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65~74세 인구의 7%, 75~84세의 30%, 85세 이상의 60%가 방문 진료를 이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방문 진료를 확대한 배경에는 명암이 있지만 고령화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른 지역사회 돌봄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방문 진료 제도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코로나19 유행은 지나가더라도 ‘노인 돌봄’이라는 고민은 남는다. 오미나미 패밀리 클리닉은 1985년에 의원 문을 열 때부터 방문 진료를 시행해왔다. 가나타니 쓰요시 원무과장과 가와하라 가요 간호부장에게 얘기를 들어봤다.
오미나미 패밀리 클리닉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상근 의사는 소장 1명이다. 간호사는 상근 4명, 파트타임 4명이고, 사무직원은 상근 2명, 파트타임 3명이다. 외래진료 오시는 어르신들을 (차로) 태워주는 직원이 한 명 있다. 우리 클리닉은 가정의(가정의학과 전문의)를 교육하는 진료소이기도 하다. 월·화·수요일에는 다치카와 상호병원에서 교육받고 있는 수련의들이 우리 클리닉에 와서 환자를 본다. 이때 수련의를 지도하는 지도의가 같이 온다. 즉 월·화·수요일에는 소장까지 의사 3명이 있는 셈이다. 오전에는 진찰실 3개를 열어 외래진료를 보고, 오후에는 번갈아 방문 진료를 나간다.
방문 진료 대상자는 누구인가? 나이 제한이 있나?
연로한 어르신들이 많지만 원칙상 나이 제한이 있지는 않다. 기본 전제는 통원 치료가 불가능한 사람이다. 만성질환자, 말기암 환자, 치매 환자가 많다. 우리 클리닉에 다니다가 거동이 어려워져 방문 진료로 전환하는 케이스가 있고, 큰 병원에서 입원했다가 퇴원하면서 방문 진료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노인이 아닌데 방문 진료를 받는 환자는 어떤 경우인가?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을 앓는 분도 있고, ‘히키코모리’라 집 밖에 안 나오는데 당뇨가 심한 분도 있었다. 장애인 분들도 있다. 우리 클리닉에서 방문 진료를 가는 환자 중에 열세 살 아이가 있다. 큰 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지만 일상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방문 진료를 한다. 인공호흡기 등을 달고 있어서 몸에 장착하는 장치들을 소독해준다.
오미나미 패밀리 클리닉이 방문 진료를 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나?
‘팀 의료’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방문 진료를 나갈 때는 의사, 간호사, 원무과 직원까지 셋이 한 조를 이룬다. 원무과 직원이 단순히 운전만 하거나 돈 계산만 하는 게 아니다. 환자의 생활환경, 가족관계, 경제적 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방문 진료를 가면 한 집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평균 10분 정도다. 환자의 정보를 압축해서 미리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방문 요양’을 나가는 헬퍼(요양보호사), 또 그 환자를 관리하는 케어매니저(사회복지사)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한다. 예를 들어 방문 진료를 다녀온 의사가 ‘이분은 요양보험에서 이런 서비스가 추가되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전달할 때도 있다.
방문 진료를 받을 때 환자가 부담하는 진료비는 얼마인가?
전체 비용의 10%를 환자가 부담한다. 월 2회 기본 8000엔(약 8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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