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이 솟구치는 산에서 중남미 사회의학으로 [주기율표 위 건강과 사회] 김명희 (노동건강연대 운영위원장·예방의학 전문의) 입춘, 경칩, 춘분이 지나도록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드디어 봄의 전령사가 도착했다. 백련사 동백도, 산동마을 산수유도, 화엄사 홍매화도 그 주인공이 아니었다.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황사와 미세먼지야말로 한반도에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진정한 전령사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 1등이었다는 그날, 거리에는 다시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넘쳐났다. 나도 오랜만에 서랍 속에서 KF 94 마스크를 하나 꺼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열린 한 행사에서 기념품으로 받은 것이었다.포장지에는 커다랗게 ‘은나노’ ‘ 독자와의 대화 시사IN 편집국 〈시사IN〉의 페이스북 계정 메시지로 꾸준히 기사 오류에 대한 지적을 보내오는 독자가 있었다. 이름은 ‘윤성의’. 왠지 익숙한 이름이다 싶어 옛 기록을 뒤져보니 웬걸, 2009년 운영했던 〈시사IN〉 1기 독자편집위원회의 한 독자위원 이름과 일치했다. 당시 그와 소통한 기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 앞자리가 심지어 ‘011’이었다.다시 연락이 닿은 윤성의 독자는 여전히 〈시사IN〉 구독자였다.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매주 〈시사IN〉 종이책을 배송받아서 꼼꼼히 읽고, 별 반응 없는 〈시사IN〉 편집국에 계속 독자 의견을 던져왔다. 선거방송심의위 민원, 국민의힘이 넣었다며? [취재 뒷담화] 장일호 기자 김백 YTN 신임 사장이 4월3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 오세훈 서울시장 ‘생태탕 의혹’ 보도,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 등을 불공정·편파 보도 사례로 지목했는데, 박민 사장 체제로 바뀐 KBS 행보와 판박이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위)의 법정 제재는 역대 최다를 경신 중이다. 김영화 기자가 선방심위의 ‘존재감’을 정리했다.‘입틀막 심의’라는 비판이 나온다.제21대 총선과 비교하면 같은 기간의 9배나 법정 제재가 쏟아졌다. 법정 제재는 추후 방송사의 재허가, 재승인 심사 때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대파 가격’ 논란 다룬 MBC 보도, 이게 왜 선거방송이지? 김영화 기자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이하 선방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월28일 제12차 회의 기준 법정 제재(주의·경고·관계자 징계)는 총 17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법정 제재는 추후 방송사의 재허가, 재승인 심사 때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중징계 17건 모두 정부·여당에 불리한 보도인 데다 MBC, YTN, CBS 등 특정 방송사에 쏠려 있다. ‘입틀막 심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1997년 설립 이래 선방위가 이토록 존재감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선방위는 왜 지금 논란인가. 문답 형태로 쟁점을 정리했다.방송통 기후 공약 살펴보니... “어? 국힘이 달라졌나?” 이오성 기자 이번 총선은 역대 최초로 ‘기후’가 본격 의제에 오른 선거다. 2022년 대선 때 ‘RE100’이 공론화되면서 처음 기후 정책의 물꼬를 튼 이래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 등 주요 정당이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내놓았다.가장 눈에 띄는 건 국민의힘이다. 말 그대로 ‘괄목상대’할 변화다.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기후위기 대응에 무관심했다. 미세먼지 저감이나 탈원전 정책 철회,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정도를 관련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기후위기 대응 공약이라기엔 매우 부족했다.2020년 3월 CES 2024, AI가 바꾸는 미래 시장 미리 알려드림 민경중 (한국외대 초빙교수·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CES)’가 개막한 1월9일. 올해 CES에서 기조연설자로 선정된 HD현대의 정기선 부회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누군가를 기다렸다. 가수 지드래곤(GD·본명 권지용)이었다. 지드래곤이 등장하자 주변에 있던 한국인들은 물론 젊은 외국 참관객들이 몰려들어 휴대전화를 일제히 꺼냈다. 지드래곤이 삼성전자와 LG전자, SK, HD현대, 롯데정보통신 등 국내 부스를 차례로 돌 때마다 대기업 관계자들은 마치 그룹 총수를 모시는 것 이상으로 극진히 안내했다.지드래곤은 삼성전자의 AI 컴패니언(동반자 ‘내돈내산’ 대중교통에 이의 있습니다 변진경 기자 전국 곳곳에서 대중교통 요금이 오르고 있다. 서울은 8월12일부터 버스 요금이 1회 승차당 300~700원 올랐다. 오는 10월7일부터는 지하철 기본요금도 150원 오른다. 