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최승호씨의 동생 최승구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60] 조남진 기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최승호씨의 동생 최승구씨(51)는 실내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난을 키운다. 세월호 참사 보름 전이던 3월 말일에 ‘4월에 제주도로 일하러 갈 것’이라던 형님의 말이 마지막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돌아가신 형님은 1964년생 다섯째고, 저는 일곱째랍니다. 형님하고 아홉 살 차이가 나다 보니까 학교 다닐 때 용돈 달라고 쫓아다니던 기억이 나요. 형님은 충남 서산시 운산이라는 곳에서 자동차 정비 일을 10년 넘게 했어요. 그리고 대구로 가서 일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명절에나 만나는 사이가 되었어요. 어느 날 ‘가짜뉴스 퇴치’라고 쓰고, ‘언론 장악’이라고 읽는다 변진경 기자 지난해 7월17일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언론을 장악하려고 한다는 의혹을 보내고 있는데, 제가 이 자리에서 약속드린다. 언론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도, 계획도 없다. 그런 생각조차 해본 일이 없다.” 권 대표는 “지금 방통위원장이 누구냐, 한상혁씨 아니냐. ‘민주당 사람’이 방통위원장을 차지하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가 지금 방송을 장악할 수 있겠느냐”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에게 방송 장악 의도가 있다는 비판을 하려면 한상혁씨가 ‘죽은 자의 집’ 청소하며, 제(祭)를 올린다 장일호 기자 신도시 아파트 단지는 왕왕 묘지 위에 세워지곤 했다. 약 1만80기가 묻힌 경기 일산공원묘지도 아파트가 들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김완씨에게 이 묘지는 다른 의미로 각별하다. 묘지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실내에서 밥을 먹는 날은 눈 내리고 비 오는 날뿐이었다. 그렇지 않은 날에는 무덤 앞이 식탁이 되곤 했다. 인근 함바(현장 식당) 배달원으로 일한 김씨는 인부들이 설명하는 지형만 듣고도 어느 묘역인지 알았다. 경차 안에는 백반이 든 철가방이 도로 사정에 맞춰 달그락거리길 반복했다.시(詩)는 밥이 되지 않았다. 문학을 전공한 김씨는 대학 기자들의 시선 - 이용마 기자 김은지 기자 떠난 이의 빈자리이용마(50). 이용마 MBC 기자가 8월21일 숨을 거뒀다. 2012년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사수를 외치며 파업에 들어갔다. 당시 노조 홍보국장이던 이 기자는 해고당했다. 파업은 성공하지 못했고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다. 해고가 남긴 여파는 짙고 깊었다. 그는 2016년 복막암 판정을 받았다. 투병 중에도 “세상은 바꿀 수 있다”라며 방송 정상화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촛불혁명 후 2017년 12월 최승호 해직 PD가 MBC 사장이 된 다음, 그도 MBC로 돌아갔다. 5년9개월 만의 MBC 정상화와 켜켜이 쌓인 갈등 [프리스타일] 장일호 기자 2009년 입사 직후부터 한동안 내가 〈시사IN〉 사무실만큼이나 자주 출근한 곳은 MBC였다. 막내 기자일 때 시작된 보수 정권의 언론 장악은 1~2년으로 그치지 않았다. 노동조합이 ‘낙하산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자 MBC 주차장에 천막 사무실을 만들고 업무를 보던 김재철 전 사장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9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조직은 속수무책으로 망가졌다. 노동조합 활동을 못하도록 조직의 DNA를 바꾸겠다는 구 경영진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회사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떠나지도, 바꾸지도, 포기하지도 못한... MBC 12층에 이상한 방이 있다 장일호 기자 방문증을 발급해주던 직원이 고개를 갸웃했다. “12층에는 아나운서국이 없는데요.”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MBC 아나운서국은 9층에 있기 때문이다. 그 직원조차 몰랐던 사실이 있다. 지난 5월27일 MBC 본사에 ‘임시’ 아나운서국 한 곳이 더 생겼다. 콘텐츠사업국이 있는 12층 탕비실로 향하는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나온다. 콘텐츠사업국 회의실로 쓰던 공간 중 하나다. 문 옆으로 뒤집힌 팻말이 눈에 띄었다. 들춰보니 ‘아나운서국’이라고 적힌 글자가 보였다. “속상해서 뒤집어놨어요.” ‘17사번’ 이선영 아나운서가 멋쩍게 웃었다.오 [현지 취재] 현직 기자가 말하는 일본 저널리즘의 현실 도쿄/글 김동인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 “영화 〈공범자들〉을 흥미롭게 봤습니다.” 