤이면 2022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이 완료되었을 것이다. 마감 일정 꽉 막힌 정치·외교의 연대, SNS로 투쟁하는 미얀마 시민들 김원장 (KBS 방콕 특파원) 기원전 146년. 지중해 무역 강국 카르타고가 로마군의 공격을 받았다. 페니키아인들은 중무장한 지상 최고의 군대에 참담하게 패배했다. 카르타고 인구 8할이 죽임을 당했다. 살아남은 시민들은 노예가 됐다. 그렇게 카르타고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죽음의 장면을 기록할 사가(史家)도 모두 죽었다. 이 (전투가 아닌) 학살은 1500여 년 후 유럽에서 낡은 문서가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만약 역사의 장면 장면이 실시간으로 전해진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히틀러가 유대인과 집시를 가스실로 보내는 장면이, 1980년 5월 광주에 녹색당 울타리 안에서는 성소수자·이민자들이 어울려 산다 손어진 (독일 치타우·괴를리츠 대학 정치학), 김인건 (프랑크푸르트 통신원) 2020년 새롭게 개정된 녹색당 강령 제4장 ‘함께 사는 삶’은 열린사회에 대한 독일 녹색당의 견해를 분명히 보여준다. 강령은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사회를 강하게 만들며, 이를 위해 불평등을 해소하고 소수자를 보호하며 혐오와 차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밝히고 있다. 강령은 구체적으로 서로 다른 종교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 이민자, 여성, 성소수자 등의 권리를 이야기한다. 난민 문제와 함께 극우 인종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녹색당은 여기에 가장 뚜렷이 반대하는 정당이며, 오랫동안 여성·성소수자·이민자 등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 테러·전쟁 이유? “기름 때문이지, 멍청아!” 박성표 (작가)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는 인류가 거의 멸망한 가상의 미래를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다. 도입부에서 인류가 멸망한 과정을 짧게 언급하고 지나가는데, 그때 대사가 나온다. “왜 사람들을 죽이는 거야?” “기름 때문이지, 멍청아!”이것은 단순히 영화 속 대사가 아니다. 슬프게도 현실이다. 중동에서만 수십 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이 터졌다.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9·11 테러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 수많은 테러가 일어났다. 중동의 갈등은 겉으로는 극단적인 광신도들이 벌이는 종교갈등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뿌리를 파고들어 기자들의 시선 - 최종범씨 2심 실형 선고 김연희 기자 이 주의 권고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7월2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자들은 7월 중으로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청와대 내 다주택 보유자는 12명이다. 노 실장도 주택을 매각한다. 청와대는 노 실장이 서울 반포 소재 13.8평 아파트를 처분한다고 밝혔으나 약 한 시간 뒤 “반포가 아니라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청주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라고 정정했다.이 주의 판결고 구하라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최종범씨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는 15세기 탐험가의 인도 가는 길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군중이 집으로 데려온 백인을 본 북아프리카 출신 상인은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한동안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건넨 첫마디가 “빌어먹을, 당신네들이 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지?”였다. 1498년 5월, 인도 서해안의 무역항 캘리컷에서 벌어진 일이다.백인은 포르투갈 함대의 일원인 죄수였다. ‘데그레다두(Degredado)’라고 불렸던 이들은 낯선 세계를 탐험하는 장거리 항해에서, 오늘날의 탐사용 로봇 같은 역할을 맡았다. 본국에서 사형 또는 추방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이들 중, 학식이 있고 건강한 이들을 골라 함대에서 복무하게 했다 ‘낙원의 씨앗’ 찾아 바다로 바다로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왕자는 바다에 대한 이야기라면 누구보다 좋아했다. 아프리카에 대해서도 어린 시절부터 동경을 키워오고 있었다. 1415년, 지금의 지브롤터와 마주 보고 있는 세우타 항구가 포르투갈 차지가 되었을 때, 꿈은 많지만 직접 몸을 쓰는 일은 싫어하는 왕자는 세우타의 총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바로 ‘항해 왕자’로 알려진 엔히크 왕자(1394~1460)다.젊은 시절부터 즐겨 먹던 마니게트(후추 맛이 나는 서아프리카 원산의 향신료)의 향기는 그를 미지의 세계로 이끌었다. 어디에서 자라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서유럽까지 오는지 알 길이 없었던 이 미국이 떠난 중동, 러시아가 꿰차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 분쟁을 이해하는 세 축을 따라 연재를 이어왔다. 국가, 지역, 그리고 세계라는 세 층위가 그것이다. 나라 안에서 싸우고, 중동 전체의 구조적 갈등이 만연하며, 중동 밖 외세의 개입으로 더욱 어지럽다. 