인천은 10월7일부터 버스 요금이 250~400원 오르고 지하철 요금도 150원 인상될 예정이다. 부산도 10월6일부터 버스 350원, 도시철도 150원씩 요금 인상이 확정되었다. 울산 역시 8월1일부로 버스비가 100~250원 올랐다. 광역시만이 아니다. 강원, 전북, 제주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이미 시행되었거나 예정되어 있다. 대전, 충북, 대구는 요금 인 재난문자, 귀찮다고 무조건 ‘수신 거부’ 하기 전에… 변진경 기자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찾아오는 여름, 하루에도 몇 번씩 휴대전화에 재난문자 알림이 울린다. 행정안전부, 시청, 구청, 산림청, 기상청 등에서 폭염주의보나 호우경보 발령 소식, 외출 및 야외활동 자제 권유, 산사태 위험경보, 교통통제구간 안내 등을 90자 이내 문자메시지로 알려온다. 유용하지만 가끔 성가시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같은 고빈도·고강도·예측 불허의 재난 시대, 시민의 생존에 필수 요소가 된 재난문자의 A to Z를 문답으로 정리해봤다.■ 언제부터 얼마나 보내왔지?재난문자가 처음 도입된 때는 2004년 12월이다 아스파탐은 죄가 없다, ‘단맛 중독’이 문제일 뿐 이오성 기자 어제 저녁 당신은 친구들을 만나 막걸리에 돼지고기 수육을 먹었다. 맛있게 담근 보쌈김치와 오징어 젓갈도 곁들였다. 밑반찬으로는 고사리 나물과 고구마 튀김이 나왔다. 중간중간 담배를 피웠고 입가심으로 제로콜라도 한 잔 마셨다. 이렇게 당신은 어제 저녁 총 8종의 ‘발암성’ 식품을 섭취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그렇다.7월14일 IARC가 결국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2주 전인 6월30일 로이터에서 이를 예측하는 보도가 나오면서 아스파탐에 대한 관심이 커질 대로 커진 터였다. “밥 짓다 열사병 걸려요” 급식 노동자의 숨 막히는 여름나기 [극한 기후, 극한 노동③] 변진경 기자 등갈비찜, 수제 떡갈비, 도라지튀김, 아귀살떡강정, 닭곰탕, 만둣국, 햄모듬찌개, 김말이튀김, 소떡소떡, 왕새우튀김…. 다음 달 식단표를 받아 들면 군침이 도는 대신 공포에 떠는 사람들이 있다.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 노동자다. 이들의 두려움은 여름철에 더욱 높아진다. 무더위 속 고온의 조리 열기에 정신이 아찔해지고 습도 높은 날 환기 성능이 떨어져 매캐한 연기를 그대로 마셔야 한다. 고온다습·고강도 노동에 줄줄이 퇴사가 이어지지만 환경 개선이나 인력 증원 요구가 좀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그림 2〉는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 DL이앤씨,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분양 ADVERTORIAL DL이앤씨(DL E&C)가 경기도 화성시 신동 동탄2택지개발지구 A56블록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12층, 13개 동 총 800세대 규모다. 전용면적 99㎡ 706세대, 115㎡ 94세대로 구성된다.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는 동탄2신도시의 마지막 계획지구로 주목받고 있는 신주거문화타운에 위치한다. 신주거문화타운은 동탄2신도시에 조성되는 특별 계획구역 7곳 중 마지막 남은 주거지구다. 한국적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미래형 전원주거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에는 동 “유일한 선택은 ‘협력’”,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미국과 중국의 자세 이오성 기자 미국과 중국이 싸우는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섬뜩하다. 정치·경제·군사·외교 등 모든 영역에서 세계 패권을 놓고 으르렁대는 두 나라의 행보가 우리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국이 사실상 유일하게 협력 또는 경쟁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기후위기 대응이다.전 세계의 기후위기 대응은, 일찌감치 그 심각성을 깨달은 유럽이 앞서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형국이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세 누가 가스비를 올렸나, 난방비 인상 팩트체크 변진경 기자 이번 달 가스비 고지서를 받아든 당신, 욕할 대상을 찾고 싶다. 누구일까? 누가 내 난방비를 올렸을까? 정확히 알아야 정확히 탓할 수 있다. 난방비를 둘러싼 주장 혹은 소문을 팩트체크 해보았다.1. ‘난방비 폭탄’은 문재인 정부 탓?지난해 12월 사용분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가 나온 이후 난방비 이슈가 정치권의 주요 싸움거리가 되었다. 야당들은 “윤석열 정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난방비를 크게 올려 민생을 파탄시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지난 문재인 정부가 가스비 인상을 미루는 포퓰리즘 정책을 펴고 ‘탈원전 정부가 놓치고 있는 한전 적자의 진짜 이유 전혜원 기자 ‘레고랜드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선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이런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적자를 메우느라 대규모 채권을 발행해서 시장을 교란시킨 한전(한국전력)이야말로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을 제공했다. 