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사이트 최고 가수, 빌리 아일리시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대중음악과 관련해 챙겨야 하는 음악 전문지가 몇 개 있다. 영국의 〈뉴 뮤지컬 익스프레스(NME)〉가 그중 하나다. NME의 글쓰기 지향은 통상 ‘곤조 저널리즘(Gonzo Journalism)’이라 불린다. 우리말로는 ‘선정적인 보도’ 정도로 풀이되는데 많이 빗나간 해석이라고 본다. 그보다는 객관적 시각이 아닌, 대상에 대한 주관적 개입을 강조하는 글쓰기에 가깝다. 1인칭 시점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시사IN〉 독자라면 으레 꿰고 있을 지식을 굳이 강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뭐랄까, NME의 톤 앤드 매너는 거침없음을 ... 이보다 더 상상력이 뛰어난 그림책이 있을까?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유치원에 다니는 김땅콩은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만약에 말이야, 엄마 몰래 유치원에 안 가면….’ 김땅콩 어린이가 유치원에 가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우선 선생님이 땅콩이를 찾을 겁니다. 찾다가, 찾다가 못 찾으면 엄마한테 전화를 할 겁니다. 엄마는 너무 놀라서 벌러덩 뒤로 넘어질 겁니다. 그러다 아빠한테 전화를 할 거예요. 아빠 역시 너무 놀라서 벌러덩 뒤로 넘어질 겁니다. 김땅콩 어린이의 상상은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현실로 돌아온 김땅콩은 과연 유치원에 갈까요? 아니면 엄마 몰래 유치원에 가지 않을까요? 〈우... 좌우익 모두와 손잡고 독립운동 이끈 홍진 김형민(SBS Biz PD) 중국 상하이의 임시정부 말고도 3·1운동 이후 곳곳에서 ‘임시정부’ 깃발이 솟았던 것을 알고 있니?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 러시아령 연해주의 조선인들이었어. 이동휘·문창범·김철휘 등을 중심으로 한 조선인들은 대한국민의회를 만들어 행정부를 조각한 뒤 발표했지. 이게 1919년 3월17일의 일이었어.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4월11일 상하이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깃발이 올랐고, 4월23일에는 식민지 조선 땅 한복판, 경복궁에서 멀지 않은 중국음식점 봉춘관에서 13도 대표 25인이 국민대회를 열어 ‘한성 임시정부 약법’을 제... 수강신청 대란은 왜 일어나는가? 홍덕구 (인문학협동조합 조합원) 매 학기 개강 직전이면 대학가는 ‘수강신청 대란’에 휩쓸린다. 강좌마다 인원수가 고정되어 있기에, 원하는 강의를 듣기 위해 수강신청 프로그램 서버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클릭 대기’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어떤 학생들은 조금이라도 빠른 접속을 위해 고성능 PC와 초고속 인터넷 회선을 갖춘 PC방에서 수강신청을 한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이 수강신청 대란은 이미 연례행사가 되어버렸다.교육은 서비스이고, 대학은 기업이며, 학생은 소비자라는데 수강신청 대란이라니 이 무슨 배급경제 시대의 풍경이란 말인가. 심지어 인기 강좌의 수강권을 사고파 운명을 거스르는 사쿠라의 매직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엠넷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을 통해 한국 대중을 처음 만난 사쿠라에게 주어진 역할은 확실해 보였다. ‘우리 편이 순순히 무너지도록 두지 않겠다’는 의지에 불타오르는 일본 아이돌 최종 보스. 각본은 완벽했다. 준비된 격전지는 라이벌의 땅이었고, 프로그램에 참가한 일본 참가자 전원은 이미 AKB48 시스템 아래 수년간 프로로 활동한 경력을 지니고 있었다. 모든 계급장을 내려놓고 실력만으로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특성상 그것만으로도 평가에 유리할 것 하나 없는 감투였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따로 있었다. 최근 ... 이 주의 신간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혼밥생활자의 책장 김다은 지음, 나무의철학 펴냄 “혼자 산다는 것은, 나 자신과 함께 사는 것이다.” 강산이 변할 만큼의 시간을 ‘혼밥생활자’로 살던 김다은 CBS 라디오 PD는 어느 날 문득 자문했다. ‘혼자, 잘, 살고 있나?’ 그렇게 되묻다 팟캐스트 〈혼밥생활자의 책장〉을 시작했다. 벌써 네 번째 봄을 맞았다. 마음을 달래준 책, 위로를 건넨 문장에 대해 이야기한 시간이 쌓였다. “고요하면서도 기대로 가득 차 세계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말 걸고 싶었던” 방송을 활자로 펴냈다. 흘러간 말을 글로 담아내는 일은 또 다른 작업... 혐오를 위한 혐오가 표현의 자유라고? 양정민 (자유기고가) “메갈×들 다 강간, 난 부처님과 갱뱅(gangbang·난교) (중략) 내 이름 언급하다간 니 가족들 다 칼빵.” 3월30일 래퍼 김효은과 브래디스트릿이 작업한 신곡 ‘머니 로드(Money road)’가 발표되자마자 SNS가 뜨겁게 달궈졌다. 