각각의 갈등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 분쟁 해결이 어려운 이유다.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레바논 내전, 시리아 내전 등 1차 세계대전 이후 인위적으로 그어진 국경선 안에서 벌어진 국가 내부의 갈등은 헤아릴 수 없이 목도했다. 역사적·문화적 맥락을 무시하고 임의로 만들어진 국가가 평화롭게 유지되기는 무리 총리 자리에 눈먼 자 장관 자리도 잃다 이종태 기자 천하를 노리고 분란을 일으켰으나 여의치 않다. 이탈리아 극우 정당 ‘동맹당(Lega)’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47)가 내각에서 쫓겨날지 모를 운명에 처했다. 지난해 6월1일 그는 이탈리아의 부총리 겸 내무장관에 취임했다. 그해 3월 총선에서 동맹당이 제3당으로 떠오르면서 최다 득표 정당인 ‘오성운동(Movimento 5 Stelle)’과 연정을 결성한 덕분이다. 총리는 오성운동 측 인사인 주세페 콘테에게 돌아갔다.불안한 동거였다. 동맹당과 오성운동은 반(反)이민-반(反)유럽연합 성향의 반체제 정당이란 점에서 통했다. 그러나 오성운 카타르의 도전에 고뇌하는 사우디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 아랍 지역에서 가장 결속력이 강한 연합체는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이하 GCC)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중심으로 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아랍에미리트·오만 등 6개 걸프 연안 국가로 구성된 지역 협력 기구다. 대개 다자 연합체는 언어, 종교 및 이해관계의 차이로 인해 느슨한 연대 이상을 넘어서기 어렵다. GCC는 달랐다. 아랍·왕정·산유국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6개국은 언어, 정치체제 및 경제구조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유사했다.GCC는 1981년 사우 ‘난민 기자’가 예멘 난민을 취재하다 제주·이스마일 알쿠블라니 (전 〈올라〉 기자)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2018년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 500여 명 가운데 단 두 명만 난민으로 인정했다. 두 사람은 모두 언론인으로 예멘에 있을 때 후티 반군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서 살해 위협을 받았다. 이스마일 씨(31)는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신문사 〈올라〉의 기자였다. 내전이 격화되던 2015년 8월6일 〈올라〉는 문을 닫았다. 이날 〈올라〉 신문사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언론인들이 위험에 빠져 신문 발행을 중단하게 되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페이스북 페이지의 마지막 포스팅이었다. “독자 이슬람 분열시키는 내부의 칼날 3개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7세기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된 이슬람의 확장 속도는 놀라웠다. 지중해에 연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대를 평정하고 기독교권까지 퍼져나갔다. 유복자로 자랐고 글조차 모르던 선지자 무함마드의 가르침이 이렇게 파장을 일으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척박한 사막 한구석에서 시작된 종교가 제국 로마의 기독교와 겨루며 이토록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기독교권은 점차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기존 종교와 신흥 종교가 맞부딪친 힘의 충돌이 일어났다. 일련의 충돌은 십자군 전쟁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미증유의 성장을 보여준 이슬람의 힘을 리옹에서 열리는 ‘추리문학 런닝맨’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지난 1월, 주한 프랑스 문화원의 출판 진흥 담당자 두 명이 한국 추리소설의 출간 현황을 알고 싶다며 북스피어 출판사를 찾아왔다. 간단한 인터뷰를 마치고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었다. 그때 프랑스 리옹에서 매년 추리문학축제가 열린다는 얘기를 들었다. 프랑스 문화원에서는 이 행사를 리옹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진행해볼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추리문학축제를 열 때 당신이 도와주면 좋겠다”라는 게 그들이 북스피어를 찾아온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나는 흔쾌히 돕겠다고 말해주었다. “그럼 오는 3월 리옹에 가서 축... 타는 목마름으로 아랍의 민주주의를 쓰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영국과 프랑스는 중동에서 국가들을 새로 만들어냈다. 오스만제국이 해체된 자리에 새로 만든 국가가 들어섰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국가라 해도 건국 과정에서 이런저런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물며 급조한 국가는 어떻겠는가? 역사적 맥락도 없이 열강의 이익에 따라 그은 국경 사이사이마다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이 숨었다. 이른바 사이크스-피코 협정의 여파는 100년 넘도록 불안정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시사IN〉 제596호 ‘중동 분쟁의 뿌리 사이크스-피코 비밀협정’ 기사 참조). 아랍 청년들의 분노와 회한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