약속이나 한 듯 일본에서 만난 기자들은 하나같이 최승호 감독(현 MBC 사장)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을 언급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동안 공영방송이 무너졌지만, 여기에 기자들이 저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일본도 방관할 처지가 못 됐다. 정치권력의 영향력은 커지고 신문은 점차 하향세를 보였다. 독립 저널리스트의 경제적 기반이었던 잡지 시장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일본 도쿄 현지에서 주류 언론의 관행과 조금 다른 길을 걷는 기자들을 만났다. 각자 서 있... 이것이 바로 〈시사IN〉영화제 고재열 기자 9월15일 ‘〈시사IN〉 영화제-The power of truth’가 열린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 극장 로비에서 박채서씨(별칭 흑금성)와 유우성씨가 만났다. 국가가 버린 이중 스파이 박씨와 국가가 만든 가짜 간첩 유씨의 만남은 ‘이것이 〈시사IN〉 영화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결정적 장면이었다.일반 영화제는 관객과의 대화(GV)를 할 때 영화감독을 초청한다. 영화를 만들게 된 동기와 영화 속 표현의 숨은 의미를 묻는다. 반면 기자들이 ‘저널리즘의 지평을 넓힌 영화’를 소개하는 〈시사IN〉 영화제에서는 영화의 배경이 된 사건의 저널리즘의 지평 넓힌 영화를 만나다 고재열 기자 ‘〈시사IN〉이 왜 영화제를 하는데?’ 요즘 지역축제만큼 흔한 게 영화제다. 〈시사IN〉에서 영화제를 하겠다고 했을 때 영화인들이 달갑지 않게 생각할까 걱정했다. 영화인들을 만나 영화제 취지를 설명하니 대부분 “그런 영화제는 〈시사IN〉이 하는 게 맞다”라며 응원해주었다. 존재할 이유가 있는 영화제라는 것이다. 9월14~16일 서울 사당동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에서 열리는 ‘〈시사IN〉 영화제-The power of Truth’는 기자와 필자들이 프로그래머가 되어 저널리즘의 지평을 넓힌 영화를 추천, 상영한다. 매체에 속한 기자들... ‘복심’과 두 앵커 흥미는 ‘진진’하네 이상원 기자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전국의 관심이 쏠린다. 이름값 높은 후보들이 여러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3선 의원을 지낸 최재성 후보가 출마했다. 자유한국당 후보는 배현진 전 MBC 앵커다. 바른미래당은 박종진 전 MBN·채널A 앵커를 공천했다. 대통령과 야당 간판들의 대리전 양상도 보인다. 선거 후 정치권 흐름을 가늠할 만한 지역이기도 하다. 송파구는 서초구·강남구와 함께 ‘강남 3구’로 묶이는 보수 정당의 표밭이었다. 송파을 선거구는 석촌동·삼전동·가락1동·문정2동·잠실본동·잠실2동·잠실3동·잠실7동이... “MBC가 충분히 반성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희상 기자 복직이 극적이었다. PD로 해직된 지 1997일 만에 사장으로 돌아왔다. 지난 12월8일 취임한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은 〈PD수첩〉이 낳은 간판 스타였다. 최승호 PD는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과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등을 제작했다. 그는 2012년 해직된 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에서 탐사보도를 이어갔다. 영화 〈자백〉(2016)과 〈공범자들〉(2017)을 만들어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도 했다. 최승호 신임 MBC 사장은 ‘반성’과 ‘신뢰 회복’을 기치로 내걸었다. 해고자들을 복직시키는 한편 ... MBC를 다시 질문하게 하라 사진 신선영·글 배순탁(음악평론가·〈배철수의 음악캠프〉 살다 보면 우스갯소리에 진실이 담겨 있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인생 몰라”라는 말이 대표적일 것이다. 부당하게 쫓겨난 MBC 최승호 PD가 1997일 만에, 그것도 사장으로 컴백한 저 풍경을 이 표현이 아니고서는 대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말이다. 민주주의란, 국가와 권력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제도다. 이는 언론 매체가 중요한 바로 그 이유이기도 하다. 한 인터뷰에서 최승호 사장은 MBC가 곧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 확언한 바 있다. 그 약속이 헛된 것이 아님을, 그는 사장 취임 후 조금씩 증명하기 시작 시사IN 제538호 - 지방 소멸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말말말·캐리돌 만평 • 와글와글 인터넷·김경수의 시사터치 • 포토IN/간절히 빌어봅니다 ISSUE IN • 박근혜·최순실 법정 중계/ "광고 체결은 '위의 뜻'이었다" COVER STORY IN • 인포그래픽/지표로 보는 시·도별 현황 COVER STORY IN 소멸 위기에 빠진 '나의 살던 고향' 경북 의성군은 '소멸 위험 지자체 1위'로 꼽히는 곳이다. 노령화지수 1위 지역으로 주민 평균연령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희망을 품는 사... 1980년 TBC와 2017년 MBC 김형민(SBS Biz PD) 연말이구나.