이 노래는 19세 미만 청취 금지조차 되지 않은 채로 음원 사이트에 유통됐다. 비판이 거세지자 김효은과 브래디스트릿은 하루 만에 사과문을 올리고 가사를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그동안 힙합 음악에서 여성혐오는 일종의 장르적 특성으로 널리 용인되어 왔다. 랩 하나로 ‘정상까지 왔다’라는 성공 신화를 국민연금, 위기 앞에 변명은 필요 없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지난달 통계청이 장래 인구 ‘특별추계’를 발표했다. 5년마다 하는 작업이라 2021년이 다음 차례이지만 출산율이 예측보다 낮아지자 서둘러 전망을 내놓았다. 사람들이 예상했듯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결과였다.인구추계에서 핵심 지표 중 하나는 노인부양비이다. 이는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당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으로, 현재 18.8명에서 2065년에는 100.2명으로 대폭 높아진다. 1명의 근로인구가 1명의 노인을 부양하는 구조이다. 유엔이 발표한 인구 전망에서 당시 노인부양비가 100명에 이르는 나라는 없다. 두 번 동네책방 등 71곳과 매체를 나눕니다 시사IN 편집국 나눔IN은 방송인 김제동씨의 제안에 따라 〈시사IN〉이 2012년부터 진행해 온 매체나눔 캠페인입니다. 갈수록 깊어지는 세대간·계층간·지역간 골을 메우기 위해서는 매체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눌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습니다. 2019년에도 나눔IN 캠페인은 계속됐습니다. 지난 1월15일~2월28일 두 달 동안 진행된 캠페인에 총 99분이 참여해 17,149,600원(〈시사IN〉 매칭액 3,957,600원 포함)을 모아주셨습니다. 나눔IN 진행에 필요한 각종 경비를 제하고 나면 총 71곳에 〈시사IN〉을 선물할 수 있는 소중 무용 생태계의 ‘변종’이 나타나다 고재열 기자 한국의 무용 공연은 사흘이 마지노선이다. 보통 사흘 정도 제작할 수 있는 공연 지원금을 받기 때문이다. 간혹 내한 발레 공연이 이 한계를 뛰어넘기도 하지만 전통무용이나 현대무용 모두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흘을 넘지 못한다. 장기 무용 공연은 없다.3일 동안 하는 공연도 좌석을 채우기 힘들다. 그래서 서로 품앗이를 한다. 무용 공연 뒤에는 무용수들이 로비에서 길게 수인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왔다 갔다는 걸 서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승의 공연에 제자가 오고 그 제자의 제자들이 교복을 입고 따라온다. 일종의 예술 피라미드인 청소년 노리는 ‘대리 입금’ 김동인 기자 “1.5 댈입 구합니다. 급해요. 랜봉 드려요. 설참!” 낯선 숫자와 뜻을 알 수 없는 신조어.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제목이 달린 5초짜리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아무 움직임이 없는 검은 화면 아래 영상을 올린 이의 설명이 뒤따른다. “진짜 급해서 그래요. 수고비 0.5. 개톡 주세요. 랜봉도 드립니다. 카톡 아이디 XXXX.” 숫자는 만원 단위 화폐를, 설참은 ‘설명 참조’의 줄임말이다. 1.5는 1만5000원, 0.5는 5000원이다. 돈을 빌려주면 수고비를 더해 2만원에 갚겠다는 뜻이다. ‘랜봉’은 현물이 담긴 랜덤 봉투다 “나경원, 수렁에 빠졌다” 정희상 기자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부회장 김정륙씨(85)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김상덕 위원장의 외아들이다. 반민특위는 1949년 6월 친일파 경찰의 습격을 받고 사실상 해체됐다. 그는 아버지가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던 1935년 중국 난징에서 태어났다. 반민특위 활동이 한창이던 1949년 김정륙씨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 그는 그해 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이승만 대통령이 집으로 찾아와 아버지와 마주앉았다. 이 대통령은 ‘살살 다루고 다 풀어줘라. 노덕술을 포함해 경찰을 다 풀어줘라’ 하고 명령하듯 말했다. 이어 ‘몇 달 안 Hey, say, bye bye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재벌 창업자 가족, 경영에서 축출되나 이종태 기자 “조양호 회장은 오늘 주총 결과 사내이사 재선임이 부결되었습니다. 이는 사내이사직 상실이며 경영권 박탈은 아닙니다.” 지난 3월27일 오전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이 부결되었다. 당일 오후 대한항공 측이 기자들에게 발송한 입장문이다. ‘조양호 경영권 박탈’이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이사’ 직위는 크게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로 나뉜다. 사내이사는 해당 기업의 상근자로 경영 전반을 관리한다. 사내이사여야 대표이사로 발탁될 수 있다. 