한전과 민주당은 이 실정(失政)을 가리려고 레고랜드를 정쟁화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에서 왜 갑자기 한전이 튀어나올까?지난 9월28일 김진태 지사는 돌연 레고랜드 사업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을 법원에 내겠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당시 강원도는 이 회사의 ‘1500원 인상’ 전기료 둘러싼 논쟁에서 빠진 것 전혜원 기자 7월부터 전기요금이 올랐다. 전기요금은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여러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오른 것은 연료비조정요금인데, ㎾h(킬로와트시)당 5원 올랐다. ㎾h는 1000W짜리 가전제품을 1시간 쓸 때 발생하는 전력소비량으로, TV를 7시간 켤 수 있는 정도다. 아파트에 사는 가정의 경우 월평균 300㎾h를 쓰므로 월 1500원가량 부담이 늘어난다(300㎾h×5원=1500원).왜 올랐을까? 말 그대로 연료비가 올라서 요금을 조정한 것이다.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한전)는 발전을 담당하는 한전 자회사들과 일부 민간 발전사들에게 신기한 것이 참 많은 곽재식과의 대화 임지영 기자 1시간 동안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신기하다’, 총 10번이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얼마나 신기합니까”…. 총에 달린 소음기의 작동 원리를 설명할 때는 목소리 톤이 한층 높아졌고 끝내 아무 생각 없던 상대방이 정말 신기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곽재식 작가의 입담은 그의 몇몇 소설 속 화자를 연상하게 했다. 북적북적한 커피숍의 소음이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이었다.또 하나 신기한 건 그의 집필 속도다. 곽재식 작가가 소설을 쓴 지는 16년, 직장 생활을 한 지는 17년이다. 그동안 책 30여 권을 냈다. 올해 들어서만 4월까지 미국과 중국 사이, 후보들은 어디에 서 있나 [2022 대선 의제 ⑤] 김은지 기자 장면 1. 올림픽은 글로벌 대기업의 홍보 ‘대목’이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스포츠 이벤트인 만큼 이름만 들어도 아는 회사들이 공식 후원사로 나선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공식 후원사는 13곳이다. 삼성(한국)을 비롯해 코카콜라·비자·에어비앤비·P&G·인텔(미국) 등이다. 그런데 이들 기업의 올림픽 관련 광고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을 이유로 미국·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일본 등이 시행한 외교적 보이콧의 영향이다. 기업들은 미국의 경고를 염두에 두면서도 중국 시장을 신경 쓰는 ‘눈치 게임 [포토IN] 친환경 전환, 그리고 비정규직으로의 전환 이명익 기자 국내 최고령석탄화력발전소인 호남화력발전소(사진 위) 1, 2호기가 지난해 12월31일 밤 12시를 기해 가동을 중단했다. 호남화력발전소는 1973년 유류발전소로 준공되었으나 1985년에 석탄발전소로 전환되어 시민들에게 지난해까지 전력을 공급해왔다. 이 발전소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가 세계 최대의 석유화학단지로 발전해온 지난 반세기의 상징이기도 했다.하지만 이 고도성장의 상징도 탄소배출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시대의 흐름 앞에서 멈춰 섰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충남 서천 1, 2호기를 시작으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폐 2050년 탄소중립까지 무엇을 할 것인가 김다은·이오성 기자 여론조사는 수많은 숫자를 결과로 남긴다. 숫자들, 즉 양적 데이터는 전체적인 경향성을 보여준다. 커다란 흐름 사이의 구체적인 격차는 어떻게 포착할 수 있는가? 숫자를 어떻게 사회적 풍경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데이터에 맥락과 현장이 더해져야 한다. 〈시사IN〉이 ‘2022 대한민국 기후위기 보고서’ 결과를 바탕으로 각 분야 전문가와 좌담을 기획한 이유다.김백민 부경대 교수(환경대기과학)는 기후과학자다. 1979년부터 쌓아온 북극 해빙 관측 자료를 분석해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해빙이 많이 녹을수록 한반도가 위치한 중위도에 한파가 온다 [포토IN] 그 많던 굴 껍데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사진 조남진 기자, 글 이오성 기자 통영의 겨울은 굴이다. 찬바람이 불면 맛이 들기 시작해서 날이 추워질수록 절정으로 치닫는 통영의 굴 맛은 겨우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굴 생산국이며, 1인당으로 따지면 압도적인 최대 생산국이다. 그리고 국내 굴 70~80%가 통영 바다에서 자란다. 겨울의 통영은 굴 천지다.굴은 한 쌍의 두꺼운 껍데기를 가진 수생생물이다. 굴을 먹는다는 건 곧 껍데기라는 쓰레기를 배출하는 행위다. 그럼 그 많은 굴 껍데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어디로도 가지 않았다. 굴 알맹이만 우리 식탁에 올랐을 뿐, 껍데기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