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한자성어보다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한 해였다고 얘기할 수 있겠구나. 그 정점이 될 만한 뉴스가 며칠 전 세상을 울렸지. 2012년 MBC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해고당했던 최승호 PD가 1997일 만에 놀랍게도 MBC 사장이 되어, 정들었던 그리고 그리웠던 터전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뉴스였어. 부당한 권력 앞에서 꼬리를 부채처럼 흔들어대던 MBC 경영진이 쫓겨나고 “별 증거도 없이 해고된”(한 경영진이 이렇게 말했다는구나) 최승호 PD, 아니 최승호 사장이 진지함을 부수고 호탕하게 웃는... “문재인 정부, 시진핑 알현해”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그렇게 해서 딱 해가지고. 고거를 막 이렇게 어떻게. 그, 저기 그거. 국가 기조를 해서 딱 하시면. 이게 막 컨셉이 되는 딱.” 12월13일 국정 농단 관련 최순실씨 재판에서 공개된, 박근혜· 최순실·정호성 삼자 대화가 담긴 녹음 파일 중 최순실씨(그림)의 발언. ‘박근혜 화법’의 원조를 확인하는 순간. “문재인 정부가 시진핑 중국 주석을 알현하러 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을 방문해 11월14일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한·미·일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어서 북·중·러 사회주의 핵 동맹... 최승호 취임 일성 “저기, 사장실이 몇 층입니까?” 신선영 기자 “저도 아직 14층(사장실이 있는 층)을 잘 모릅니다. 하하하. 겁나는 마음도 있고 해서 여러분들이 같이 올라가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시 돌아오는 데 1997일이 걸렸다. 최승호 MBC 신임 사장의 ‘복직’ 출근길에 구성원들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답했다. 그의 첫 업무는 이용마 기자 등 해직 언론인 6명의 복직 인사였다. 노회찬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붙인 별명은?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올해 안에 (적폐 청산) 주요 부분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문무일 검찰총장(그림)이 12월5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 적폐 청산 수사를 이쯤에서 마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국정원 파견 검사 자살 사건 이후 적폐 청산 수사에 대해 공격이 커져가는 가운데 나온 묘한 발언. “이걸 보통 네 자로 뭐라고 하는 줄 아세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12월6일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들도 대선 공약으로 약속했던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날린 말. 노 원내대표가 내놓은 정답은? “민중... 미당이 남긴 얼룩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지난달 받아본 어느 월간지에서 흥미로운 대담을 읽었다. 다름 아닌 미당문학상 존폐 여부를 놓고 벌어진 논전이었다. 미당 서정주의 삶과 문학을 긍정하는 동시에 미당문학상을 옹호하는 편에서는 미당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시인 한 명과 최근 간행된 〈미당 서정주 전집〉(은행나무, 2017)의 간행위원이기도 했던 문학평론가 한 명이 나왔다. 한편 폐지론자 쪽에서도 똑같이 시인과 문학평론가가 한 명씩 나섰다. 편집으로 순화된 지면인데도 혈투의 열기가 생생하게 감지되었다. 미당문학상은 2001년 제1회 수상자를 낸 이후 올해 17회 수상... MBC 막장 드라마의 쪽대본 작가 국정원 김민식 (MBC PD) 한 배우가 드라마 촬영 중 겪은 황당한 시추에이션을 이야기했다. 대본이 늦게 나와 쪽대본으로 촬영을 하는데, 스튜디오 녹화를 먼저 하고 야외 촬영은 다음 날이었단다. 세트 장면을 찍으면서 국수를 몇 광주리나 바리바리 삶고 있는데 왜 삶는지 이유를 몰라 딸 역할을 하는 배우에게 리허설 중에 슬쩍 물어봤단다. “내가 왜 이렇게 국수를 많이 삶고 있는 걸까?” 극중의 딸도 영문을 몰라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고 한다. 다음 날 야외에서 그 앞 장면을 찍는데, 자신의 대사가 이랬단다. “경사가 났으니 잔치를 벌여야겠구나!” 쪽대본인... 시사IN 창간 10주년 축하 메시지 - 최승호 PD 시사IN 편집국 이제는 감독으로 더 유명한 최승호 PD가 파업 현장에서 #시사IN 창간 10주년 축하 메시지를 보내 주었습니다. '공범자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MBC와 KBS도 하루빨리 공정방송을 할 수 있기를... ▶창간 10주년 2차 중림동 다이내믹 http://10th.sisain.co.kr/▶시사IN 응원하기 http://pay.sisain.co.kr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