사외이사는 사내이사의 경영 행위를 감시하는 직위로 기업 외부... 연금사회주의 프레임과 한진그룹 김용기 (아주대 국제학부 교수)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된 것을 계기로 ‘연금사회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지난 3월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 직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배상근 전무 명의로 여섯 문장으로 구성된 입장문을 발표했다. 전경련은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게 된다는 연금사회주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는 만큼 보다 신중했어야 하는데 아쉽다. 주주들의 이익과 주주 가치를 감안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논란을 이유로 연임 반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우려스럽게 생각한다... 젊고 매력적인 사회주의자 출현하나? 문정우 기자 대학에서 12학기 동안 글쓰기를 가르쳤다. 열정 있는 학생들과 함께한 시간 내내 내 가슴은 첫사랑을 다시 만난 듯 설렜다. 35년 가까이 글을 써왔지만 정작 ‘가르치는 데’ 눈뜨기까지는 3년 넘게 걸렸다. 그전에는 의욕만 앞서 학생들에게 억지로 떠먹이려고 했을 뿐이다. 나 자신과 학생의 한계를 깨달아 가르치고 배우는 시간이 즐겁고 자연스러워지기까지 그렇게나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다. 유감스럽게도 행복한 경험만 한 것은 아니다. 갈수록 좋아져야 마땅하건만 가르치고 배우는 환경이 날로 척박해졌다. 초기에 전임과 강사들은 학급... ‘고양이 천국’ 터키, 그 참혹한 과거 위민복 (외교관) 터키 수도 이스탄불에 가면 어디에서나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 〈고양이 케디〉(2017)는 이스탄불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다. 영화 수익금 일부는 고양이 중성화에 투입됐다고 한다. 물론 이스탄불이 고양이의 도시가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예언자 무함마드가 고양이를 매우 좋아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양이는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에 여러 번 등장한다. 한번은 잠자고 있는 무함마드를 뱀이 물려고 했다. 이를 무함마드의 고양이인 무에자(Muezza)가 막아줬다. 무함마드는 무에자를 크게 치하하며 아끼게 된다. 어느 날은 ... 불법 조업 중국 어선 서해 평화수역 ‘점령’ 연평도·조남진 기자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설정(판문점 선언 제2조 2항)과 공동어로구역 조성은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4월1일로 예정되었던 한강하구 민간 선박 자유항행도 보류되었다.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경색 국면이 지속되면서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서해 평화수역에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늘고 있다. 4월2일 오후 대연평도 북쪽 해안 인근에 중국 어선 수십 척이 정박해 있다(사진). 민주당·정의당 ‘선거 공조’의 힘 창원/글 이상원 기자·사진 신선영 기자 “영국아 디비뿌라!” 4월3일 밤 11시20분께, 정의당 여영국 후보 캠프에서 한 지지자가 외쳤다. 개표율은 94.02%. 이때까지도 여 후보는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에게 441표 뒤져 있었다. 현장이 뒤집어진 것은 5분여 뒤였다. 99.98% 개표 결과 여영국 후보가 0.5%포인트 앞선다는 텔레비전 뉴스가 나오자마자 캠프 관계자 전원이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개표 뒤 첫 역전, 504표 차 신승이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오열을 필두로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이들이 속출했다. “정말 전쟁이었다” “아까는 지옥 같았다”라는 갈... 스페인 기자가 커버스토리를 쓴 사연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첫인상, 깔맞춤! 주황색 바지, 주황색 양말. 1955년생. 예순 살이 넘은 ‘패피’ 저널리스트. 호세 마리아 이루호 스페인 〈엘파이스〉 탐사보도팀장. 2017년 그를 현지 인터뷰하고 제603호 커버스토리 원고를 청탁한 김동인 기자입니다. 원고 청탁 바로 수락?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피습 사건을 직접 써줄 수 있는지, 아니면 다른 기자를 소개해줄 수 있는지 물었는데, 바로 수락. 이루호 팀장이 2014년 2월 김혁철 대사를 직접 인터뷰했고, 피습 현장에도 두 번이나 직접 갔다고. 첫 마감을 하고 원고를 다시 보내주었는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